[제9회 영남일보 전국하프마라톤] 푸른 눈의 외국인도, 장삼 입은 스님도 “대구서 잊지 못할 추억”

  • 사회부,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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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9 07:13  |  수정 2016-05-09 09:04  |  발행일 2016-05-09 제2면
21㎞ 완주 스님에 뜨거운 박수
“와∼이봉주다” 사인회 장사진
“도전과 추억” 학생참가자 늘어
소선여중 9년째 자원봉사 눈길
20160509
8일 제9회 영남일보 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학생들이 출전선수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영남일보 전국하프마라톤대회가 8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대구에 올 들어 세 번째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지만 다행히 이날은 쾌청한 하늘이 펼쳐졌다. 마라토너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최상의 기량을 뽐냈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온 남녀노소 모두 이번 대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스테판씨(30·수성구 범어동)는 친구 5명과 함께 이날 대회에 참가했다. 10㎞ 코스를 신청한 그는 대회 시작 일주일 전부터 코스 현장을 답사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 그는 “평소 뛰는 것을 좋아해 밴쿠버에 살 때도 해안 조깅을 자주 즐겼다”면서 “사방이 산인 대구에선 신천을 남북으로 달리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판씨와 함께 출전한 제이슨씨(27·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영남일보 마라톤대회는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면서 “대구에서 영어강사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가더라도 이번 대회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프’ 코스 출발신호가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응원석에서 “와~”하는 함성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이 함성을 받은 주인공은 장삼을 날리며 바람처럼 달려나간 경남 창원시에 있는 대한조계종 성불사 승지 스님. 그는 영남지역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에서 풀 코스를 완주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승지 스님은 “동화사에 볼 일이 있어 왔다가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마라톤대회 단골 가수인 박선희 대구시 육상연합회 부회장이 운영하는 부스가 눈길을 붙잡았다. 박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2집 음반 발매를 기념해 대구스타디움에서 열창했다. 2집 대표곡인 ‘마라톤인생’을 비롯해 ‘당겨봐’ ‘나홀로 웃었다’ 등 15곡을 잇따라 부르면서 마라토너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이날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사인회를 가졌다. 사인회 부스 앞엔 이봉주를 만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마라톤 시즌을 맞아 전국 각지 마라톤대회를 찾고 있는 이봉주는 “국제육상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대구의 마라톤 인프라가 훌륭하다”며 “이번 영남일보 마라톤대회를 계기로 지역에 마라톤 붐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남일보 마라톤대회엔 학생 출전자들도 적지 않다. 일부 학교에선 마라톤 인기가 식을 줄 모르면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인기를 얻고 있다. 재학생 50여명을 출전시킨 심인고(교장 최은식)는 김종두 수석교사의 지도에 따라 이날 대회 10㎞ 코스를 무사히 완주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목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라톤 참여를 독려했다. 그 결과 2013년 학내 마라톤 동아리가 창설됐다. 또 하프 코스 2차례, 10㎞ 코스 2차례를 완주한 학생들에게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는 의미에서 학교장 인증서를 수여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회에도 출전한 경산여상(교장 이상원)에서는 작년(45명)보다 3배 가까이 많은 120명의 학생이 5㎞ 코스에 출전해 ‘마라톤 학교’임을 과시했다. 이 밖에도 소선여중(교장 김은섭)은 영남일보 마라톤대회 1회부터 올해까지 9년간 자원봉사를 실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학교 1학년 재학생 이아란양은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만큼 주말이라도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전국마라톤협회는 ‘어려운 이웃돕기 다트 게임’ 부스를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다트 2개를 연속으로 과녁에 던져 정중앙을 맞추면 ‘미즈노’ 선글라스를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체험비 1천원을 내고 주위에 어려운 이웃도 돕고, 재미있는 게임도 즐길 수 있어 1석 2조다. 우리들병원에서도 행사장 내 부스에서 테이핑 봉사활동을 펼쳤다. 병원 임직원은 이날 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시민에게 손 부상과 종아리 및 허벅지 통증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접착성이 강한 테이프를 감아주고 에어파스를 뿌려줬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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