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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칼럼] 言官(언관)의 기개가 그립다!
몇 년 전 인터넷신문에 '낮술 언관의 자격'이란 칼럼을 실은 적이 있다. 아시다시피 언관(言官)은 조선조 언론기관인 사간원·사헌부·홍문관 등 3사(司)의 관원을 칭한다. 이들 언관은 지존인 임금에게 할 말을 하는 게 의무였다. 권력에 대한 간쟁과 논박이 일과였다. 직언이 도구였다. 그게 여론의 반영이자 공론이었다. 언론의 역할이었다. '벼락이 떨어져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서슴지 않는다'고 대사헌 서거정(徐居正)은 언론 후학들이 즐겨 인용하는 유명한 문장으로 그들의 기개를 표현했다.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 줄 아는 언관에게는 유독 낮술이 허용됐다. 언관은 지부극간(持斧極諫), 도끼를 지고 들어가 간쟁하다가 임금의 노여움을 사면 그 도끼로 죽임을 당하겠다는 자세였다. 순지거부(順志拒否), 임금의 뜻이더라도 옳지 않으면 거부했다. 삼간불청즉거(三諫不聽則去), 세 번 간해도 듣지 않으면 그 직에서 바로 물러났다. 낮술을 마실 자격(?)을 부여받은 것도 이 정도의 각오가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언관은 항상 임금의 언행을 감시했다. 타협은 있을 수 없었다. 임금 맘에 들도록 왜곡 조작하는 거짓언론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임금도 언관에게 함부로 요구할 수 없었다. 조선조 후기 대간제도가 붕괴되기 전까지는 그러했다.현재 상황을 대입하면 우리나라가 도대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나라인지 의아스럽다. 현 대통령의 움직임, 언행을 누가 하나하나 살피고 있는지, 간쟁하고 논박하고 있는지, 영부인의 처신에 대해 누가 점검하고 비판하고 있는지. 언론의 바른 언론창달을 지원하고 있는지, 탄압하고 있는지. 방송통신위원회는? 왜 MBC는? KBS는? YTN은? 5년 단임제인 현 헌법하에서 대통령은 모두 처음 하는 초보이다. 특히 정계입문 몇 달 만에 당선된 현 대통령은 초보 중의 초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준비안 된 초보답게 '배우며 생각하고(學而思), 생각하며 배우는(思而學)'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날로 정진하며, 더욱 조심해서 국정을 운영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그를 뽑은 국민은 여론은 지난 2년간 보수성향·진보성향 여러 신문과 방송이 쏟아내는 뉴스와 해설을 하나하나 지켜봐 왔다. 종합적인 평가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결과이다. 물론 모든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 1인에게 있다.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길게 언급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그런 '무지 무능 불통 오만'이라 정리되는 대통령을 누군가는 직언하며 올바른 길로 이끄는, 언관 같은 사람들이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게 초점이다. 조선조 언관의 역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언관이 근무하던 곳과 같은 기관이 현재에도 감찰기관 등으로 존재할 게 아닌가. 어느 자리가 과거 사간원 등 언관의 후예가 종사하던 자리라면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살폈어야 할 게 아닌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직언을 하고, 직언이 안 먹히면 즉시 물러나는 용기 있는 사람은 눈을 닦고 봐도 없단 말인가. 대통령실은 무엇 하는 기관인가. 오리엔테이션은 하지 않는가. 매뉴얼은 있는가. 관록의 국무총리는 보릿자루인가. 직언할 분위기가 아니라고 말을 하는가. 조선조 언관들은 직언할 분위기가 돼서 '삼간'을 했는가. 직언은 고사하고 '두둔' 모드로 작동하고 있으니…. 간쟁시스템이 없거나 가동되지 않는 것 같으니…. 과거 언관의 모습이 떠오른다. 역사 속의 '지부극간' 언관의 기개가 그립다! 언론학 박사유영철 (언론학 박사)
[강준만의 易地思之] 현직 의원 물갈이는 혁신인가?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제안이 여러 차례 있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지지율이 매우 높게 나오는 제안이다. 한국은 국회의원 신뢰도가 바닥을 친 지 오래인 나라인지라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그건 정치혐오에 편승하면서 사실상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반정치(anti-politics)'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반정치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인해 축소지향적인 정치를 선호하거나 정치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으로 간주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건 찬반이 공존하는 쟁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똑같은 반정치 현상임에도 찬성만 있을 뿐 반대가 거의 없는 이슈가 있다. 그건 바로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다. 왜 그럴까? 국회의원 축소는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지망생 전체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나서서 결사반대하는 반면, 물갈이는 수가 훨씬 많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의 목소리가 높은 게 아닐까?그 이유가 무엇이건 정치권은 총선 때마다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개혁이나 혁신의 증거로 간주했으며, 언론과 지식인들도 그걸 높게 평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걸 비판한 사람이 교체율이 높은 건 칭찬하는 코미디 같은 일도 일어난다.지난 4·10 총선에서 민주당은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혁신의 증거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민주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임혁백은 경향신문 인터뷰(3월27일자)에서 "현역 의원 교체율이 혁신 공천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40% 이상 교체됐다면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42.5%를 새 얼굴로 바꿨습니다"라고 자랑했다. 석학 도올 김용옥은 3월20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도올tv'를 통해 민주당 공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큰 의미를 부여했다."이번에 민주당 공천 사례를 봐도 중요한 것은 기존에 국회의원이던 사람이 60명 이상이 떨어졌다. 그것도 무슨 누가 강제로 한 것이 아니라 민중이 벌써 심판을 한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민중이 성난 황소 같다. 성난 황소가 투우장에서 들이박으려고 덤벼드는 모습 같다. 그러니까 이미 (민중에 의한) 심판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심판으로 인해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이상한 일이다. 진영을 초월해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는데도, 그게 '혁신'이고 '혁명'이라니 이게 웬 말인가? 민주당 당선자 175명(비례연합 포함) 중 범친명계 당선자는 127명(72.6%)으로 집계됐다.(시사저널 분류) 명실상부한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된 것이다. 늘 민주당의 변방에 머물던 아웃사이더가 10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놀라운 '인간 승리'의 미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무슨 위인전 영화를 찍는 건 아니잖은가. 그 과정과 방법이 얼마나 정당했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게 아닌가? 우선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혁신으로 보는 시각의 타당성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그 시각은 공적 차원의 경험·경륜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의원직을 개인적인 영달로만 보면서 "그만하면 많이 해 먹었잖아"라는 식의 정치 불신·혐오에 근거한 것이다. 굳이 좋게 보자면, 신인을 많이 발굴해 돌아가면서 나눠 먹자는 '밥그릇의 분배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런 의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건 사실상의 공천권을 가진 정당 지도자의 욕심이다. 물갈이를 통해 자신의 계파가 아닌 다선을 줄이고 자신의 계파에 소속될 초선을 늘림으로써 계파적 통제를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한국 정당들은 4년마다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곤 했지만, 그건 세대교체와는 전혀 무관한 물갈이였다. 아무리 물갈이를 많이 시도했어도 20~30대 의원의 비율은 늘 매우 낮았으며, 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늘 50대 후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유형에 속했다는 게 그걸 잘 말해준다. 이번 총선 당선자들의 평균연령도 56.3세고, 30대 당선자는 14명, 20대 당선자는 없다.초선 의원은 선(善)이고 다선 의원은 악(惡)이라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라면, 물갈이의 핵심 문제도 직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이 10년 전에 한 말을 다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과거사위원회에 들어가서 국회 출석을 해보면, 초선 의원과 다선 의원이 애와 어른 수준이었어요. 3선 의원 정도만 되면 그냥 예산 흐름을 훤히 봐요. 관료들이 와서 한마디만 해도 금방 지적을 하죠. 그래서 다선 의원이 필요한 겁니다. 개혁 공천이라고 초선 의원들로 갈아치우는 게 마냥 좋은 게 아니죠."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일수록 다선 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래야 지역의 정당한 몫을 챙길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꼭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닐망정 현 '서울공화국' 체제가 만든 현실이다. 광주시 지역 당선자 8명 중 7명이 새 인물인데, 이는 광주가 그만큼 혁신에 앞장섰다는 걸 의미하는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담당한 고검장 출신 거물급 변호사 2인이 광주에 출마해 당선됐다는 것만 지적해 두기로 하자.기존 의원들이 기득권 덕분에 의원직을 계속 차지하게 돼 있는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지만, 그건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방식이어야 한다. 사실상 공천 탈락을 의미하는 하위 10~20% 평가를 받은 의원들에게 비밀이라며 평가 근거 자료 열람마저 거부하는 게 말이 되나? 만약 그게 당내 권력자가 자신의 계파 강화를 위해 작위적인 알고리즘으로 자기 계파에 유리한 물갈이를 시도한 것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런 식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조직을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세워 순응하는 것도 문제다. 그건 '공천 조작'을 정당화해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조직을 타락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순응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언론과 시민단체들도 선거만 끝나면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손을 털어버리는 상황에서 사실 답이 없다. 우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직 결과만 중요하다. 그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승리하라."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3040칼럼] 세계 책의 날
오늘은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자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축제일 '세인트 조지의 날'이 4월23일인 데서 유래했다. 이 기념일은 독서, 저술, 출판 활동을 장려하고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등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고무시키는 데 그 취지를 두고 있다.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필자에게 책은 안식처이자 멘토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스승이 피, 땀, 눈물 이 세 가지 액체라고 하는데 먼저 인생을 살아간 작가가 삶 앞에서 엎어지고 자빠지며 쏟은 피, 땀, 눈물로 체득한 지혜를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으니 독서가 멘토링이 되는 셈이다. 작가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고민하던 문제와 유사한 경험이나 작가의 통찰을 발견하면 반갑다. 우리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는 법조인이 기고한 칼럼 모음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일반인으로서는 접하기 드문 법정 내면의 사무치는 사연들과 복잡미묘한 인간적인 감정선을 솔직담백한 필치로 써 내려간 고백을 읽으며 가슴이 아리기도 하고 작가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를 받기도 했다.교육 수도, 문화 도시 대구에는 청년과 어린이들의 독서와 글짓기 활동을 장려하고 소통하는 단체 또한 적지 않다.세계 책의 날인 오늘, 책을 매개로 '인생 선배'와 '청년 후배'가 인연을 맺고 소통하는 비영리단체 책연(冊緣)의 행사가 대구시청년센터 '활동그래'에서 진행된다. 책으로 마음을 잇는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책 한 권씩을 건네며 멘토와 멘티의 인연을 맺는다. 가슴 벅차게 와닿았던 구절에 밑줄을 치고 꼭꼭 접은 종이 모퉁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자신의 책을 멘토 선배가 멘티 청년에게 건네며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기를 응원한다. 청년들 역시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 보이며 진로, 연애, 결혼 등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등 진실한 마음들이 오고 간다.오는 목요일(25일)은 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이 동시에 타계한 날로 새마을 문고가 선포한 '대구 책의 날'이다. 독립운동가이며 시인인 이상화와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현진건을 기리기 위해 새마을 문고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어머니의 웃음' 등 작품 낭송, 현진건의 'B 사감과 러브레터' 낭독회를 곽병원 문화 강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화 생가터의 복합문화공간에서도 같은 날 '이상화, 현진건 선생의 81주기 추념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상화가 보고 자랐을 수령 200살의 라일락 나무가 있는 카페인 이곳은 평소 북콘서트, 연주회, 미술 강습 등 문화 활동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 문인들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책과 예술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삼삼오오 모여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있다는 건 대구가 가진 독특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준비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들을 시민들이 함께 즐겼으면 한다. 서두에 언급한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명작 '돈키호테' 중 돈키호테와 산초의 대화를 소개하며 기쁘고 슬프고 때로는 힘겨운 삶의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견디지 못할 슬픔을 견디고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
[시시각각(時時刻刻)] New Generation! 잘파(Zalpha)를 주목하자!
혹시 여러분은 잘파세대(Generation Z+Alpha)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불과 이태 전에 MZ세대가 등장하여 사회문화, 소비, 기업의 조직문화, 대인관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사회적 이슈가 봇물처럼 흘러넘친 적이 있었는데, MZ세대에 대해 조금 익숙해지려니 "이젠 잘파세대가 대세"라고… 또 다른 유형의 신인류 등장을 알리는 얘기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9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아우르는 세대를 의미한다. MZ세대와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잘파세대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잘파세대는 약 1천356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6.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025년에는 전 세계 잘파세대 인구가 22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하니 4~5년 후 인구학적 측면의 핵심 소비주체로서 이들이 주목받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경험 중심의 소비를 중요시하며, 저출산 시대에 태어나 가족 구성원 모두의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재테크와 금융투자에 관심이 매우 높은 이들이 불러올 소비지형의 격변 때문이라는 의견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잘파세대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에 나고 자란 '디지털 온리(Only)' 세대로서 어려서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소통하며, 각 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확고하기 때문에 기존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소비성향을 지니고 있다.디지털 원주민답게 이들은 온라인 및 소셜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쇼핑을 선호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과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아울러 잘파세대는 마케팅 업계의 핫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쇼트폼 콘텐츠 시장의 공급자이자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와 같은 1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국내 쇼트폼 콘텐츠 시장규모는 2035년 약 2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성이 크다고 한다. 100만 팔로어를 보유한 쇼트폼 크리에이터는 디토 소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가 되었으며, 팔로어들을 통해 온라인 경제뿐만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잘파세대의 이러한 영향력에 주목하여 각 산업 분야에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들을 '자이낸스(Zinance) 세대'라 지칭하며,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서비스, 앱을 이용한 편리한 서비스, 콘텐츠 투자 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DGB대구은행도 청소년 전용 비대면 금융서비스 'iM-i(가칭)'와 같은 잘파세대 타깃용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고, 상품 라인업을 더욱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다.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잘파세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자.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울지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이들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함을 잊지 말자.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단상지대] 지역을 죽이는 기성세대의 정치적 선택
경북대 경상대학의 50대 A 교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노라면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고, 도서관에 가면 가슴이 갑갑하다"고 했다. 4년 동안 공부하는 학생들이 졸업하면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나고, 그들이 고생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A 교수가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대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서울에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형편이 안되므로 경기도 어느 외곽 도시에 전세를 얻어서 왕복 4시간의 출퇴근 고통에 시달릴 것도 또 다른 이유였다. 필자도 그의 이야기에 동의했다.필자 주변의 50대 아버지 B씨는 서울 소재 명문대 생명공학과에 진학한 딸에게 매월 100만원가량을 송금한다. 요즘엔 하숙집이든 기숙사든 주말에 식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식비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경북대 인근 식당 가격이 7천~8천원인데 서울은 그 이상을 넘어섰다. 과외를 하고 싶지만, 과외는 의대생에게 몰리면서 '하늘에 별 따기'. 그래서 B씨는 딸이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아버지로서 미안해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또 다른 50대 아버지 C씨는 아들이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했는데, 반지하 방값 월 55만원에 생활비, 책값 등을 합쳐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아들에게 보낸다. 등록금까지 감안하면 매월 200만원 선이다. 등록금은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로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부담되기는 C씨도 마찬가지다.부모들은 너도나도 자녀들을 서울로 보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녀들은 서울 소재 대학으로, 대구경북에서 대학을 졸업한 자녀들은 서울 소재 기업으로 떠난다. 서울 수도권에 사람들이 몰림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지방은 서울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고, 높은 전세가를 유지시켜 주는 호구가 되었다. 대신 사람이 살기 싫어하는, 미래를 잃어버린 지역으로 변했다.수도권 집중, 지역소멸 구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런 구조를 심화시키고 고착화하고 있는 게 현재의 정당체제이다. 지역을 죽이고 다음 세대를 죽이고 있는 셈이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낮고 청년유출이 심한 도시임에도 정치적 선택은 바뀌지 않는다.지난 4·10 총선을 보면, 기존 정당의 태도와 기성 어른들의 정치적 선호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총선용 10대 정책 목록 가운데 지역과 관련한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지역 만들기'를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①지역의료 격차 해소 ②지역경제 활력 기반 구축 ③함께 누리는 문화생활 기반 마련 등 3개의 목표가 제시돼 있다. 지역경제와 관련한 구체적 정책은 '지역 기회발전 특구로 이전하는 중소기업 상속세 면제' '세컨드 홈 활성화 대책을 비수도권 모든 비도심 지역으로 단계적 확대'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 대폭 확대' 등 세 가지뿐이다. 미시적이고 지엽적이다. 지역산업의 지향점도 보이지 않는다. 지역 문제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거나 지역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국민의힘이 대구 경제에 대한 정책을 보면, 정책의 현실성이나 실현 가능성을 떠나 제대로 고민이라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기성 어른들은 국민의힘에 무한 신뢰에 가까운 투표 성향을 보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그의 공약은 무엇인지를 알고나 투표했을까. 그것도 30년 이상 일방적인 사랑을 쏟았다. 이런 정치적 선택이 오히려 대구 경제를 죽이고 청년 유출을 심화시키는 단초가 되지 않았을까.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출산양육 萬人포럼 대표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출산양육 萬人포럼 대표
[단체장의 생각:長考] 달성 살면 달성 사람, 너도 나도 함께 빛날 도시
'달성 살면 달성 사람' '누구에게나 호혜로운 도시'.달성군이 대구시 첫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시작하며 내세웠던 슬로건 일부다. 우리 지역 풍경을 이보다 더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농업 중심인 지역 한쪽에 자리 잡은 제조업 및 첨단산업 시설부터 새로 정착한 신혼부부와 다문화가족들까지, 달성군은 도시·농촌, 신·구가 다채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과거 '대구 외곽 지역'으로만 치부되던 달성군에 주민들이 꾸준히 느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 산업단지 내 일자리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인구 유입에 유리한 환경을 더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이 단체장의 역할일 것이다. 민선 8기를 시작하며 달성군에 최적화한 공약을 세우고 실현하는 데 집중했다. 우선 삶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복지 수요에 응답했다. 가족 단위 주민은 당연히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찾는다. 40대 초반의 군수로서 또래 부모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 결과가 맞춤형 교육·보육 서비스다. 출산축하금 지원, 전국 첫 어린이집 영어 교사 전담배치 사업, 초등생을 위한 해외 현지 영어 캠프 등에 학부모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입시 등 고등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 결과가 기존 달성장학재단에 진로 진학 업무 등을 더한 달성교육재단 출범이다. '백년지대계'에 힘을 쏟은 덕분일까. 달성군은 지난해 기준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오랜 시간 우리 지역을 든든히 지킨 어르신들의 안위를 챙기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병원에 가기 어려운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이동 건강 버스 '달성건강빵빵이'는 자연부락 등을 돌며 주민들의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을 두루 살핀다. 지난해 말 사업을 시작해 벌써 70곳 이상을 순회했다. 달성군 특화 노인 일자리 사업, 북부노인복지관 증축,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위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 프로그램 등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호국공적비 건립 등 보훈 가족 지원, 장애인 이동 나드리콜 확대 운영, 결혼이주여성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등 소외되는 계층이 없는 복지 도시의 초석을 쌓아가고 있다. 미래먹거리를 위한 근본적인 고민도 멈출 수 없다. 새로운 산업 동력과 일자리는 우리 지역에 뿌리내릴 청년층에게도 꼭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달성군은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산업 동력이 탄탄한 지역이다. 이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지난해 대구 국가 스마트기술산업단지 유치가 확정됐다. 이어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등 호재가 이어졌다. 하빈면 대평리로 이전하는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역시 이달 농림축산식품부의 시설 현대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한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에 따른 세제 감면 등 분야별 기업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발전특구 지정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기대된다. 힘차게 발을 내디딘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남은 달성군의 과제다. 앞으로도 달성군이 모두에게 편안한 도시이길 바란다. 언제 왔든, 얼마나 머물렀든 이곳에 사는 모두는 달성 사람이다. 모든 군민이 함께 반짝일 미래를 위한 달성군의 노력은 이제 시작이다.최재훈 달성군수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일본의 새 지폐
일본에는 오는 7월3일 새 지폐가 나온다. 1천엔권, 5천엔권, 1만엔권 등 세 종류다. 이 지폐에는 꼼꼼하고 철저한 일본인의 장인정신과 국민성이 깃들어 있다. 이들 지폐는 일본국립인쇄국에서 제조하는데 그곳에선 특별한 용지 '미츠마타시'라는 일본 전통지를 쓴다. 일본은 다른 나라처럼 질긴 면이나 폴리머를 쓰지 않는다. 이 종이는 삼지닥나무와 몇 가지 펄프를 섞어 만든 것으로 매끈하고 빛이 나며, 약간 가무스름하고 노르스름한 자연 그대로의 색깔을 띤다. 감촉이 좋아 일본인들은 이것으로 만든 지폐를 좋아한다. 위폐는 감촉부터 달라 대번에 알 수 있다. 문제는 용지생산에 든 공과 돈에 비해 지폐의 수명이 짧은 것이다. 1만엔권은 4~5년, 5천엔권·1천엔권은 1~2년밖에 못 쓴다. 우리나라에선 현찰로 거래하는 비율이 6%인데 반해 일본은 60%나 된다.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 지폐를 찍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평균 30억 매의 지폐를 찍어내야 하는데 한 매의 두께가 0.1㎜가 되니 일 년 생산치를 쌓으면 높이가 300㎞나 된다. 올해는 이보다도 더 찍어야 한다. 그런데 일본에선 거둬들이는 삼지닥나무 닥은 한계가 있다. 지폐용지 조달회사는 그 닥나무의 원산지가 히말라야인 것을 알고 장차 에베레스트 산록에서 이 닥나무를 재배하려고 했다. 그런데 네팔에 가 보니 그것과 거의 같은 닥나무가 히말라야 산록에 자생하고 있었다. 페르시아만 국가로 돈 벌러 가려던 많은 네팔인들이 지금은 고향에서 닥 일을 하고 있다. 닥을 쪄서 벗겨내고 두들기고 당기고 건조시키는 일이 그들의 생업이 되었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성현 생각] 누구에게나 그네 같은 인생
자신의 고향을 벗어나 타지에 잠시 머무르다 떠나는 사람들을 나그네라고 부른다. 그래서 영원할 것 같지만 그리 길지 않은 우리의 삶을 빗대어 나그네 인생이라 부른다. 내일을 알 수 없는 나그네 인생은 순간들을 지나 그네처럼 되돌아온다. 슬픔의 순간도, 고통의 순간도 그 또한 지나 되돌아온다. 누구에게나 그네 같은 인생이다. 도성현〈blog.naver.com/superdos〉
[아침을 열며] 골프와 정치는 닮았다
골프와 정치는 중독성이 있다. 끊기가 어렵다. 운동신경이 없어서인지 투자한 노력에 비해 골프 점수가 신통찮다.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몇 번이고 끊으려 했지만, 골프의 강한 중독성은 지난 라운딩 후 굳게 했던 다짐을 새까맣게 잊고서 다시 골프장으로 향하게 만든다. 정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4년마다 겪는 실패의 좌절마저 잊게 만드는 강한 중독성 때문인지 때가 되면 후보자들이 문자와 SNS로 존재감을 드러낸다.지난 주말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던 분들과 라운딩을 하였다. 마음이 통하는 분들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장시간 함께 걷고 이야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골프의 중독성을 강화시키는 요소이다. 총선 직후인지라 한참이나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라운딩이 끝날 때쯤 머릿속에 골프와 정치가 비교되기에 정리해 보았다.첫째, 거만하거나 방만하면 실패한다. 골프 점수가 좋으려면 공을 멀리 정확하게 보내야 한다. 둘 다 만족스러워야지 거리와 방향 중 하나만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약간 썰렁한 농담이지만, 골프에서 거리만 만족스러운 것을 '거만하다', 방향만 만족스러운 것은 '방만하다'라고 줄여서 말한다. 둘 다 갖추지 못한 아쉬움의 표현이다.정치 역시 이념과 실리가 모두 좋아야 한다. 이념 내지 명분이 방향이라면, 실리는 거리이다. 양자가 조화를 이루면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또한 사전적 의미 그대로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거만하면 안 된다. 누구 말처럼 골프와 정치는 고개 들면 망한다. 선거 운동 기간만큼 겸손하면 실수가 없다.또한 실적에 매몰되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할 입법이나 정책을 방만하게 양산해서는 안 된다. 법안을 몇 개 발의했는지가 아니라 어떠한 법안을 발의했는지가 중요하다. 언론을 의식한 선정적인 법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시절은 지났다. SNS와 시민사회단체의 발달로 의정활동의 모든 것이 생생히 기록되고 다음 선거 때 심판된다.둘째,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라운딩을 하다 보면 수없이 많은 난관을 만나게 된다. 벙커나 러프에 공이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거센 비바람에 중단할지를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 참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하늘이 찾아오기도 한다.법안을 만들거나 정치를 함에 있어 어떠한 압박이 있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소신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당명이라는 변명으로 본인의 신념을 포기하면 안 된다. 법안에 반대하는 상대 당은 물론이고 각종 단체나 기관을 설득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셋째,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라운딩 중에 점수를 보지 말라고 한다. 평소보다 잘 치면 더 잘해 보려고 힘이 들어가게 된다. 그럼 무너지게 된다. "골프 점수는 지각은 있어도 결석은 없다"라거나 "자신의 핸디는 18번 홀 카트 도로를 뚫고 나온다"는 골프의 격언은 틀린 적이 없다. 혹여 하루 잘 치더라도 다음 날도 잘 친다는 보장이 없다.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고, 선수가 조금 쌓였다고 결코 주권자인 전체 국민보다 현명해질 수 없다. 자신이 잘하는 영역에서 국민의 뜻을 헤아려 봉사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 지름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라운딩하면 행복한 것처럼 국민은 좋은 정치를 보면 행복하다. 그런 정치를 22대 국회에서 보는 것이 필자가 올해 골프 점수 90대를 깨는 것만큼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경제와 세상] 22대 총선, 보수의 참패는 예정된 수순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상 최악으로 참패한 원인으로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권위주의적 오만과 불통, 전체 유권자의 37.5%를 차지하는 40~50대의 콘크리트 민주당 지지,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등을 든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나아가 소위 보수의 안이한 태도가 핵심이다. 이번 총선에서 막말꾼·범죄자·부동산 투기세력 등 뉴노멀(?)한 야당 후보들조차도 대부분 국회로 입성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경기 수원정에 출마했던 소위 '역사학자' 김준혁 후보는 성 관련 온갖 막말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었다. 국민의힘, 즉 보수 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야당과 좌파단체들의 총공격은 물론이고 보수층에서도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난교' 발언이 문제가 된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떠밀려 선거전 사과문을 냈지만, 끝까지 버티다 결국에는 국회 입성에 성공하였다. 이 사태의 대응방식을 보면 여당과 야당 간의 태도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좌파인 야당은 자기편이라면 무슨 짓을 해도 감싸주는 조직이다 보니 야당후보는 선거에 지면 조직도 죽고 자신도 죽는 '운명 공동체'인 반면에 우파인 여당은 자기편의 잘못된 불똥이 혹시라도 자신에게 튈까 봐 서둘러 거리를 두는 집단이다 보니 여당후보는 선거에 지면 조직은 죽어도 자기는 죽지 않으려는 '친목 계모임'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용맹하고 충성스러운 '스위스 군대'처럼 잘 조직화되어 일사불란하게 행동 중심, 적극적 참여, 피부에 와닿는 생활담론중심으로 변칙도 마다하지 않으며 조직이 잘못되면 자신도 크게 손해 보는 진영의존의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태도다. 반면, 여당은 기강이 해이하고 나약한 '당나라 군대'처럼 조직이 아닌 오합지졸의 단순 집합으로 말만 앞세우고 소극적 참여, 제 3자적 입장에서 거대담론중심으로 원칙만 고수하며, 조직이 잘못되어도 개인적 손해는 별로 없는 개인의존의 '선사후당(先私後黨)'의 태도다. 작은 잘못만 있어도 보호는커녕 즉시 배제해버리는 보수여당에서 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는가? 오히려 자신들의 보신과 경력 관리에 열중하고 조직이 잘못되면 별 손해 없이 본업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식이 대세이다. 반면 온갖 허물이 있어도 자기편은 감싸주는 야당에서 구성원들은 모든 것을 바쳐 충성하다 보니 결속력과 전투력에서 뛰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학계, 시민단체, 여론 선도인플루언서, 좌편향 언론 및 '개념' 연예인 등등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니 보수의 참패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내각과 대통령실도 여당과 도긴개긴이다. 총리와 장·차관 그리고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비서관들이 왜 존재하는가?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대통령의 업무부담을 덜어주고 일정 부분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권의 명운을 건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사이에 총리와 비서실장 등이 보이지 않아 존재 이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든다. 총선 참패 후 총리와 비서실장, 수석급 핵심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했다니 늦어도 너무 늦었고 이게 보수의 민낯이다. 이제라도 보수여당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먼저 보수는 구성원을 보호해주고 구성원은 자신을 넘어 조직과 국가를 생각하며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통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보수의 기본철학인 법치주의와 자유중시의 이념을 확고히 정립하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결집하여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념을 공유하는 데 공을 들여 양적인 축적을 하다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잡히는 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더 나은 세상]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농업기술 적용 시급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는 계절은 항상 희망과 밝은 미래를 상징해왔다. 그만큼 봄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날씨를 제공하고, 또 식물들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봄이라는 계절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겨울철은 북극의 바람을 차단해주는 제트 기류가 약화하여 매서운 북극 바람이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와 예년보다 더 춥고 또 여름은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으로 더 덥고, 더 빨리 찾아와 봄이라는 계절이 짧게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이렇게 되면서 자연계에서는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식물들은 봄철에 꽃을 피우는 시기가 제각각이었다. 꽃의 개화는 대기 온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봄이 길면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지만 봄이 짧다 보니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금방 여름이 찾아오게 되었다. 3~4개월의 봄철 동안에 각 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기가 각기 달라서 봄 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었으나, 짧아진 봄 탓에 식물들의 개화 시기가 압축되어 마치 식물의 종류에 따라 각각 시기가 다른 개화기가 없어지고 여러 가지 꽃들이 한 시기에 피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실제로 과거에는 개나리가 모두 지고 벚꽃이 피었는데, 요즘은 개나리, 벚꽃, 복사꽃이 한 번에 다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벌들이 꿀을 딸 수 있는 시기가 짧아져 벌들도 영양공급이 원활치 못하게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벌의 기생충인 응애가 창궐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벌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개화기에는 항상 맑은 날이 많았으나, 최근의 기후변화 추세는 개화기인 봄철에 비가 많이 온다는 것이다. 개화기에 비가 많이 오면 낙화 피해가 발생하고 또 과도한 수분으로 꽃샘추위 기간에 냉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요즘 사과값이 소고깃값보다 비싸다고 한다. 이는 작년 사과의 개화기에 비가 자주 와서 낙화 피해가 컸고 지난가을에 사과의 생산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22년에 전남 나주의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배나무밭에 설치했는데 그해에도 개화기에 비가 많이 와서 낙화 피해가 극심했다고 한다. 다행히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비를 막아주어 시설 아래의 배나무에는 낙화 피해가 최소화되어 배의 생산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4월 초 제주에는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씨가 많아 멜론 등 과일 농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고, 전라남도도 역시 비가 많이 와서 양파와 봄 채소의 성장이 둔해지고 높은 습도로 노균병 등 병해가 많이 발생해서 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는 뉴스를 보았다.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환경과 섭생 그리고 생태계는 미세하게 변화하고 그것이 누적되면 인류에게 예기치 못한 큰 피해가 돌아온다. 기후변화를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그것은 매우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적응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은 언제든지 시도될 수 있고, 우수한 기술은 시급하게 보급되어야 한다. 모든 새로운 시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따져보고 현재의 문제에 대안이 되고,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더 크다면 나쁜 점을 개선하면서 과감하게, 조속히 적용해보아야 할 것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정재학 영남대 교수
[시선과 창] 말(言語)이 순해져야 세상도 편안해져
말이 독해졌다. 거칠어졌다. 거세졌다. 더러워졌다. 지저분해졌다. 말이 말이 아니다. 말 감옥이 뚫린 모양이다. 탈옥한 말들이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일제강점기 엄혹한 세상에서도 안 그랬다. 6·25전쟁 중 포성 속에서도 이러지는 않았다. 민주화를 외치며 함께 팔 흔들 때도 이러지 않았다. 큰 걱정이다.공동체를 이룰 때 사람들은 가슴속에 말 감옥 몇 개씩 지었다. 어떤 사람은 어설프게 지었고, 어떤 사람은 튼튼하게 지었다. 예의염치 감옥, 양심 감옥, 도덕 감옥, 자존심 감옥, 품격 감옥 등 사람마다 다양한 양식의 말 감옥을 지었다. 영국 사람은 젠틀맨십(Gentlemanship) 감옥, 프랑스 사람은 톨레랑스(tolerance) 감옥, 미국 사람은 다이버시티(Diversity) 감옥, 독일 사람은 게마인츠(Gemeinschaft) 감옥을 주로 선택했다.누구든 공동체 발전에 해가 되는 말은 감옥에 가두었다. 함부로 사용하면 서로 낯 붉힐 말도 가두었다. 욕설을 먼저 가두었다. 성 언어를 포함한 각종 외설스러운 금기어를 골라 가두었다. 혐오의 말, 분열의 말, 비방의 말, 무고의 말, 거짓의 말을 가두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예단의 말, 근거 없는 말, 지르고 보는 말을 찾아내어 가두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타인의 명예를 더럽히는 말을 가두기도 했다.전쟁통에 살아남는 일이 급해서 감옥을 지키기도 힘들었다. 사람들이 욕설 감옥부터 열었다. 감옥을 나온 욕설은 갇혀있던 분풀이라도 하듯 온 세상을 휘저었다. 때맞춰 장난감이 없던 어린애들이 장난감 대신 욕설을 불러내 같이 놀았다. 지체 높은 어른들도 아무 생각 없이 욕설을 썼다. 잠깐 사이 어지간한 욕설은 일상의 말이 되었다.감옥 지키는 힘을 덜어 편하게 된 사람은 더 험한 말도 풀어주었다. 그와 더불어 세상이 산업화, 근대화, 도시화라는 이름으로 갇힌 말의 탈옥을 부추겼다. 돈과 권력이 생기면 탈옥을 돕기도 했다. 의도적으로 탈옥한 말을 이용하는 사람도 생겼다. 1인 방송 시대가 되면서 탈옥한 말과 야합하는 사례가 늘었다. 교통수단, 인터넷과 SNS의 발달은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선거철을 맞아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말 감옥을 유지하겠다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어리석은 사람,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특히 편 가르는 말을 붙잡아 두는 사람은 여지없이 공격 대상이 되었다.그러니 말이 멀쩡한 사람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가짜 말, 잘라낸 말, 짜깁기 한 말에 인격이 무너졌다. 변명하는 말, 우겨대는 말, 남 탓하는 말, 덮어씌우는 말에 품격이 사라졌다. 편 가르는 말, 논점 흐리는 말, 무시하는 말에 신뢰가 무너졌다. 억울하지만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탈옥한 말을 다시 가둘 때까지.감옥을 처음 열어 준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합당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면 엄벌해야 한다. 그런데 감옥 허물기에 동참한 사람이 너무 많다. 독한 말을 내보낸 사람을 대놓고 감싼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오히려 떠밀려 문을 연 사람을 가리키며 책임지라고 몰아붙인다. 나쁜 말이 사람을 나쁘게 만들었다. 나쁜 말이 세상을 나쁘게 만들었다.선거가 끝났다. 다시 건강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생각하자. 말의 습격으로 입은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자. 말 감옥을 재건하자. 탈옥한 말을 잡아들이자. 양심과 도덕의 말, 예의염치의 말을 쓰는 품격 있는 세상을 만들자. 말이 순해져야 세상도 편안해진다.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대구' 하면 떠오르는 사람
도시는 저마다 사람, 기업, 자본을 끌어당기려고 도시를 상품화하고 판촉하는 도시마케팅 활동을 한다. 도시마케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터인 지역을 홍보하기 때문에 장소마케팅이라고도 한다. 프랑스 '파리' 하면 에펠탑이 떠오르고, 미국 '뉴욕' 하면 자유의 여신상이 떠오르는 랜드마크(landmark)가 대표적인 장소마케팅이다. 한국에서는 서울을 제외하면 지방도시들은 랜드마크를 가지기가 사실상 어렵다. '대구' '광주' 하면 어떤 랜드마크가 떠오르는가? 이렇다 할 대표적인 구조물도 없는 지방 소도시의 몸부림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자고 일어나면 전국에 케이블카가 개통되고 있고, 출렁다리는 150개가 넘었다. 도시마케팅은 도시와 관련한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브랜드마케팅도 중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미국 뉴욕의 'I♥NY'이다. 1977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고,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시민의 것이었다. 'Seoul, My Soul' 'Busan is Good' 'Powerful Daegu', 서울, 부산, 대구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시장 임기 따라 계속 바뀌다 보니 브랜드마케팅이 안 되고, 시민들의 사랑도 못 받는다.사랑받는 브랜드 슬로건이 없고 주목받는 랜드마크도 없는 지방도시들은 어떻게 도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물리적인 랜드마크와 정형화된 도시브랜드에서 사람, 시민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이인성 화가의 피사체 계산성당' '시인 이상화 생가터 라일락뜨락1956', 작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관한 '대구인물기행'의 코스다. 가수 김광석과 방천시장이 만나서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조선에 귀화한 일본 장수 김충선과 명나라 장수 두사충, BTS멤버인 뷔와 슈가까지 대구의 인물 기행 코스가 이어진다면 도시의 집합적 매력을 만들어낼 것이다.뉴욕시민들은 2001년 9·11테러 이후 'I♥NY More Than Ever'라는 구호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대구시민들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공동체 시민정신으로 극복했다. 청년들은 SNS를 통해 '1339 캠페인'을 주도했다. '#힘내라대구' '#내가대구다'라는 문구를 해시태그 한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무려 5만5천여 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대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83타워 전망대'나 'Powerful Daegu'가 아니라 누구에게는 당신과 함께한 작은 장소, 소중한 기억이다. 누구에게는 당신이 도시의 랜드마크, 도시의 브랜드다.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김종현의 블록체인과 AI] "디지털 배지(Digital Badge)"
전월에 작성한 칼럼에서 코인 투자 위험성을 언급하였는데 이 글을 쓰기 이틀 전부터 큰 하락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손해를 보신 것 같습니다. 건전한 투자 되시기를 기원합니다.대통령 국정 과제로 지정된 디지털 배지에 관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관심이 뜨겁습니다. 디지털 배지란 디지털 교육 인증제라고 정의합니다. 비교과 과정에서 수료한 교육들을 디지털 배지를 발급받아 web3뿐만 아니라 기존 웹서비스 또는 모바일 서비스 등에서도 보여줄 수 있고 교육의 참여자가 맞는지 교육 간의 태도나 성적 등을 통해 다양한 색깔이나 이모티콘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로서 모질라 재단(Mozilla)이 처음 시작하였고,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오픈 배지(OPEN BADGE)라는 국제 표준을 통해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회사에서도 항상 많은 사람들을 신규로 채용하고 있으며 많은 이력서를 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력서는 학력 이력 자기소개 정도로 구성됩니다만, 해외에서의 개발자 구인 구직 정보를 보면 취업 시 바로 투입할 수 있게 세부 요구 기술과 본인이 갖춘 기술 중심으로 적혀집니다. 국내 이력서가 서사적이라면 해외 개발자를 뽑는 이력서는 각자가 이수한 교육과 경험을 중심으로 서술이 됩니다.때에 따라서는 정성적인 부분이 중요한 사업영역에 투입할 서정적·창조적인 인재도 있으나 디지털 시대와 인공지능 시대에는 좀 더 정교한 다면적인 평가 체계를 요구하며 인재가 준비한 것들이 진실이며 데이터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ID 기술을 통한 극도로 보안성을 강화한 개인 신원증명과 전자지갑에 인재들의 교육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서 여러 소셜 서비스 등을 통해 본인들 자랑하고 역량에 걸맞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과 사람이 모두를 검토해야 하는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시스템을 통해 모으고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는 효율적인 회사 운영은 정말 편한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항상 새롭고 편한 기술을 만들어 가다 보면 "굳이 돈을 들여서 만들어야 하나?"라는 질문들을 받습니다.과거 TV쇼에 출연한 빌 게이츠에게 인터넷으로 무엇을 할 수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야구 경기를 보거나 쇼핑을 할 수 있다는 대답에 진행자가 많은 웃음으로 대한 사례를 최근 다시 본 적이 있습니다. 기술의 초기 단계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고 한두 가지 뚜렷한 변화만을 보여줍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개발자가 되어라"라는 10여 년 전 이야기들이 기억나는데요. 굳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않아도 상상력을 활용해 이렇게 저렇게 머릿속으로 상상해 본다면 또 다른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2023년 기준 디지털 배지 시장은 연 1억986만달러라고 발표하였고 연 19% 이상의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합니다.DID 시장에 대한 시장성이 가트너 발표 기준 2025년 예상 252억달러인데 비해 다소 작게 느껴집니다.아주 심플하게 수명의 연장에 따른 더 많은 교육과 제2, 제3의 삶에 대한 욕구로 인한 자기 개발과 자기 자랑의 시장은 조사기관의 예상을 한참 벗어나 더 큰 시장을 만들어 줄 것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관련 기술과 기업이 투자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언급되기를 기원합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코인이 아닌 실사용 기술에 대해 고민하다가 디지털 배지를 소개해 드립니다.〈주〉루트랩 대표이사김종현 (주) 루트랩 대표이사
[시시각각(時時刻刻)] 에티켓도 국력이다
해외여행이나 유학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감동적인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소매치기 같은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한 나라에서 짧은 기간 어쩌다 겪은 경험이 그 나라의 이미지로 각인되는 경우도 많다. 유럽에서 우연히 겪은 경험의 단상들이 스쳐 간다. 유럽사람들은 어떤 곳이든 출입구를 드나들 때 반드시 뒤를 돌아보며 사람이 뒤따라오면 문을 잡아주고, 엘리베이터에서도 누군가의 기척이 있으면 열림 버튼을 누르고 끝까지 기다려준다. 한번은 여행 중 호텔을 찾지 못해 헤매다 행인에게 길을 물으니, 꽤 멀리 떨어진 호텔 앞까지 직접 데려다주고 가던 길을 한참 되돌아가던 사람도 만났었다. 이런 모습이 나에게는 아직 낯설었던 시절, 타인에 대한 작은 배려들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해외에서 좋은 경험만 있지는 않았다. 관광지에서 지하도를 걸어가다가 능청맞게 내 백팩의 물건을 훔치려다 눈이 마주쳐도 놀리듯 헤죽거리며 지나가는 소매치기범도 만났었다. 지하철에서 뒷주머니의 지갑과 휴대폰을 훔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자리에 앉아서 나의 이런 상황을 빤히 지켜만 보는 현지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적극적으로 제지하거나 도와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낯선 곳에서 더 외로워지고 불안한 마음이 들곤 했었다.어떤 나라에서 좋은 경험을 통해 얻은 좋은 이미지가 그 나라의 전부가 되기도 하고, 안 좋은 경험이 또 그 나라의 전부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 나라 국민의 작은 에티켓이 한 국가의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이 국력이 된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눈에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치안이나 도둑이 없다는 점에 매우 놀란다고 한다. "한국은 밤에도 안전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다" "카페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비싼 물건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한다.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의 윤리의식이 강해서 그런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한국은 사생활이 침해될 정도로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사생활 보호가 약하지만, 치안은 좋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한몫하기도 한다.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 운크타드(UNCTAD)는 만장일치로 우리나라를 선진국 지위에 올려놓았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만큼 경제적 지위뿐만 아니라 윤리·도덕적 지위도 '동방예의지국'의 명성답게 선진국으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막말에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맹자'에 "윗사람이 잘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그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上有好者, 下必有甚焉者矣)"라는 말이 있다. 또 '논어'에는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라,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눕는다(君子之德, 風, 小人之德, 草. 草上之風, 必偃)"라는 말도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범을 보여야 사회가 더 건전해지지 않을까. 고대부터 법만 따지고 정치인들이 염치가 없으면 국민도 염치가 없어진다는 가르침이 있지 않은가.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의 배려와 서로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는 에티켓이 모이면 국격도 높아질 것이다.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해외에 대한민국을 체계적·포괄적으로 바로 알리기 위해 현재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한국 관련 정보의 현황을 점검·조사한다고 밝혔다. 케이팝, 불닭볶음면, 떡볶이 같은 것뿐만 아니라 한국이 전통 예절을 지닌 바른 나라의 이미지로 세계에 인식될 수 있기를 바란다.권세훈 <주>비즈데이터 이사·파리1대학 법학박사권세훈 비즈데이터 이사·파리1대학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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