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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맛집] 대구 달서구 '아보카스시'···평범함은 가라, 특제 소스 '듬뿍' 올린 퓨전초밥
그런 날이 있다, 초밥이 먹고 싶은 날. 이런 날도 있다, 일반적인 일식초밥보다는 퓨전초밥이 생각날 때. 이럴 때 찾으면 좋은 곳이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인근에 있다. 아보카스시다.아보카스시는 연어회를 주로 사용한다. 생으로 내어주거나 토치로 불에 구워서, 양념을 끼얹어 메뉴로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시그니처 그릴 니기리'가 아보카스시의 대표 메뉴다. 이름 그대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차림이다. '치도리' '치토스' '살라보'를 세 점씩, 아홉 점을 그릇에 담아 준다. 치도리는 직접 만든 특별한 소스에 파마산 치즈와 날치알을 올려 맛을 낸 구운 연어초밥이다. 치토스는 매운 맛을 내는 소스에 반죽튀김, 시찌미 향신료를 곁들였다. 살라보는 아보카도에 파마산 치즈를 아울러 놓았다. 아보카스시에서 만난 시그니처 그릴 니기리는 '날고기'를 좋아하는 이들도 즐겨 찾을 수 있는 색다른 날고기 음식이다. 사실 생연어를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시그니처 그릴 니기리가 마음에 들었다. 생연어초밥이나 연어회가 아닌 맛을 입힌 그 느낌이 좋다. 야채튀김인 '덴푸라'와 새우튀김도 인상적이다. 덴푸라를 단순히 야채튀김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튀김옷의 바삭함을 살리고 내용물의 맛을 유지하는 게 핵심인데, 아보카스시는 이를 잘 구현하고 있다. 덴푸라는 아스파라거스, 연근, 고추, 단호박 등으로 구성돼 있다.식사를 마치고 월광수변공원을 산책하는 일정으로 마무리하면 완벽. 주차도 걱정 없다. 월광수변공원 인근에는 공영주차장이 많다. 글·사진=박준상기자아보카스시의 야채튀김 '덴푸라'와 대표메뉴인 '시그니처 그릴 니기리.' 오른쪽 그릇 왼쪽부터 치도리·치토스·살라보.
2024.01.05
[대구 맛집] '망향비빔국수 대구수성점', 네 글자만으로 설렌다…새콤달콤 비빔국수
대부분의 남성이면 누구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때가 있다. 군 복무 시절이다. 분단국가라는 특성 탓에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들은 약 2년의 세월을 국가에 바치기 때문이다. 군 장병들은 마음대로 밖으로 나갈 수도,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도 못해서인지 원초적 욕구도 강하다.10여 년 전 기자가 눈물을 머금고 입대한 중부 전선 모 부대에서 훈련을 받던 시절, 눈과 코를 자극했던 맛집이 있다. 신병교육대 정문을 바라보고 있는 '망향비빔국수'였다. 매일 아침 3㎞ 뜀걸음을 할 때면 면발 삶는 고소한 냄새가 원초적 욕구인 식욕을 자극했다. 특별할 것 없는 간판이지만 '비빔국수'라는 네 글자만으로 계급도 없는 훈련병들을 설레게 했다. 그래서일까. 말년 병장이 돼서도 가끔 외출할 때면 반드시 들르던 곳이다.군 복무를 마치고, 그 기억마저 희미해질 무렵 대구에서 다시 그 냄새를 마주쳤다. 수성못 인근의 망향비빔국수 대구수성점에서다. 늘 지나던 수성못 인근인데, 모르고 지냈다. 낯익은 간판을 보고 귀신에 홀린 듯 가게로 들어가 비빔국수를 주문하니 한 그릇 푸짐한 국수가 나온다. 40년 전통 방식으로 숙성시킨 빨간 야채수 국물에 국수를 이리저리 비벼 한입 가득 넣으니 새콤달콤함과 알싸함이 동시에 입안으로 퍼진다.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망향'이라는 뜻처럼 대구에서 맛의 고향을 만나게 된다. 국수를 마시듯이 먹다 보면 입안이 얼얼해지는데, 이때 백김치와 왕만두를 곁들이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그때 먹던 국수 맛이 그리운 전우가 있다면 꼭 한 번 가보길 권한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망향비빔국수
2023.12.29
[대구 맛집] 브런치카페 '에브리블랙 올드가든'…한파 녹일 따뜻한 토마토 스튜로 든든하게
토마토 소스가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맹활약(?)하는 신기한 음식을 찾았다. 대구 북구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의 브런치카페 '에브리블랙 올드가든'에서다.이곳에서 파는 여러 가지 메뉴 중 이름에서부터 이색적으로 느껴지는 '오리엔탈 에그인헬'을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주문했더니 갖가지 재료들이 담긴 뭉근한 토마토 소스 한 그릇이 나왔다. 토마토 소스가 피자와 파스타의 맛을 살려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는 메인 요리가 될 수 있다는 데 우선 놀랐다. 이름은 이국적인데 어쩐지 익숙한 맛이기도 했다.에그인헬(Eggs in hell)은 중동식 전통 토마토 스튜다. 빨간 토마토 소스에 퐁당 빠진 계란의 모습이 마치 '지옥에 빠진 달걀' 같다는 데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값 하듯 살짝 익은 반숙 계란의 노른자가 톡 터지면서 토마토 소스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새우와 치즈, 익힌 방울토마토 등 다른 재료들도 입안에서 재미를 더했다. 곁들여 먹는 담백한 빵도 함께 나오는데, 탄수화물 없이 따뜻한 스튜만을 떠먹어도 한 끼 식사로 든든했다. 이 메뉴는 다른 계절보다도 겨울철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이곳은 브런치 카페답게 에그인헬 외에도 프렌치토스트, 라자냐, 샌드위치와 파스타 등 식사부터 커피와 음료까지 여러 메뉴를 판매한다. 음료에 들어가는 우유는 오트유로 대체할 수 있다. 공장들이 밀집한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고, 간판이 붙어있지 않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한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에브리블랙 올드가든의 메뉴들. 사진 왼쪽부터 '오리엔탈 에그인헬', 라자냐.
2023.12.22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들안길 '금등어'…하얀 쌀밥 위 구운 고등어…'아는 맛'이 무섭다
요즘 어딜 가도 고등어구이를 먹기 힘들다. 가정에서 자주 구워 먹던 때도 있었지만 옛날얘기다. 온 집안에 냄새가 밴다며 삼겹살보다 먼저 가정집 단골 음식 명단에서 빠진 지 오래다. 달성군 가창면 K식당에 가면 고등어구이를 먹을 수 있지만 너무 멀어 말로만 간다 간다 했었다. 지난 13일 지인 소개로 들른 수성구 들안길 한식당 '금등어'가 더욱 반가웠던 이유다. 누룩소금 숙성 화덕 고등어구이는 그 이름처럼 화덕에 구은 고등어다. 누룩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데, 그 맛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맛인 '아는 맛' 그대로다. 맛있다. 요즘 식당에서 보기 드문 윤기 자르르한 쌀밥에 고등어 한 조각 올려 입속에 넣으니 꼴깍 넘어간다. 앞에 누가 앉아있는지 잠시 망각한 채 연거푸 몇 숟갈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고등어 비주얼이 한몫한다. 노릇노릇하고 적당히 기름진데 겉은 바사삭 소리가 날 것처럼 크리스피한 모습이어서 더욱 구미를 당긴다. 고등어만 맛있냐 묻는다면 한식 맛집이란 수식어답게 반찬도 실망시키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싶다. 고등어구이가 이 집 대표 선수긴 하지만 이 식당의 안주인은 역시 한식 대가가 아닐까 싶었다. 아욱 된장국, 샐러드와 잡채, 쪽파무침 등 건강한 음식들이 맛도 좋았다. 같이 간 지인은 양이 부족하면 직화 제육볶음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다. 불향이 압권이란다.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오랜만에 인상적인 점심 식사를 마쳤다. 식사 후 입가심으로 뻥튀기 과자와 커피가 무료 제공된다. 계산 후 무심하게 뻥튀기 하나씩 입에 물고 나왔는데 지인도 나도 "맛있다!" 동시에 외쳤다. 재방문 의사 100%. 글·사진=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금등어 3 수성구 들안길 식당 '금등어'의 누룩소금 숙성 화덕 고등어구이 한상.
2023.12.15
[대구 맛집] 대구 달서구 '스시하나시', 두툼한 생선회가 한상 가득…든든한 한끼
의외의 장소에서 괜찮은 초밥집을 발견했다. 대구 달서구 용산시장 인근에 있는 초밥집 '스시하나시'는 눈에 띄지 않는 골목길에 있다. 가게도 겉으로 보면 흔한 동네 가게 같다. 하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깔끔한 인테리어로 된 넓은 공간에 적정 간격을 두고 테이블을 배치해 음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느껴진다.스시하나시는 식사를 나무 쟁반에 정성스럽게 올려서 나온다. 이 집 초밥은 밥의 양은 적고, 생선회가 두툼하게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간장연어·간장새우 초밥에 올라간 간장연어와 간장새우는 초밥에 어울리게 간이 세지 않다.주요 메뉴로는 광어·참돔·생연어·간장연어·초새우·생새우·간장새우·장어·소고기 초밥으로 구성된 '하나시 세트', 하나시 세트에서 일부 초밥을 빼고 구운 새우·계란·소고기유부초밥을 추가한 '모둠초밥 세트'가 있다. 구운 연어·장어·구운 새우·소고기초밥으로 구성된 '구운 초밥세트', 초새우·생새우·구운 새우·간장새우로 구성된 '새우초밥 세트'도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세트 메뉴에는 미니 샐러드와 우동이 함께 나온다. 광어·생새우·참돔 등 단품 초밥메뉴(5피스)도 있다. 단품 초밥은 10피스 주문 시 세트 메뉴와 같이 우동과 샐러드를 제공한다. 초밥과 함께 나오는 샐러드와 우동은 그릇을 가득 채울 정도로 양이 많은데, 리필도 가능하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스시하나시의 '하나시 세트'.
2023.12.08
[대구 맛집] 대구 달성군 '가창송하피자'…네모난 12조각 '1m 피자'…특별함에 감탄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입니다."피자는 파이, 타르트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PIZZA'에서 어원이 유래했다. 가장 인기 있는 토핑은 페퍼로니다. 인기 있는 피자 종류는 고기, 치즈, 야채, 화이트 피자다. 오늘날에 '피자'라고 불리는 음식은 기본적으로 소스가 발린 둥근 밀가루 반죽에 치즈가 뿌려진 것을 말한다. 아마 이 간단함이 바로 피자를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음식으로 만든 비결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 피자요리는 평평한 빵이나 밀가루 반죽 위에 오일, 야채, 고기를 얹은 것이기 때문이다.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동로에 위치한 '가창송하피자'. 가게 내 고풍스러운 소품이 시선을 끈다. 피자, 리소토, 파스타 등 흔히 일반인들이 주로 먹는 스타일이라 어려움 없이 주문할 수 있다. 메인은 당연히 피자다. 특별함을 넘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네모난 피자와 범상치 않은 맛에 대다수 놀란다. 피자는 각종 야채와 베이컨이 올라간 슈프림, 파인애플이 주재료인 하와이언, 야채류로만 만든 베조 등 3가지가 전부다. 3가지 피자는 12조각, 6조각, 2조각으로 나눠 파는데 12조각은 1m 정도의 크기 때문에 '1m 피자'로도 불린다. 직접 키운 야채를 갈아 만들고, 치즈는 시중에 판매되는 것 중 가장 좋은 걸 사용한다. 피자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가든 샐러드'도 추천한다. 이 샐러드는 신선한 야채와 파마산 치즈, 호두, 올리브오일 소스 등이 어우러져 맛이 일품이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각양각색의 푸짐한 토핑으로 눈과 입이 즐거운 가창송하피자.
2023.12.01
[대구 맛집] 대구 '대들보 돼지갈비 대구탕'…'꽁꽁' 언 몸 녹이는 뜨끈한 대구탕
요 며칠 찬 바람이 강해졌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몸이 자연스레 움츠러든다.꽁꽁 언 몸을 녹이는 데는 뜨끈한 국물 요리가 제격일 것이다. 양념된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조금 더 개운한 맛이 있어 이 시기에 더 잘 맞는 듯하다.그런 면에서 대구(大口)탕이 추위가 강해지는 요즘 시기에 좋은 것 같다. 대구는 지방함량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효능이 있다. 대구의 살과 내장을 넣어 끓이는 대구탕은 부드러운 대구살과 뜨거운 국물의 조화가 좋은 음식이다.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있는 '대들보 돼지갈비 대구탕'에서는 맛있는 대구탕을 즐길 수 있다. 순한 맛과 보통 맛, 매운맛 등 3가지로 맛볼 수 있는데 기호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개운한 맛을 원하면 순한 맛 또는 보통 맛을, 얼큰한 맛을 원하면 매운맛으로 고르면 된다.이곳의 대구탕은 대구살과 콩나물, 무 등이 들어가 깔끔한 맛을 주는데 속풀이에 좋다. 대구살은 탱탱한 식감이 좋고, 무는 푹 삶겨 부드러운 맛을 준다.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밑반찬과 함께 나오는 김과 함께 먹으면 된다. 조미되지 않은 김에 밥을 싸서 탕과 함께 먹으면 나름대로 별미다.대구탕 가격은 1만원으로 가성비가 좋다. 또, 포장도 가능하기에 1인 가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추운 겨울에 뜨끈한 대구탕으로 떨어진 체력을 보충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위치한 '대들보 돼지갈비 대구탕'
2023.11.24
[대구 맛집] 대구 동구 '곽가포차', 단골만 안다는 일식 회 전문 이자카야
어두운 조명 아래 윤기가 흐르는 참다랑어의 붉은 색감이 또렷하다. 향긋한 고추냉이(와사비)를 조금 곁들여 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차진 살결이 느껴진다. 참다랑어와 한 접시에 담긴 참돔과 광어, 방어, 문어의 단면 역시 먹음직스럽다. 모둠회의 가격은 2만5천원이다. 대구지방법원 등기국에서 동구시장 쪽으로 도보로 5분 거리의 이자카야 '곽가포차'의 대표 메뉴다.회의 맛은 눈으로 본 느낌을 그대로 혀로 옮긴 것처럼 촉촉하게 혀를 감싼다. 차가운 살결과 눈꽃처럼 눈부신 기름기는 버터 같은 풍미를 뿜어낸다. 활어와 선어의 중간쯤인 반숙성 상태라서 그럴까. 얇게 썬 회에선 느낄 수 없는 향과 미각이 끝까지 입에 남는다. 쫄깃하고 감칠맛이 그득한 참다랑어, 담백하고 쫀득한 참돔, 오독오독한 식감이 살아 있는 광어, 과일처럼 서걱대는 문어숙회까지 혀에 감겨온다.말 그대로 기성품 없이 정성 가득 담아낸 수제꼬치와 숯불에 구워낸 듯 은은한 불향이 배인 모둠 생선구이, 튀김, 물회, 회덮밥, 알밥, 매운탕, 어묵탕까지 어느 것 하나 맛이 빠지는 게 없다. '곽가포차'는 맛집이지만 잘 알려지진 않았다. 단골들이 자신들만 아는 가게로 기억하고 싶어 소문을 안 내주는 탓이다. 하지만 한번 맛을 보면 여지없이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며 단골이 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맛은 고급일식당 못지않다.주인은 곽정길(50) 셰프다. 매일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새벽 1시에 문을 닫는다. 일요일은 휴무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곽가포차'의 대표 메뉴 모둠회.
2023.11.10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들안길 '스시미로', 15년 경력 일식셰프 정성 담은 초밥 오마카세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면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을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여기 고생한 자신에게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초밥을 선물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대구시 수성구 들안길에 있는 초밥 오마카세 '스시미로'는 인테리어부터 신비롭고 이색적이다. 우주를 탐험하는 듯한 갈색 벽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의 셰프가 반갑게 인사하며 주문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정갈하고 깔끔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오마카세(おまかせ)는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다. 메뉴의 종류와 그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형태의 식당이다. 이전에는 주방장 특선, 추천 요리 등으로 고급 식당에서 쓰였지만, 이제는 고급 식당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초밥(스시)뿐만 아니라 한우 등 육류, 철판구이 등 다양한 오마카세가 등장했다.오마카세라고 하면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을 내더라도 나와 가족, 연인만을 위해 셰프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으면, 이것이 '나를 위한 선물'이 아닐까 싶다.'스시미로'는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 15년 경력의 일식 셰프가 정성스레 소수의 손님에게 내주는 음식은 무려 17가지. 계절이나 날마다 코스도 다르다. 기자가 찾은 날은 새우가 올라간 계란찜부터 전복찜, 트러플 소스를 곁들인 삼치구이, 키조개 관자, 참치 뱃살·단새우·옥돔구이·성게알·바닷장어 등 다양한 종류의 초밥과 아이스크림 후식까지 풀코스로 즐길 수 있었다. 그중 기자가 꼽은 최고의 메뉴는 옥돔구이 초밥이었다. 바삭한 김과 함께 싸 먹는 초밥은 입안 가득 생옥돔구이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셰프에게 각 코스의 재료와 준비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2023년도 두 달 남짓 남았다.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을 주고 싶다면 연말 '스시미로'를 예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별한 날 가족이나 연인에게 더 멋진 기념일을 선물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대구 수성구 '스시미로'의 가리비 관자 초밥.
2023.11.03
[대구 맛집] 대구 중구 대봉동 '수오미엔'… 우육면·마장면…대구서 즐기는 대만의 맛
"쏘이 쟌스 쟝니 옌징 비러치라이(이제 잠시 두 눈을 감아봐)~"1996년 대만에서 발매된 우바이의 곡 '라스트 댄스'의 도입부 가사다. 이 노래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OST로 수록되면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만 노래 중 하나로 등극했다. 당시 상견니가 유행하면서 대만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상견니 투어'가 생긴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부담스러운 시민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만을 상상만 해야 했다. 대구에서도 대만의 정취와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대구 중구 대봉동에 있는 대만 요리 전문점 '수오미엔'이다.수오미엔의 대표 메뉴는 우육면이다. 육수는 100% 국내산 한우 사골로 우려내 깊은 맛이 난다. 쫄깃한 아롱사태와 쪽파, 청경채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다. 아롱사태와 면을 한입에 같이 먹으면 한국인과 대만인 모두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제격이다. 진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역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마장면 역시 이 가게만의 별미다. 면 위에 참깨, 땅콩소스, 돼지고기, 오이가 올라간 비빔면이다. 열심히 비빈 후 한 입 먹으면 쫄깃한 면발에 땅콩소스가 배여 고소하면서도 단, 이색적인 맛이 느껴진다. 땅콩소스가 살짝 느끼하다면 라조장을 추가해 넣으면 또다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메인 메뉴만 먹기 아쉽다면 대만식 돼지갈비 튀김인 '파이구'도 추천한다. 마요네즈 소스, 오이와 함께 나온다.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가진 이 튀김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맛이다. 여기에 마요 소스를 살짝 찍어 먹으면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감싼다. 글·사진=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대구 중구 대봉동 '수오미엔'의 마장면과 파이구(대만식 돼지갈비 튀김).
2023.10.27
[경북 맛집] 울진군 울진읍 '칼국수식당'…40여년 전통 울진 로컬 '회밥' 맛집
'도'나 '미' '솔' 각 음이 서로 떨어져 있다면 감흥 없는 떨림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도·미·솔'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기꺼이 어우러져 '울림'이 된다. 경북 울진군 울진읍 울진시장 골목에 있는 '칼국수식당'의 '회밥(횟밥)'은 각 재료를 한데 모아 맛의 울림을 선사해준다.익숙히 알려진 회덮밥과 겉보기에 비슷한 '회밥'은 투박한 자신만의 음색을 고수하는 음식이다. 끌어올 수 있는 온갖 맛을 뒤범벅해 넘치는 욕망을 이끌어 낸 일시적 식욕이 아니다. 왠지 모르게 비어있는 한 곳을 채우기 위해 찾아온 손님을 다독이는, 거칠지만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맛이다.다진 마늘, 채 썬 배와 오이, 상추, 홍고추, 당일 공수한 자연산 회 그리고 밥. 이를 한데 모아 꾸덕한 초장을 곁들여 드디어 조합을 이룬다. 듬성듬성 썰어둔 재료들이 실없이 올라간 그릇에 짙은 초장을 적당히 덜어내 나름의 방식으로 뒤섞으면서 입맛은 더해만 간다. 매번 뜨는 숟가락 속에 담긴 식재료가 시시각각 달라지면서 변주를 이뤄낸다. 작은 숟가락 속일지라도 어떤 재료가 담기는지에 따라, 어떤 맛을 선사하는지에 따라 울림은 각양각색이다.맛에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한 상에서 이뤄진다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회밥과 함께 나오는 작은 칼국수는 메인 메뉴만큼 소중하다. 15시간 끓인 멸치 육수에 면발과 계란, 김가루, 깨가 내려앉았다. 작지만 한 그릇을 온전히 내준다. 회밥을 먹는 틈틈이 면발과 육수를 들이켜면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회밥을 처음 느낌 그대로 느낄 수 있다. 1978년 처음 영업을 시작한 칼국수식당의 회밥은 떨림이 어떻게 울림으로 바뀌는지 느끼게 해준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경북 울진군 울진읍 울진시장 골목에 있는 '칼국수식당'의 '회밥'.
2023.10.20
[대구맛집] 대구 남구 '지오네 키친'…대구서 즐기는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
은은하고 담백하다. 그리고 쫄깃하다.'지오네 키친'의 마르게리타 피자를 한입 베어 물고 나니 그런 표현들이 떠올랐다.지오네 키친은 대구 앞산 쪽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피자와 파스타, 리소토 등의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여러 메뉴 중에서도 갓 구워낸 따끈한 피자의 맛이 특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피자를 좋아해서 여러 식당에서 다양한 피자를 먹어봤는데, 이곳의 피자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피자의 첫 모습은 여느 마르게리타 피자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맛을 보면 좀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도우 위에 올려진 토마토 소스와 치즈, 바질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꽤 훌륭한 맛의 조화를 이루며 이탈리아식 피자의 매력을 보여준다. 뭔가 과학적인 비율이 있는 걸까. 세 가지 재료가 입안에서 어우러지며 내는 풍미가 무겁지 않고 산뜻하다. 피자의 도우도 맛이 있었다. 잘 구워진 도우가 쫄깃하고 담백하다. 피자 끝부분을 싫어해 남겼던 사람들도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애피타이저로 먹을 수 있는 버섯 베이컨 샐러드도 입맛을 돋우기에 손색이 없다. 버섯과 올리브, 토마토, 루꼴라 등이 소스와 섞여서 감칠맛을 자아낸다. 파스타와 리소토 역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레스토랑 건물과 내부 인테리어도 예뻐서 친구들끼리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거나 연인들이 데이트를 위해 들르기에도 괜찮을 것 같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지오네 키친'의 마르게리타 피자.
2023.10.06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중동 기프트버거
햄버거가 두툼하다. 패티가 너무 두툼해서 버거를 통째로 한입에 덥석 베어 물기 힘들다. 칼로 잘라 먹거나 버거를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베어 먹어야 한다. 한입 먹으면 새우살이 탱글탱글 그대로 씹힌다. 특제 와사비 머스터드 소스와의 알싸한 어우러짐이 절묘하다. 대구시 수성구 중동에 위치한 수제버거 가게인 '기프트버거'의 시그니처 메뉴인 '라쿤 쉬림프버거'다.통새우살이 가득 든 패티가 포인트다. 느끼하다 싶으면 같이 주는 핫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면 혀를 찌르는 매콤함과 함께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이 버거는 하루에 40개만 한정 판매해 늦게 가면 품절될 수도 있다. 이외에 에그 몽땅버거, 미스테리버거, 트러플 쉬림프 버거, 불고기버거 등의 다양한 버거류를 비롯해 칠리튜나 파스타, 쉬림프볼, 감자튀김 등을 판매한다. 맥주도 준비돼 있어 '햄맥'(햄버거+맥주)을 즐길 수 있다.기프트버거는 효성병원 옆에 자리하며 3층 건물 전체를 사용해 찾기 어렵지 않다. 오픈 주방으로 조리과정을 공개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매장은 사장이 애정하는 캐릭터인 '라쿤' 포스터를 포함해 피규어, 캐릭터 엽서, 인형, 소품 등으로 꾸며져 있어 키덜트 감성을 자극한다. 1층에 작지만 별도의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다. 기프트버거라는 가게명에는 손님 상에 선물 같은 버거를 내놓고자 하는 사장의 마음이 담겨 있다. 한번 방문한 뒤로는 햄버거를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집이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대구시 수성구 중동에 위치한 기프트버거의 '라쿤 쉬림프버거'.
2023.09.22
[영천 카페] 영천 임고면 카페 '온당'…서원 앞 편안하게 즐기는 커피&북 카페
서원(書院) 뷰 카페다. 오션 뷰도 마운틴 뷰도 아닌 무려(!) '임고서원 뷰 카페'.포은 정몽주 배향 임고서원을 길 하나 두고 마주한다. 수령 500여 년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실감 나게 재현된 선죽교를 코앞에 두고 있으니 여기선 정좌하고 사서삼경 암송해야 하나 싶지만 긴장 마시라. 달콤한 커피 향기와 편안한 분위기가 당신을 맞을 터이니.노부부가 운영하는 카페 '온당', 작은 큐레이션 책방 '서당'이 함께 운영되는 곳이다. 서원라떼, 온당에이드 등 개성 있는 음료와 주인장이 재배한 복숭아를 넣은 디저트,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다. 영천 특산 샤인머스캣으로 만든 귀여운 모양 빵도 있다.책방에서는 부부의 딸이 직접 읽고 고른 책을 판매한다. 표지마다 추천 이유를 쓴 작은 메모가 붙어 있어 그걸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견본 도서를 펼치면 모서리를 접은 페이지마다 연필로 밑줄 그은 문장들을 볼 수 있는데, 눈길 닿는 몇 곳만 읽어도 책방지기의 진심이 느껴진다. 종이봉투에 내용물을 알 수 없게 포장해 판매하는 '블라인드 북' 이벤트도 재밌다. 힌트로 제공하는 책 속 한 문장에 끌린다면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예약 도서는 포장해준다. 유료인데 제법 고퀄이라 포장비가 아깝지 않다. 한쪽 벽면에는 빈티지 스피커가 자리를 잡았다. 음악잡지 '명기 100선'에 선정됐다는 YAMAHA NS-1000M. 단종 모델이고 베릴륨 진동판 특유의 맑고 선명한 음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기기인 만큼 청음을 위해서라도 이곳을 찾을 만하다.차분한 분위기 유지를 위해 5인 이상의 단체손님은 받지 않는다. 매주 화요일 휴무. 나은정기자 mercury@yeongnam.com카페 '온당' 통창 너머로 임고서원이 보인다.
2023.09.15
[대구 맛집] 대구 중구 동성로 포시즌74…'4잔4색' 사계절 담은 하이볼 맛집
떠나간 내 님이 그리울 때다. 존재 자체가 의문인 여자친구 말고. 지난 여름휴가 말이다. 제법 선선해진 날씨가 찾아오면서, 님은 떠났다. 내년 여름을 기약하자.올여름 휴가는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 해외로 갈까 고민도 했지만,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었다. 비행기도 타지 못했고, 야자수도, 열대과일도 없었다.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공간이 있다. 동남아 유명 휴양지를 그대로 옮긴 듯한 내부 장식에 더해, 각종 음식 또한 그러하다. 물론, 분위기만 그렇지 동남아와 달리 손짓과 발짓 없이도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는 테이블 오더 시스템도 갖췄다.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포시즌74(동성로 6길 74).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선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 바로, 봄·여름·가을·겨울을 담은 하이볼이다. 포시즌74의 '여름'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 배우가 말한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이 이 느낌일 테다. 시원함에 청량감을 더했다. 요즘 말로 '알쓰' '술찌'도 전혀 부담이 없을 듯싶다.5월의 어느 봄날에 접한 '봄'은 붉은빛이 감도는 장미와 같다고 할까. 4잔 4색의 하이볼 모두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과도한 음주는 사장님만 좋아할 뿐 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말이다.포시즌74의 또 다른 매력은 밤하늘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색적 분위기에 더해, 개방형 천장이 열리는 날이면 마치 인도양 어느 해변의 밤바다도 부럽지 않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대구 중구 동성로 6길 74에 위치한 포시즌74.
2023.09.08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20일까지 전공의 복귀해야"…전문의 취득 늦어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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