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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맛집] 대구 중구 '스시키로쿠'…고즈넉한 분위기서 초밥과 우동 국물 '일품'
"초밥은 아무거나 먹고 싶지 않다." 그 유명한 영화 '헤어질 결심'에 나오는 대사다.초밥은 예민한 사람이 좋아할, 또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는 맨밥의 찰기와 맛을 느끼고 구별하는 예민한 미각을 가진 이들에겐 초밥이 남다른 음식일 것이다.초밥은 심플한 재료로 맛의 승부를 봐야 하고, 각각의 재료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입에 넣었을 때 서로 다른 재료가 조화를 이뤄야 마침내 초밥의 맛이 완성된다. 물론 어떤 초밥을 좋아할지는 개인의 취향에 달렸지만.초밥과 일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한 식당 하나를 발견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쪽에 숨은 듯이 위치한 '스시키로쿠'라는 곳이다.초밥 세트를 비롯해 우동, 후토마키, 튀김 등의 일식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카와리스시' 세트에서는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초밥들을 맛볼 수 있고, 큼지막한 후토마키가 함께 나오는 우동 세트도 있다. 쫄깃한 면과 깔끔한 국물, 달큰한 반숙 계란이 어우러진 스시키로쿠의 우동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고즈넉하고 쾌적한 식당의 건물과 분위기다. 창가 탁자에 앉으면 계절마다 바뀌는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어느 봄날, 붉게 핀 꽃들 위로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을 옆에 두고 한 식사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인과 가볍게 맥주 한잔하기에도 괜찮은 곳이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대구 스시키로쿠의 우동과 초밥.
2022.09.23
[경산 맛집] 경산 '대천숯불황우촌'…숯불 향 가득 밴 큼직한 한우…육즙 쫙 군침 싹
숯불은 언제나 옳다. 음식의 향과 맛에 '마법'을 부려놓는다. 숯불과 한우의 만남이라면 더욱 옳다.'대천숯불황우촌'은 애정하는 숯불 한우집이다. 경산 서상동에 위치한 이곳은 비교적 좋은 가격에 좋은 고기를 손님상에 낸다. 단골들의 발길이 붐벼 대기를 해야 할 수도 있다.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가게 됐는데 만족도가 높아 이따금 찾고 있다. 자갈이 깔린 앞마당에 주차를 하고 주차된 차량 대수를 살피며 후다닥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혹여나 있을 대기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발걸음이다. 홀은 입식, 룸은 좌식으로 돼 있다.기본 찬으로 파절이, 다시마와 멸치젓갈, 명이, 양파, 콘샐러드 등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나온다. 둥근 삼절 접시에 쌈장, 참기름장, 마늘을 담아 개인마다 주는 것도 처음 갔을 때 인상적이었다.이 집의 시그니처 반찬은 다시마와 멸치젓갈로 멸치젓갈을 다시마에 싸서 먹으라고들 하는데, 개인별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다소 어린이 입맛인 필자에게는 콘샐러드가 취향 저격이다.고기 메뉴는 안창살, 대천생스페셜, 생갈비살 등 세 가지다. 안창살은 그날 분량이 빨리 소진될 때가 많다. 고기는 얇고 반듯하게 썰어서 나오는 게 아니라 큼직·뭉텅하게 썰어 나온다. 숯불에 닿아 숯 향이 배고 육즙이 가득해진 고기는 군침이 돌게 하고 빠른 젓가락질을 자극한다.고기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도 이 집의 별미다. 된장찌개 때문에 가고 싶기도 하고, 기운이 빠질 때 떠오르는 집이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경산 서상동에 위치한 대천숯불황우촌의 대천생스페셜.
2022.09.16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안시프랑스'…겉은 바삭 속은 쫄깃 색다른 식감 자랑하는 모찌꼬
'입맛' 까다로운 회사 선배가 인정한 빵집이 있다.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 인근에 위치한 '안시프랑스'. 크기는 아담하지만 내실 있는 베이커리 카페다. 안시는 프랑스 남동부 오트사부아주(州)의 주도이자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제빵실을 갖춘 빵가게란 걸 직감할 수 있다. 노릇노릇 구워진 빵들은 엔티크 가구 위에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올리브 치아바타, 앙버터, 올리브 식빵, 트리플 치즈 식빵, 크림 모찌, 캄빠뉴, 살구크림치즈 바케트, 각종 쿠키 등 저마다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낸다.빵은 오전 10시30분부터 종류에 따라 차례대로 구워져 나온다. 천연 발효종(르방)을 만드는 데 일주일, 반죽하고 숙성하는 데 1~2일, 빵이 나오기까지 대략 열흘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메뉴 대부분이 건강식이다. 거의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쓴다. '건강한 빵'은 안시프랑스의 모토다. 직접 음식을 먹어보면 주인장의 정성이 느껴진다. 빵에서 인공적인 이스트의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식감 좋은 잡곡 샌드위치와 깊은 맛을 내는 감자수프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호두가 든 '모찌꼬'가 인기가 많다. 씹는 맛이 색다르다. 겉은 바싹하면서 속은 쫄깃쫄깃한 떡 같은 식감이다. 크랜베리와 무화과가 조화를 이루는 캄파뉴, 입안 가득 크림치즈 맛을 느낄 수 있는 모찌도 만족감이 높다. 다양한 빵 종류 외에 샐러드는 물론 커피·차·요거트·모히또 등 음료도 준비돼 있다.건강한 빵과 함께 한적한 여유를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이 집을 추천한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식감 좋은 잡곡 샌드위치와 깊은 맛을 내는 어니언 감자수프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플레이팅 도마 위 빵은 앙버터.
2022.09.02
[대구 맛집] 대구 서구 '궁중삼계탕'…팔팔 끓는 삼계탕에 능이 한가득…깔끔하고 담백
대구시 서구청 뒤편 평리 1동에 자리한 '궁중삼계탕'은 소문난 동네 맛집이다. 30년 전통의 이곳은 유명 맛집은 아니지만, 한번 맛을 본 사람은 단골이 되고 만다. 궁중삼계탕의 가장 큰 매력은 연한 닭고기와 시원한 국물이다. 닭 속에 있는 밥과 한약재도 부드러운 편이다. 퍽퍽하지 않고 쫄깃한 닭고기의 식감 역시 일품이다.메뉴는 모두 닭고기로 구성된다. 여덟가지 종류의 삼계탕과 찜닭, 닭볶음탕, 똥집 튀김이 전부다. 그중 능이 삼계탕은 이 집의 대표 메뉴로 꼽힌다. 능이 삼계탕을 주문하자 똥집 튀김과 깍두기, 고추 등 기본 반찬과 함께 뚝배기에 담긴 시원한 삼계탕이 나온다. 팔팔 끓는 삼계탕 국물 안에는 능이가 한가득이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뜨자 특유의 능이 향이 혀끝을 자극했다. 조리가 끝나기 2~3분 전 능이를 넣어 국물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삼계탕에 주로 쓰이는 5호 닭으로 조리해 먹기에도 그만이다. 가격은 1만4천원에서 2만원 사이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이균식 궁중삼계탕 대표는 "삼계탕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손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니 어느덧 3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며 "힘닿는 데까지 가게를 운영해 단골들의 사랑방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대구시 서구 평리동에 위치한 궁중삼계탕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능이 삼계탕은 연한 닭고기와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2022.08.26
[대구 맛집] 대구 북구 '도휴'…'레몬크림새우' 입 안 가득 퍼지는 상큼·달콤·고소함
기자는 몇 년 전까지 새우를 먹지 못했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사라지고 기회가 있다면 새우를 먹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중식당에 가면 메뉴판을 슥슥 넘겨본다. 새우 요리를 주문하기 위해서다. 대구 북구 연경동의 중식당 도휴에서도 마찬가지다. 도휴에서는 레몬크림새우를 주문했다. 도휴의 레몬크림새우는 달콤하고 바삭했다. 통통한 새우를 잘 튀겨 크림소스를 듬뿍 얹었다. 튀긴 쌀알을 얹고 호두도 곁을 함께 한다. 상큼함, 달콤함, 고소함이 담긴 한 접시다. 새싹잎과 말린 자몽과 레몬을 올려 보기에도 좋다.함께 주문한 짜장면과 짬뽕은 '좋은 쪽으로' 무난했다. 매콤한 칠리새우도 있다니 다음엔 그 메뉴를 주문할 예정이다. 밑반찬은 양파볶음인 쨔샤이와 단무지이다. 차를 주전자에 담아준다. 쨔샤이와 생수 대신 차를 내주는 중식당을 좋은 중식당의 기준으로 보는 이도 있으니 참고하시라.도휴는 직장인이 점심시간에 후딱 짜장면 한 그릇 먹고 나올만한 그런 느낌의 중식당은 아니다. 메뉴판을 보면 영락없는 중식당이지만, 인테리어만 본다면 카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하얀 벽과 나무로 된 식탁과 의자가 깔끔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대도 낮진 않다. 백화점의 고급 중식당이나 ○○성 같은 이름을 한 정통중식당이 부담스럽다면, 세련된 중식당 도휴를 방문하길 권한다.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주차는 동네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길가에 눈치껏 하면 된다. 연경동에는 프랜차이즈부터 개인카페까지 후식을 즐길 곳도 꽤 많은 편이다. 도휴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냇가도 있으니 걸어도 좋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대구 북구 연경동 중식당 '도휴'의 특미 레몬크림새우.
2022.08.12
[대구 맛집] 대구 대봉동 '라멘집 아저씨'…맑게 우린 닭 육수, 풍미 가득 '시오라멘'
서울 마포구 일대는 라멘의 성지이자 격전지로 불린다. 일본 라멘을 최대한 정교하게 재현해 내는 식당은 물론 한국식으로 풀어내는 식당,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라멘을 내는 곳까지 다양하다. 어떤 집은 십수 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사랑받기도 하지만, 또 어떤 집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야 하는 냉정한 동네다.대구는 아직 라멘 전문점이 부흥하지 못한 도시다. 이미 많은 식당이 있으나, 예상 가능한 맛에 그치거나 재료의 품질에 아쉬움을 갖게 되는 경험이 허다하다. 다행히 최근 대구에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라멘 전문점들이 나타나고 있다.중구 대봉동 김광석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마주한 '라멘집 아저씨'는 특이한 외관부터 묘한 호기심을 끄는 곳이다. 사장 안수홍씨는 격전지 마포구를 주름잡다가 현재는 전남 무안군으로 둥지를 옮긴 '스승님'에게 배운 맛을 재해석해 내놓고 있다.라멘집 아저씨에선 시오라멘을 반드시 맛봐야 한다. 소금으로만 간을 하는 시오라멘은 돈코츠라멘, 미소라멘 등 강한 양념을 하는 라멘보다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의 시오라멘은 깨끗하게 우려낸 닭 육수를 기본으로 은은하지만, 단단한 풍미를 자랑한다.적당히 삶아낸 면은 식감과 맛 모두 뛰어난데 양도 넉넉하다. 비빔면 2봉지는 거뜬한 기자도 포만감을 느낄 정도지만, 그래도 부족한 이는 따로 준비된 밥솥에서 얼마든지 밥을 가져다가 남은 육수에 말아 먹어도 좋다.안 사장은 "아직 대구는 라멘 식문화가 발전할 가능성이 큰 도시다. 앞으로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라멘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라멘집 아저씨의 대표 메뉴 시오라멘.
2022.08.05
[대구 맛집] 삼송1957 와인비스트로…삼송빵집 대표가 내놓는 '겉파속쫀' 독일식 족발
돼지다리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고기 부위다. 한국의 돼지족발, 독일의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 중국의 홍샤오주티(紅燒猪蹄), 스페인의 하몽, 프랑스의 피에드 코숑, 체코의 콜레뇨, 오스트리아의 슈텔체, 폴란드의 골롱카, 필리핀의 크리스피 파타, 태국의 카오카무의 공통점은 돼지다리 요리라는 것.삶고, 찌고, 조리고, 튀기고, 굽는 등 조리방식과 부재료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특유의 부드럽고 구수한 식감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이 중 슈바인스학세는 유럽의 대표 돼지족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독일어 슈바인(Schwein·돼지)과 학세(haxe·발목 위 관절)의 합성어인데, 이 요리가 유명해진 건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 안주로 등장한 덕분이기도 하다.슈바인스학세는 일명 '만화고기'라 불린다. 프랑스, 중국과 달리 발굽은 사용하지 않는다. 족발 염지 작업 후 흑맥주, 양파, 사과, 캐러웨이 시드, 월계수 잎 등을 넣고 삶은 다음 오븐에 구워내 '겉파속쫀(겉은 파삭하고 속은 쫀득)'한 게 특징이다.대구에도 최근 몇 년 새 슈바인스학세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생겼다. 이 중 지난 5월 대구 수성못 부근에 문을 연 '삼송1957 와인비스트로'의 슈바인스학세는 독일 정통 족발 맛에 가깝다. '마약빵'으로 잘 알려진 박성욱 삼송빵집 대표가 지난 5월에 론칭했다.와인비스트로의 셰프가 서울에서 메뉴컨설팅을 받고 와서 자신 있게 내놓았다. 슈바인스학세(4만5천원)를 맛보려면 4시간 이상 걸리기에 하루나 한나절 전 예약이 필수다. 고기완자인 크뇌델 대신 감자튀김이 나오고 곁음식으로는 족발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묵은지오일파스타가 괜찮다. 글·사진=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대구 수성못 인근 삼송1957와인비스트로에서 맛볼 수 있는 독일 정통 돼지다리 요리 '슈바인스학세'와 한국식 '묵은지오일파스타'.
2022.07.29
[대구 맛집] 대구 서구 '소소식당'…입맛 돋우는 '카라이돈카츠' 매콤한 맛에 중독
깔끔한 분위기, 맛있는 음식, 친절한 가게 주인이 있는 음식점은 언제나 자주 찾게 된다. 더불어 가성비까지 좋으면 단골집으로 안성맞춤이다.대구 서구 내당동 내당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있는 '소소식당'은 계속 가고 싶은 음식점이다. 화이트 계열의 깔끔한 가게 내부는 음식의 맛을 기대하게 만든다. 음식 주문 즉시 사장님이 직접 담근 피클과 단무지가 나온다. 피클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이곳에서는 규동, 가츠동, 김치나베, 날치알크림우동, 카레카츠 등 다양한 일식을 즐길 수 있다. 돈가스와 덮밥에 들어가는 카레, 각종 소스는 모두 사장님이 손수 만든다.이 중 매콤한 맛의 '카라이돈카츠'는 중독성이 강한 메뉴다. 양배추, 양파가 들어간 소스는 입맛을 돋우면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소스에 돈가스를 푹 찍어 먹으면 제격이다. 또 매콤한 소스에 밥을 비벼 돈가스와 한입 가득 먹으면 맛의 깊이를 더욱 느낄 수 있다. 새우, 날치알, 베이컨 등이 들어간 '날치알크림우동'도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다. 우동면의 쫄깃함과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식감 진한 크림소스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대부분 메뉴는 8천500원으로 가격 또한 착하다. 바 테이블도 있어 '혼밥'도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일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까지다. 배달 앱을 통해서도 소소식당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황태규 사장은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소소식당의 대표 메뉴 '카라이돈카츠'.
2022.07.22
[김천 맛집] 경북 김천 '아버지와 자전거'…향긋한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여행자의 힐링쉼터
경부고속도로 김천IC에서 직지사로 향하는 한적한 도로 한편에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가 하나 있다.알록달록 색이 칠해진 2층짜리 목조 건물. 주변에는 폐자전거 프레임으로 만든 울타리와 은은한 조명이 설치돼 있다. 체인으로 만들어진 손잡이를 젖히고 들어간 카페 내부는 온통 자전거 부품을 재활용한 장식품으로 가득하다.'아버지와 자전거'의 사장 박용완씨는 1967년부터 부친이 운영했던 '복전 자전거 수리점'을 리모델링해 카페를 만들었다. 손때 묻은 장비, 벽화와 글귀를 보고 있으면 50여 년간 이곳에서 일했던 아버지를 그리는 아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본업이 조각가인 박씨는 아버지가 병상에 계실 때부터 손수 카페를 개조했다.2층으로 올라가면 작은 무대에 각종 악기, 음향 장비가 마련돼 있다. 여기서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연말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를 초청해 자선 공연도 개최하고 있다. 곳곳에 배치된 자전거 부품, 공구로 만든 장식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아늑한 분위기에 향긋한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수제청으로 제조한 차도 별미다.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 보면 카페의 마스코트 아기 고양이 '장화'가 다가와 조용히 머물다 가곤 한다.박용완 사장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담아 카페를 만들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공감하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국토종주를 하는 어린 학생, 색다른 경험을 찾는 여행자 모두가 편하게 머물다 가는 '징검다리' 같은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경북 김천 대항면에 위치한 카페 '아버지와 자전거'.
2022.07.15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열무밭에돈'…겉바속촉 삼겹살·새콤달콤 열무무침 환상의 조합
'한국인의 소울푸드' 삼겹살은 웬만해선 독특한 맛을 내기 어렵다. 적당한 품질의 고기와 각종 채소, 겉절이만 있으면 평균 이상의 맛은 보장되기 때문이다. 항상 우리 곁에 있는, 우리를 위로해주는 음식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도 삼겹살 전문 식당 못지않게 구워 먹을 수도 있다.하지만 대구 수성구 상동에 있는 삼겹살집 '열무밭에돈'은 다르다. 상호에서부터 느껴지듯 열무와 돈(豚)을 취급하는데, 품질 좋은 고기에 여름철 대표 식재료 열무를 더해 식감을 돋운다. 열무밭에돈에선 '1, 2, 3' 원칙이 적용된다. 첫째, 1등급 한돈을 사용한다. 이어 품질 좋은 한돈을 2℃ 냉장 보관하고 3일간 숙성하는 것이 맛의 비법이다. 정성이 담긴 과정을 거쳐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육즙 가득한 삼겹살이 식탁 위로 올라온다. 고기를 주문하면 열무무침과 열무김치, 장아찌 등 밑반찬이 나오는데 이 집의 시그니처다. 특히 열무무침은 빨간 색감의 일반적인 무침과는 다소 다른 '맑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어린 열무 잎을 새콤달콤하게 무쳐 내놓는다. 고기와 함께 싸 먹으면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신선한 채소를 먹고 있다는 마음의 위로는 덤이다. 분이열무국수, 열무비빔국수, 열무비빔밥 등 열무를 활용한 식사메뉴도 판매한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궁합이지만, 고기를 다 먹고 난 뒤 먹어도 속이 개운해진다. 생일을 맞아 가게를 방문하면 국수를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참! 열무밭에돈은 직원이 고기를 구워준다.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은 고기라 더 맛있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열무밭에돈'의 구운 삼겹살과 열무비빔국수.
2022.07.08
[대구 맛집] 대구 가창 슬로우…통창 풍경·감미로운 음악·이국적 커피…3박자 갖춰
사진 찍기 좋은 카페가 대세다. 이런 카페의 공통점은 사람이 많이 붐빈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런 카페에 사람이 몰려 시끌벅적한 상황을 보고 '도떼기시장' 같다고도 한다.대구 가창 카페 '슬로우'는 이름 그대로 시간이 느릿느릿 흐르는 듯한 고즈넉한 카페다. 대구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지만, 조용한 분위기가 이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온실처럼 생긴 건물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바깥 풍경이 한 번에 눈에 들어온다. 카페 한쪽에는 오디오 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감미로운 음악을 풍부한 음질로 즐길 수 있다.슬로우에선 핸드드립 커피와 자주 접하기 어려운 커피·음료 메뉴를 만날 수 있다. 고민 끝에 이름부터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마자그란(Mazagran)'을 시도해봤다. 메뉴에는 마자그란을 '레몬즙을 넣어 만드는 상큼한 포르투갈식 커피'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소 독특한 조합에 의구심을 갖고 빨대로 빨아 마셨다. 처음에는 레몬즙의 맛만 느껴지나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레몬의 신맛과 커피의 쌉쌀한 맛이 독특하게 뒤섞였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묘한 청량감이 느껴지는 커피였다. 새로운 맛의 음료를 시도하는 게 어렵더라도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핸드드립 커피도 있다. 원두 종류는 에티오피아 아리차 G1·벤사케라모·시다모, 과테말라 등이 있으며, 가능한 원두 종류를 메뉴판에 표시해 놓았다. 이외에 카푸치노 등 보통 카페에서 자주 보는 커피 메뉴도 정성을 들여 준비한 티가 난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슬로우'의 아이스 카페라테, 마자그란, 아이스크림, 카푸치노.(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2022.07.01
[경주 맛집] '감포 1925' 100년 된 목욕탕 개조한 이색 카페
1925년 건립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이색적인 카페 ‘감포 1925'<사진>가 새로운 카페명소로 떠올랐다. 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 시원한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안길 어촌마을의 좁은 골목길에 있는 목욕탕이 이색적인 카페로 변신했다.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목욕탕 ‘해천탕’을 지역주민과 청년들이 개조해 지역문화복합공간으로 꾸몄다. 메뉴도 감포 바다가 떠오르는 ‘부표라테’, 감포의 명소를 이용한 ‘송대말의 오후’ ‘고아라의 아침’ 등으로 정겨움이 묻어난다. 카페의 진동벨은 목욕탕 옷장의 열쇠를 활용했다. 목욕탕 입구에서 요금을 받았던 창문, 지금 보면 좁기만 한 남탕과 여탕, 큰 글씨로 표기된 옷장, 내부 벽의 타일과 창문 등은 레트로 감성이 묻어난다. 색다르고 신선한 감각에 재미까지 더해져 금세 입소문이 났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2022.06.24
[대구 맛집] 대구 중구 커피 리터러시…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그 자리서 갈아 풍미 가득
커피의, 커피에 의한, 커피를 위한 공간. 커피에 제대로 진심인 박성찬(33) 대표가 10년 가까운 경력을 갈아 넣어 올해 초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인근에 문을 연 '커피 리터러시(coffee literacy)'다. 메뉴 중 커피는 필터커피, 카페라테, 크림라테 3가지가 전부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습관처럼 찾는, 점심 식사 후 버릇처럼 집어 드는 그렇고 그런 커피가 아니다. 필터커피를 주문하면 박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그 자리에서 갈아 필터에 담은 뒤 향을 맡는다. 이후 물 성분 체크를 거쳐 추출에 적합한 적정 미네랄 조성이 맞추어진 물을 끓여 커피를 내린다. 그 다음 숟가락으로 소량의 커피를 담아낸 뒤 슬러핑(slurping)한다. 마치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커피를 자신의 입안으로 뿌리며 맛을 평가하는 것. 이 과정을 거쳐 자신이 정한 기준에 합격하면 그때 손님에게 내놓는다. 마치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치는 듯한 과정을 거쳐 커피가 손님 앞에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3분 정도. 메뉴는 단출하지만, 사용하는 원두는 7~10일 사이로 바뀌는 덕에 이때마다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또 조만간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직접 로스팅한 원두도 판매할 계획이다. 가게 이름을 '리터러시'로 정한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커피를 제대로 알고 이해한 뒤 고객에게 내놓겠다는 의지, 그리고 전문가가 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배우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을 연 지 반년도 안됐지만, 이곳은 '공간'보다는 '커피자체'를 제대로 알고 즐기려는 이들이 '추앙'하는 공간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렇다고 이곳을 찾는 이들은 이곳의 커피가 정답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박 대표를 포함해 이곳을 찾는 모두가 여전히 커피를 배우면서 즐기는 중이어서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인근에 올해 2월 초 문을 연 커피 리터러시(coffee literacy)의 박성찬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내리고 있다.
[대구 맛집] 달성군 돈까스클럽…자체 개발 소스로 입맛 잡아…모든 재료 국내산
어느새 서민의 품속까지 파고든 돈가스는 돼지고기의 균형적 소비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등심이나 안심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삼겹살에 편중된 돼지고기 소비형태에 하나의 해답으로 인정받고 있다. 남녀노소가 좋아해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먹게 되는 돈가스. 실패할 일 없는 외식을 선택할 때 꼭 머릿속에 오르내릴 뿐 아니라 정말 맛있는 집을 찾아내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돈까스클럽'. 이곳은 유러피안 스타일의 카페테리아 분위기를 연출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손님들 사이에선 가성비 좋은 양식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화원의 대표 맛집으로 통한다. 주메뉴는 돈가스와 화덕피자, 스파게티, 스테이크 등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엄선된 1등급 한돈을 두드려 만든 '왕돈가스'는 1만900원, 옥수수콘을 곁들인 '추억의 경양식 돈가스'는 9천900원이다. 양도 넉넉하다.순수 유명 국내 돼지고기만을 사용하는 이 돈가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고기요리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특유의 소스로 미감을 마무리하는 요리는 음식을 가리는 비위 약한 이들의 입맛까지도 가볍게 돌려놓는다.고기뿐만 아니라 모든 재료를 순수 국내산만 사용하면서 국내 유명 최고급 쌀과 인근에서 재배한 채소들로 직접 조리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정식에 딸려 나오는 우동국물은 한국인 국물 문화와 맞아떨어져 소화를 돕고, 샐러드도 새콤달콤해서 맛이 좋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돈까스클럽' 대표 메뉴인 왕돈가스.
2022.06.17
[대구 맛집] 대구 중구 경도미야꼬우동…맛도 분위기도 일본 현지에 온 듯…일식의 정석
일식 우동 및 가정식의 정석을 맛보려면 대구 대봉동에 위치한 '경도미야꼬우동'에 가보길 추천한다.경도미야꼬우동은 가게에 들어가는 순간 마치 일본 현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일본풍 소품과 그림 등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일본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경도미야꼬우동은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 우동 종류는 20개, 덮밥류는 30개에 달한다. 정식류와 볶음, 일품요리까지 포함하면 총 80여 가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더울 때 먹을 수 있도록 냉고기 우동, 냉유부 우동 등 냉메뉴도 판매한다.경도미야꼬우동에선 세트메뉴도 파는데 △고등어 미소조림과 새우튀김 △스키야키와 고로케 △소고기볶음과 연어구이 등 조합이 잘 어우러져 있다.음식은 일본 특유의 짠맛을 느낄 수 있게 간이 돼 있으며, 주문할 때 간을 조절할 수도 있다. 양은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하며 덮밥과 우동류는 곱빼기도 가능하다.가격대는 덮밥류 6천~3만3천원, 정식류 1만5천~2만3천원, 우동류 6천~1만6천원, 세트메뉴 1만7천원대로 점심 및 저녁 식사로 큰 부담이 없다.점심시간에는 돈가스 정식, 새우튀김 정식, 돼지고기 미소국 정식 등을 1만원 내로 판매한다. 때문에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점심 때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거나 혼밥을 즐기기 위해 자주 찾는다.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대구 중구 대봉동에 자리한 경도미야꼬우동의 세트메뉴 '소고기볶음과 연어구이'.
2022.06.10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20일까지 전공의 복귀해야"…전문의 취득 늦어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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