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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맛집] 대구 남구 대명동 '오무하무', 레트로 감성·두툼한 수제 '함박스테이크' 맛집
'함박스테이크(햄버그스테이크)'에 진심인 집이다. 얼마 전 처음 방문했는데 함께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던 일행 모두가 그 진심에 동의했다.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오무하무'다. 앞산 아래에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식당으로 옛 가정집의 목재를 그대로 사용해 인테리어를 해 놓아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자아낸다. 내부에 장식해 놓은 소품도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다.앞마당에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기도 한 이 가게의 주메뉴는 함박스테이크, 오므라이스, 파스타다. 곁들임 메뉴로 슈림프 감자튀김과 가라아게 샐러드도 준비돼 있다.함박스테이크는 이 가게의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앤티크 접시에 고기, 밥, 여러 채소와 함께 듬뿍 담긴 소스가 플레이팅돼 나온다. 그 플레이팅만으로도 우선 눈이 즐겁다. 고기는 완전 두툼하고 속이 꽉 찼다. 신선한 고기로 반죽부터 소스까지 당일 아침 수제로 준비한다고 한다. 고기 잡내가 없고 씹히는 식감이 있으면서도 육즙이 가득하고 부드러웠다.특히 이 집 함박스테이크의 포인트는 소스였다. 수제로 건강한 맛이 나면서도 오묘하고 고기·채소와의 궁합도 안성맞춤이었다.다만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전용 주차장이 없어 주차에 다소 불편을 겪을 수 있고,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어 대기해야 할 수도 있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앞산 '오무하무'의 함박스테이크
2023.05.12
[대구 맛집] 대구 교동 카페 '샌디 레이크', 튀르키예 전통 유크림 카이막 '천상의 맛'
카이막, 방송인 백종원이 천상의 맛이라 극찬한 튀르키예 전통 유크림이다. 원유를 데웠다 식히기를 반복하면 표면에 아이보리색의 유지방층이 생기는데 그것을 동그랗게 말아 만든다. 꿀과 함께 빵에 얹어 먹는다. 우유 단백질을 굳힌 치즈와 달리 지방을 응고시킨 것이어서 부드럽다.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카이막을 맛볼 수 있다. 2·28기념중앙공원 건너 교동상권에 위치한 카페 '샌디 레이크'가 그중 한 곳이다. 현지 카이막은 주로 물소 우유로 만들어 지방층이 두껍게 생성되지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일반 우유도 전처리를 한 것만 유통되기 때문에 만들기가 쉽지 않다. 찾는 사람이 많아져 수량 감당이 되지 않자 사장은 직접 기계를 만들었다. 이젠 무제한 생산이 가능하다. 손님들은 늦게 가면 맛보지 못하는 건 아닐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함께 올려주는 꿀도 특이하다. 현지 꿀에 비해 한국 사양꿀은 맛이 가벼운 편이어서 벌집꿀을 선택했다. 밀랍이 씹힌다는 점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빵은 매장에서 직접 굽는다. 고소하고도 산뜻한 카이막과 향긋한 꿀을 제대로 즐기려면 빵 맛이 강하면 안 되기 때문에 버터 없이 밀가루로만 구워낸다. 바게트 몇 조각과 작은 식빵을 함께 제공한다.튀르키예 전통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는 점도 이곳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제즈베라는 작은 주전자에 커피와 물을 담고 400℃까지 온도를 높인 모래에 올려 끓여낸다. 모래는 열전도율이 중요하고 한국에 없는 것이어서 수입해서 쓴다. 튀르키예 식이라면 커피 미분과 함께 커피를 마셔야 하지만 한국인 취향에 맞춰 필터에 내린 후 서빙한다.유지방이 분리될 수 있어 카이막 포장 판매는 하지 않는다. 연중무휴.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비정기 2~3일가량 문을 닫기도 한다. 휴무일은 SNS에 공지한다. 나은정기자 mercury@yeongnam.com튀르키예 전통 유크림 카이막(왼쪽)과 튀르키예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2023.05.05
[대구 맛집] 대구 중구 대봉동 '육즙',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직접 구워주는 고기 맛집
봄소녀가 새 풀옷을 입고 제 오셨던 계절. 그해, 그 계절을 나는 이렇게 추억하고 있다. 자가격리 중 창밖으로 넘어오는 봄 내음이 마음 말랑하게 살랑살랑 불어와 당장이라도 문을 박차도록 속삭이던 계절이었다.일주일 간격으로 각자 자가격리를 마친 봄소녀와 기자가 찾아간 곳은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길에 있는 고깃집 '육즙'이다. 반복된 삼겹살 모임을 벗어나 새로운 부위를 탐해 공들여 찾은 가게였다. 혹시나 싶어 찔러본 자가진단 키트에 '양성'이 뜨면서 계획된 일정은 보름간 미뤄졌지만 애써 찾은 보람이 있었다.이름값을 한다고 표현하면 모자람도 보탬도 없다. 나온 고기는 직원이 직접 구워준다. 마치 육즙을 가두듯 달아오른 불판에 겉면부터 익히기 시작한다. 이윽고 마주한 '꽃목살'과 '항정살'을 입안에서 터뜨리면 맛이 흘러나온다. 예민한 입맛을 가지진 않았지만 부위별로 확연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풍미를 가득 품은 육즙은 매 순간 입안을 즐겁게 한다. '본삼겹'과 '삼겹살' 메뉴도 있어 다양한 취향에 맞출 수 있다.상차림을 할 때 유독 눈에 띄는 점은 플라스틱 통에 담겨 나오는 '김'이다. 바다향을 품은 김에 싸 먹으면 서로 다름에 끌리듯 즐거움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각종 밑반찬과 소스를 차례로 곁들여 먹으면 물릴 틈 없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맛있는 조합을 찾는 재미까지 더할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김치찌개는 술꾼들의 발걸음을 재차 재촉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틈틈이 털어 넣은 술에, 성큼 다가온 봄에 어느새 취한다.다신 오지 않을 계절, 추억하는 유일한 방법. 그날에 느꼈던 오감을 힘껏 떠올려본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대구 중구 대봉동 '육즙'의 대표 메뉴인 '꽃목살'과 '항정살'.
2023.04.28
[대구 맛집] 팔공산 '나들목 버섯&코다리', 매콤달콤 코다리찜과 돌솥밥…건강한 한 끼
팔공산 동화사 인근, 자동차극장 씨네팔공산 바로 맞은편에 '나들목 버섯&코다리'가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이 식당, 가보기로 한다.코다리는 명태를 반쯤 말린 것인데, 점포명처럼 코다리찜<사진>이 이 집의 대표메뉴다. 우선 비주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빨간 소스를 입은 코다리찜 위에 흰목이버섯이 구름처럼 떠 있다. 소스부터 작게 한술 떠서 맛본다. 달다. 그러나 끝 맛이 매콤하다. 계속 먹으면 땀이 주륵 짧게 흐를 정도로 적당히 긴장감을 주는 매운 맛이다. 젓가락으로 가볍게 살을 발라 입에 넣는다. 부드러운 살에 달고 매콤한 소스가 잘 뱄다. 잘 바른 살점에 통마늘 한쪽과 흰목이버섯이 한입에 들어가면 기가 막힌다. 입안 가득히 우적우적 씹는 느낌이 부족하다면 밥과 함께해도 훌륭하다.밥도 특별하다. 코다리찜은 돌솥밥과 함께 나온다. 잡곡밥에 콩과 은행을 넣어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주문과 함께 작은 압력솥에 그대로 조리돼 맛이 지나침이 없다.이 나들목 식당에는 코다리찜은 물론 다른 메뉴가 많다. 능이소고기버섯전골도 우수하다. 향긋한 버섯 내음에 소고기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다. 국물이 붉지만 맵지 않고 적당한 칼칼한 맛을 준다. 순두부도 깔끔하다.정문으로 들어오면 '청국장 만드는 곳'이라는 팻말이 작게 보인다. 말 그대로다. 이 식당에서는 청국장을 직접 만든다. 판매도 하니 참고하길.나들목 버섯&코다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다. 가게 옆 공터에도, 지하에도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식사를 마치고 산책하기에도 일품이다. 인근엔 카페도 있고 안전테마파크도 있다. 팔공산 분수대광장까지 걸어도 충분히 좋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대구 팔공산 '나들목 버섯&코다리'의 코다리찜.
2023.04.14
[대구 맛집] 대구 북구 산격동 '원조어탕', 꽃샘추위에 딱…칼칼하고 걸쭉한 어탕수제비
포근한 봄이 뜨거운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 이따금 '아직은 춥나' 하는 서늘함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봄비가 날리는 날엔 꽤 두꺼운 외투를 챙겨 나서기도 한다. 그리고 이럴 땐 빨갛고 걸쭉한 어탕수제비가 확 당기기도 한다.대구 북구 산격동의 엑스코를 지나 음식점이 모인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원조어탕'을 발견할 수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직장인들이 모여들어 줄을 서야 할 수도 있지만, 회전율이 높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외관이 다소 허름하더라도 '노포'란 무릇 옛 향기가 나야 하니 안심하도록 하자.메뉴는 단순하다. 상호처럼 어탕을 베이스로 어떤 형태의 밀가루를 함께 끓이냐에 따라 칼국수, 수제비, 만두탕으로 나뉜다. 걸쭉한 국물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맑은 해장국이 있다. 여럿이서 방문한 이들을 위한 왕새우튀김과 빙어양념튀김도 준비돼 있다.칼국수를 좋아한다면 어탕칼국수에 도전해도 좋겠지만, 원조어탕의 주력 메뉴는 손수제비다. 수제비는 설익으면 입맛을 버리고, 너무 익히면 힘없이 퍼져버린다. 원조어탕은 수제비를 큼지막하게 끊어내면서도 절묘한 익힘 정도를 자랑한다. 어탕과의 비율도 좋아서 수제비를 건져 먹은 뒤에 반 공기만 담아주는 밥을 슬쩍 말기에 적당하다. 주방장의 솜씨가 어찌나 좋은지 밑반찬까지 투정 없이 긁어먹게 된다. 오전 8시30분부터 장사를 하니 아침 일찍 해장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매주 일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므로 헛걸음하지 않길 바란다. 글·사진=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대구 북구 산격동 원조어탕의 손수제비.
2023.04.07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중동 '논픽스', 힙한 가게의 시그니처 '생면 파스타' 감칠맛 가득
'힙(Hip)한 장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힙한 장소란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진 장소를 뜻한다. 젊은 층 사이에선 인스타, 페이스북 등 SNS 상에 힙한 장소에 다녀온 인증샷을 남기는 게 유행이기도 하다. 대구 수성구 중동 들안길 입구에 위치한 '논픽스(NON-FIX)'는 힙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음식점이다. 논픽스는 화려한 외관 인테리어로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부 역시 다양한 조명으로 가게의 분위기에 멋스러움을 더한다. 바닥에 나열된 다양한 술병들, 의자, 거울 등은 힙한 가게 분위기에 잘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가장 핵심은 바로 '맛'이다. 논픽스의 대표 메뉴는 '생면 화이트 라구 파스타'다. 풍부한 허브, 다진 고기와 야채, 직접 우려낸 감칠맛 나는 닭 육수로 만든 소스와 생면으로 구성된 파스타는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또 꽃잎 등으로 이뤄진 플레이팅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파스타 면이 '생면'으로 이뤄져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다진 고기가 포함된 소스와 쫄깃한 생면을 한입 가득 떠먹으면 라구 파스타만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파스타 가격은 2만5천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그러나 한번 맛보면 포크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이외에도 트러플 오일 파스타, 카프리제 샐러드 등도 대표 메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밤 10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30분~5시30분)며 월요일은 정기휴무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논픽스 대표 메뉴인 '생면 화이트 라구 파스타'.
2023.03.31
[대구 맛집] 대구 만촌동 텐동 맛집 '고미텐', 日式 튀김요리의 진수…평일에도 웨이팅 필수
최근 코로나 빗장이 풀리고 일본 여행을 짧게 다녀왔다. 여행을 즐겁게 하는 건 바로 식도락이다. 이전에 비해 엔화 환율도 낮아져 부담 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일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가끔 일본 음식이 생각날 때가 있다. 특히 갓 튀겨낸 바삭바삭한 식감의 '덴푸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멀리 가지 않아도 제대로 된 일본식 튀김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추천한다.수성구 만촌동에 위치한 '고미텐'은 덴푸라를 얹은 덮밥 '텐동' 맛집이다. 평일에도 웨이팅은 필수다. 식당 내부는 작지만 아늑한 분위기다. 길쭉한 주방을 둘러싼 일자형 테이블에 앉으면 기다린 식사가 제공된다. 밥을 소량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 시간이 더 소요되지만, 정성이 더해진 만큼 찰지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새우, 닭가슴살 혹은 생선, 한치, 계절채소 튀김이 제공되는 '고미텐동'이 대표 메뉴다. 장어, 새우, 채소 등 선호하는 주재료를 담은 메뉴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다채로운 튀김을 한꺼번에 먹어보고 싶다면 '스페셜 텐동'을 주문하면 된다. 술을 곁들이고 싶다면 덴푸라와 돈가스, 가라아게(일본식 닭튀김) 등 사이드 메뉴를 안주로 더하면 제격이다.먹는 방법은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텐동을 먹을 때 나름의 순서가 있다. 튀김은 함께 제공되는 접시에 따로 담는다. 눅눅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후 반숙계란 튀김을 터뜨려 노른자가 밥에 스며들게 하고 소스와 함께 비빈다. 이제 튀김을 올려서 함께 맛보면 된다. 와사비를 적당량 덜어 첨가하면 더 좋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고미텐 스페셜 텐동
2023.03.24
[대구 맛집] 대구 범어동 '퍼틴 범어', 베트남 본토의 맛…대표 메뉴는 직화쌀국수
대구 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근처 골목을 걷다 보면 이국적인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파란 대문과 널찍한 창, 알록달록한 전등이 걸린 야외 테라스가 바쁜 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치 베트남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바로 '퍼틴 범어'다. 퍼틴은 50년 전통의 하노이 3대 쌀국수 집으로, 하노이까지 가지 않고도 대구에서 그 맛과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대표 메뉴는 직화쌀국수다. 12시간 이상 사골을 직접 끓인 진하고 깊은 육수에 불맛을 입힌 소고기가 함께 어우러진 메뉴다. 같이 나오는 홍고추를 더하면 '해장' 메뉴로도 제격이다. 취향에 따라 고수를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프리미엄 쌀국수를 고르면 진한 사골육수에 사태가 추가된 쌀국수가, 매운쌀국수를 고르면 빨간 육수에 매콤하고 깔끔한 쌀국수가 나온다. 곱창 쌀국수도 있다.쌀국수가 아니라도 '분짜'와 돼지갈비 덮밥인 '껌슝', 새우 볶음밥, 베트남식 부침개와 채소를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는 '반쎄오', 통새우 등을 말아 튀긴 만두 '넴' 등도 맛볼 수 있다. 특히 탱글탱글한 새우살이 살아있는 '겉바 속촉' 새우너깃 '텃만꿍'이 맛있다.여름이 오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해 지는 예쁜 하늘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도 좋을 것 같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퍼틴 범어의 직화쌀국수와 매운쌀국수, 새우너깃인 '텃만꿍'.
2023.03.17
[청도 맛집] 청도 '파파중화요리'…얼큰 국물이 일품…기본에 충실해 더 깔끔한 짬뽕
중국음식점은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냥 좀 더 고급스럽게 나오는 중국음식점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패스트푸드처럼 주문하기 무섭게 음식이 나오는 걸 보면서 어느 가게나 다 음식이 똑같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그러던 중 만난 경북 청도군 '파파중화요리'는 요리의 기본을 잘 지키는 중국음식점이다. 식당은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중국음식점의 모습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주말 점심시간이기 때문인지 몇 안 되는 테이블이 꽉 차 있었다.짧은 대기 후 기본 메뉴라 할 수 있는 짬뽕과 간짜장을 주문했다. 짬뽕은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모든 재료가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특히 해물을 제대로 해감하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이물감이 없었다. 간짜장도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했다. 짬뽕과 마찬가지로 모든 재료를 제대로 손질한 티가 났다. 양파는 아삭아삭한 맛이 살아 있고, 고기도 두툼한 크기로 썰어 볶아내 씹히는 맛이 있었다.중국 음식을 먹고 난 후 느끼는 특유의 더부룩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파파중화요리의 장점이다. 아담한 식당이어서 주방과의 거리가 짧기 때문인지 모든 음식이 따뜻하게 나온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음식점에서 차돌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짜장면, 짬뽕보다는 기본 짜장면, 짬뽕을 선호한다. 여기에선 다른 메뉴를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았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파파중화요리의 짬뽕.
2023.03.10
[대구 맛집] 달성군 유가읍 '금산곰탕'…장작불로 고아낸 곰탕, 조미료 없어서 더 부드럽다
대구 달성군 유가읍 가태리에 위치한 '금산곰탕'. 인근 주택가인 테크노폴리스에서도 20분쯤 가야 나타난다. 논밭이 가득한 주변엔 그 흔한 식당조차 없다. 이런 곳에 장사가 되냐는 의문을 품고 찾는 이들이 많다. 뜨내기손님은 없다. 한 번도 찾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찾는 사람은 없단 말이 나올 정도로 곰탕 맛이 일품이다. 대표 음식은 1만3천원짜리 곰탕. 국내산 한우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곰탕을 고아 낸다. 작은 사기그릇에 담긴 곰탕은 수저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밑간이 안 된 국물은 심심하지만 평소 각종 조미료에 지친 혀의 미뢰를 부드럽게 정화해 주는 맛이다. 자극적인 맛이 필요하면 소금과 후추, 파, 청양고추 등을 입맛에 맞게 넣으면 된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둠수육도 잘나간다. 개운한 맛의 김치는 인상적이다.금산곰탕 오선아(69) 대표는 16년 전 '산속 곰탕집'을 꿈꾸며 현재 자리로 왔다. 최고의 곰탕을 끓여 내고자 200인분 대형 가마솥부터 걸었다. 장작불로 고아내는 전통 방식만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단 확신 때문이다. 시각적인 효과와 침샘을 자극하는 것은 덤이다. 초창기에는 인삼을 곰탕에 넣었지만 호불호가 갈렸다. 생각해 보니 답은 간단했다. 기본에 충실. 곰탕은 좋은 한우, 제대로 된 육수의 점도, 나쁜 굳기름 제거, 곰탕 맛과 병행된 묵은지와 깍두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삶아져 나온 각 부위 고기를 미리 잘 저며두는 것, 최대 승부처는 소머리·소양·우족·사골·꼬리, 이 다섯 부위를 어떤 비율로 어떤 화력으로 고아내는가에 있었다. 그녀는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만의 비법을 터득하게 됐다. 글·사진=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금산곰탕의 모둠수육.
2023.03.03
[대구 맛집] 대구 범물동 '진밭골 할매묵집'…할머니 손맛 담긴 묵밥 "한 사발 하실래예?"
고물가 시대에 맛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위치한 '진밭골 할매묵집'은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식당이다.이곳은 묵밥을 메인으로 한 백반집이다. 용지봉을 등산하는 이들이나 진밭골 근처에 사는 주민에겐 '소리 없이 강한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데 오래된 간판에 아담한 규모여서 한눈에 맛있는 식당이란 걸 알 수 있다. 나이가 지긋한 인근 어르신들이 점심·저녁식사 시간대에 자주 찾아 오래된 맛집임을 증명한다.이 식당은 묵채밥을 비롯해 청국장·순두부찌개·비지찌개·돼지찌개·칼국수·잔치국수 등 식사류와 파전·부추전·배추전·묵야채무침·두부야채무침·두부구이·제육볶음·명태찜 등 안주류를 판매한다.요즘처럼 추울 땐 비지찌개가 잘 나간다. 특별한 양념이 들어가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넉넉하게 들어간 비지는 물론 적절하게 넣은 돼지고기와 두부가 조화로운 맛을 낸다. 기본 반찬으로는 김치와 멸치볶음, 소시지, 콩나물무침, 콩자반 등이 그날그날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가벼운 식사를 원하면 잔치국수도 좋다. 자극적이지 않아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옛날 잔치국수 맛을 느낄 수 있다.날씨가 더워지면 손수 만든 묵이 들어간 묵채밥이 인기라고 한다. 여느 식당과 달리 쌀밥이 아닌 조밥이 같이 나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위치한 '진밭골 할매묵집'의 비지찌개.
2023.02.24
[대구 맛집] 대구 동구 '모닥 텍사스 바베큐'서 즐기는 미국 정통 바비큐 가정식
미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미국 음식'에는 유독 관심이 많다. 직접 가서 맛보지 못해서일까. 그중에서도 텍사스식 바비큐 가정식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다. 그러던 중 기자의 레이더(?)에 포착된 곳이 바로 대구 동구 신천동 '모닥 텍사스 바베큐'다. 2인 바비큐 세트는 풀드포크와 브리스킷, 져크 치킨 레그 등의 바비큐를 비롯해 코울슬로와 프렌치프라이, 참숯 고구마, 토마토 비프 스튜, 또띠아 등 사이드플래터로 구성돼 있다.먼저 나오는 양송이 수프와 샐러드로 위를 깨우고 나면 바비큐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2년 이상 숙성된 참나무로 훈연한 바비큐의 맛은 일품이다. 아무런 소스를 곁들이지 않으면 고기 그대로의 풍미를 느낄 수 있고, 또띠아에 코울슬로, 피클과 함께 싸서 스튜에 찍은 다음 한입 가득 베어 무는 것도 별미다. 바비큐를 즐기고 난 뒤 불에 구워먹는 마시멜로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모든 메뉴에서 셰프의 오랜 고심과 세심한 배려가 녹아 있음을 느낀다.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메뉴 개발 총괄 셰프를 지낸 조용철 공동대표는 미국을 수차례 드나들며 메뉴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 가정식 바비큐의 정통성을 그대로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근사한 한 상을 맛보면 마치 미국 남부에서 저녁을 먹고 온 듯한 착각이 든다. '한양 안 가본 놈 하고 한양 가본 놈이 싸우면 가본 놈이 못 이긴다'는 옛말이 있듯이, 미국에서 바비큐를 맛보고 온 사람과 이야기해도 주눅 들지 않으리라는 자신감마저 생긴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2023.02.17
[대구 맛집] 대구 수성구 '본전식당', 수육 한입, 문어 한입…촉촉한 재료 어우러져 풍미
맛나게 멋나게 코너를 준비할 때는 몇 날 며칠 동안 사진첩을 뒤적인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듯 이쪽저쪽으로 사진을 넘겨본다. 함께한 사람, 만남의 이유, 음식 맛, 당시 분위기. 차근차근 기억을 곱씹으며 그날을 다시 떠올려 본다.대구 수성구 수성동 '본전식당'은 몇 날 며칠 동안 곱씹어본 기억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 하나다. 한 친구와 서로의 맛집을 번갈아 가며 오가던 때가 있었다. 이번엔 내가, 다음번엔 네가. 술만큼이나 맛집에 일가견이 있던 친구에게 유일하게 인정받은 음식점이 본전식당이다. 까다로운 입맛과 지친 하루를 동시에 채워주는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본전식당 메인 요리는 '수육&문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장점이 아니라 두 재료가 함께 어우러져 풍기는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50㎏ 이하 국내산 암퇘지 갈빗살 부위를 삶아 만든 수육과 남해 돌문어 숙회는 본연의 맛을 가득 품고 있다. 감히 짐작해 보건대 질기지 않으면서도 촉촉한 육즙을 가득 품고 있는 그 순간을 잡아낸 조리 시간이야말로 오랜 시간 쌓여온 품격처럼 느껴졌다.백김치, 양파절임, 겉절이 등 함께 나온 밑반찬 또한 메인 요리 맛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갖추고 있다. 따로 또는 같이 먹는 다양한 조합으로 뜻하지 않은 맛과 식감을 추구할 수 있다. 메인 요리를 더 시키기 부담스럽다면 빈대떡과 손칼국수 등 조연을 불러와도 손색없다. 모든 음식이 정갈하면서도 꼭 품고 있어야 할 만큼 맛을 담고 있는 그곳이 본전식당이다.어느 식당을 가든 일단 사진은 잘 남겨놓고 볼 일이다. 맛에 기대어 그날 하루를 다시금 떠올려 본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본전식당의 메인 요리인 '수육&문어'. 두 재료가 함께 어우러져 풍기는 맛이 일품이다.
2023.02.03
[대구 맛집] 대구 중구 '리프버거', 부드러운 빵과 패티가 만나면 식어도 풍미 가득
개인적으로 '식어버린 버거'는 참 난감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빵도 패티도 따뜻해야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고, 그 특유의 풍미가 살아있으니까. 하지만 지난해 우연히 먹었던 다 식은 버거 한 조각의 맛은 달랐다. 버거의 온도와 상관없이 풍미가 남아있었고, 소스도 맛이 있었다.'리프버거'는 그렇게 식은 버거 한 조각 맛으로 찾게 된 버거집이다. 갓 나온 따뜻한 버거 맛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역시 기대했던 맛이었다.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 리프버거는 이미 시민들 사이에서 '신상 버거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쾌적하고 모던한 분위기가 손님을 반긴다. 가게 한쪽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시그니처 메뉴는 가게 이름과 같은 '리프버거'. 많은 이들이 대중적으로 좋아할 만한 맛을 찾기 위해 여러 연구 끝에 만들어진 버거라고 한다. 소고기 패티와 치즈, 토마토, 아이올리 소스가 부드러운 빵 속에 들어있는 버거로, 속 재료가 잘 어우러져 전체 맛은 깔끔하다. 특히 알싸한 마늘 향이 나는 아이올리 소스는 버거와 최고의 조합을 이룬다. 이 소스 때문에 리프버거를 찾는 손님들도 있다고. 세트를 시키면 감자튀김과 음료가 함께 나온다. 감자튀김도 특유의 감칠맛 때문에 인기 메뉴다. 감자튀김도 다른 곳보다 큼직하게 튀겨져 있어 버거와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리프버거 말고도 스모키바비큐버거, 하와이언버거, 베이컨치즈버거, 유러피안버거, 슈프림버거 등 다양한 버거가 있어 각자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대구 리프버거의 세트 메뉴.
2023.01.27
[대구 맛집] 대구 중구 '롤러커피', 달콤한 사탕수수와 함께 즐기는 부드러운 라테
커피와 커피 맛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그저 일상에서 커피를 자주 만나고 때로 그 향에, 그 맛에 흠뻑 취할 뿐이다. 특히 카페라테를 좋아한다. 커피와 우유가 한 잔에 어우러져 선사하는 부드러움과 고소함에 이끌리는 까닭이다.오래된 인쇄소가 남아 있는 대구시 중구 남산동 골목에 위치한 '롤러커피'는 라테를 좋아하고 쓰지 않은 커피를 선호하는 필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반월당역 인근 골목에 꽤 괜찮은 카페가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처음 가게 됐는데, 알고 보니 꽤나 유명한 커피 맛집이었다. 특히 라테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이 카페는 '가장 느리게 시간을 거스르는 빈티지'라는 콘셉트로 커피와 공간에 편안함을 제공하고자 하며,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제공한다.'커피 맛집'답게 갈 때마다 적잖은 손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메뉴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그리고 라테로 심플하다. 라테는 5oz, 7oz 중 고를 수 있다.주문을 하면 진동벨이 아니라 손때 묻은 동그란 나무 번호표를 주는데 정겹다.또한 이 카페에는 사탕수수가 비치돼 있다는 것이 여느 카페와 다른 점이다. 카페 측은 사탕수수는 롤러커피 라테와 함께 즐기면 더욱 맛이 좋다고 안내하고 있는데, 비치된 스푼으로 라테 위에 사탕수수를 한 스푼 넣어 먹으면 달달함이 추가된 맛이 기분을 업시킨다.가격도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는 3천500원, 라테는 4천원으로 무겁지 않다. 다만 골목 카페라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어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다. 글·사진=박주희기자 jh@yeongnam.com'롤러커피'의 라테.
2023.01.20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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