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형만능주의 시대…진정한 美는 도대체 뭔가

  • 박진관
  • |
  • 입력 2013-03-15   |  발행일 2013-03-15 제33면   |  수정 2013-03-15
“美 판단 본능적 기준 있다” “기준 정하는 자체가 反美的”
20130315
조선의 미인도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혜 원 신윤복의 ‘미인도’.
20130315
실제 양귀비의 초상화? 중국 외교부가 공식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양귀비의 초상 화. 양귀비가 살았다는 중국 황제의 별장 ‘당화청궁’에 걸 려있다.
20130315
서양 미인의 대명사 클레오파트라는 혼혈이었다? 2008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각종 조각과 사료를 토대로 3차원 입체 컴퓨터 작업을 통해 재현한 클레오파트라의 얼굴.

세계1위 성형대국. ‘성괴’(성형괴물)와 ‘의란성쌍둥이’(의사에 의해 만들어진 판박이 얼굴)라는 신조어가 있는 나라.

대한민국 여성에게 ‘예쁘다’는 말 이외의 칭찬은 칭찬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상냥하다’ ‘성격 좋다’ ‘명랑하다’라는 칭찬 앞에는 ‘너는 미인이 아니지만~’이라는 말이 숨겨져 있어 오히려 험담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럼 미인이 아니면 행복해 질 수 없을까. 그건 결코 아니다. 미(美)에는 일정한 조건이나 절대적인 규정이 없다. 미는 추상적이며 주관적이다. 남들이 자신을 미인이라고 생각해주지 않더라도 자신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면 미인인 것이다. 미스 ‘무엇’이 성공한 인생과 행복한 삶을 보장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구대비 성형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의 여성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유가 미에 대한 본능추구뿐만 아니라 취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우리사회가 ‘미모=경쟁력’이라는 편견과 외모주의에 경도돼 있다는 걸 방증한다. ‘여성은 분장으로 완성된다’는 의식이 팽배하는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레 늙어가는 얼굴을 방치하는 것은 게으르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삶으로 치부되고, 미의 기준은 바비인형 같이 왜곡·변질되고 있다.

칸트는 “미(美)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인간의 영혼을 유쾌하게 고양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상적인 미(美)는 시대와 지역, 문화에 따라 다르지만 매력에는 나름 공통점이 있다.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원장은 “여성의 외모를 보고 매력을 느끼는 원리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인간에게는 상대방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본능적 기준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표병관 몸과 문화 대표는 “미를 보는 관점이 보편적이고 획일적이라는 것은 편견을 넘어 폭력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미를 규정하는 잣대와 기준을 정하는 것 자체가 반미(反美)적이라는 것이다.

성형만능시대, 진정한 미는 무엇이며 우리시대 진짜 미녀는 누구일까.

이번호 위클리포유에서는 수년간 대구·경북미스코리아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민복기 원장의 시대별 미스코리아 통계자료를 소개하는 한편 미인의 기준과 변천사, 대구미인 등에 대해 알아봤다. 또 미인대회참가자를 작품으로 볼 것인가, 상품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보고, 지난해 미스코리아 대구 미(美) 출신으로 TBC대구방송국에 근무하는 조서연 기상캐스터를 인터뷰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