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의 음악세계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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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8   |  발행일 2014-11-28 제34면   |  수정 2014-11-28
도피적·몽환적 음색의 싱어송라이터…멤버간 교감위해 ‘원 테이크’ 녹음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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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호우는 대구보다 서울에서 더 잘 나간다. 3장의 앨범을 낸 그는 매번 음반을 낼 때마다 세션맨을 그의 친구로 품는다.

호우에겐 자랑스러운 기록이 있다.

‘원 테이크(One Take) 라이브 방식’의 녹음이다. 소위 과거 포크계의 선배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던 ‘원빵녹음’이다.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교감을 나누기 위해 하나의 녹음실에서 서로의 음감을 나누며 제작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근래에는 안정적인 사운드를 얻기 위해 이 방식으로 녹음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국내에서는 파트별 녹음 후 더빙과 편집으로 수차례 가다듬지만 호우는 곡의 처음과 끝을 반복하며 한 곡 한 곡을 끈질기게 연주하여 녹음하는 방식을 고수하였다. 순간의 감성을 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최근 세시봉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포크 1세대 송창식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2011년 4월 ‘사랑이야’도 그 방식으로 진행됐다.

호우는 ‘같이가자 주의자’이다.

음악은 결국 소통의 상징, 그러려면 혼자 즐겨선 안되고 함께 즐겨야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많은 호우의 음악적 동지가 나이를 초월해 피어났다.

이 친구들은 하나의 이름으로 묶기엔 만만찮은 경력을 지닌 실력파 뮤지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를 맡고 있는 이종교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음악 등을 작·편곡하며 활동해왔고, 언제나 그룹 내에서 건반이 없어 사운드에서 취약해지는 부분을 어쿠스틱 기타로 잘 표현하려 애쓰고 있다. 베이시스트 김성철은 2004년 록그룹 ‘신신버스’에서 활동하였고, KBS 폴리사운드(Poly-sound) 주최 1회 록경연대회에서 대상, 가수 T-MAX와 인순이 같은 대선배의 공연에 세션으로 참여하면서 알차게 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드러머 김명환은 국내의 쟁쟁한 재즈 뮤지션들과의 협연, 오사카 재즈 페스티벌 공연, 중국 상하이 뮤직 페스티벌 초청 등 15년 이상의 경력이 말해주는 감각파다.

지난해 나온 3집에선 또 새로운 세션 친구가 노래마다 가세한다.

재즈파크빅밴드 소속의 국내 차세대 트럼펫터로 떠오르는 트럼펫 배선용은 ‘내일생각’, 트롬보니스트 김신은 ‘시간이지나’, 색소포니스트 박승준은 ‘사랑을 해본 게 언제쯤인지’, 블루스기타리스트 찰리정은 ‘나무야’와 ‘자전거’, 라벤타나의 리더인 아코디언 주자 정태호는 ‘흐르는 강물’, 한국재즈 100개의 손가락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성기문이 피아노로 교감했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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