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마음도 훔쳤다…UAE 등 오일머니 대구 물산업으로 물대기

  • 최수경,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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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15 07:21  |  수정 2015-04-15 09:43  |  발행일 2015-04-15 제3면
석유개발사업에만 매달린 UAE
해수담수화·물관리 기술 등 관심
權 시장, 이스라엘과 협력 MOU
20150415
세계 물포럼 개최 사흘째인 14일 행사가 열린 대구와 경주에서는 모두 87개의 물 관련 세션이 열려, 지구촌이 당면한 물 문제 해결과 물의 미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물포럼에 모인 지구촌 지방 정부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대구·경북 물 행동(Water Action)’을 채택했으며, 엑스코에선 대구의 물산업 클러스터 육성 계획이 발표됐다. 이날 엑스코에서 열린 물포럼 특별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혁신적인 클러스터와 물 산업 개발이라는 주제 발표를 듣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물 관련 기업유치 등과 관련해 중동지역의 오일머니를 대구로 유입하는 프로젝트가 조금씩 가시권에 들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선 한계가 있지만 정부의 중동지역 투자유치 프로젝트와 보조를 맞추면 승산은 있는 것으로 대구시는 파악하고 있다. 일단 대구시는 이번 물포럼 때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고위급 관계자와 잇따라 만나 중동지역 투자유치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물 포럼 개최 사흘째인 14일 대구시는 물산업 선진국인 이스라엘 물산업클러스터(NewTech)와 물산업 육성 협력과 관련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 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MOU를 통해 △물산업정보 공유 및 워크숍 협력프로그램 실행 △양 지역 물산업클러스터의 잠재적 투자기회 발굴 △상호 물관련 기업간 공동투자와 파트너십 구축, 공동홍보 △대구 물산업전시전과 이스라엘 물전시회(WATEC)에 대한 홍보 등에 합의했다. 주목할 점은 협약서에 양 지역이 공동 투자를 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한다고 명시했다는 점이다. 아직 설익은 측면은 있지만 양 지역이 일단 네트워크를 통해 향후 투자유치에 있어 공동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구트만 대사는 “이스라엘의 폐수재활용 및 담수화기술, IT 등이 대구의 산업인프라와 결합하면 신기술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폐수 재활용률(86%)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은 프랑스, 싱가포르 등과 함께 물 산업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UAE도 대구에는 분명 기회의 땅이다. UAE는 석유개발에만 의존한 기존 사업패턴에서 벗어나 최근엔 해수 담수화, 물공급 및 관리 기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연히 UAE에 물포럼 개최지이자 물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해 물 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대구가 매력적인 투자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 지난 12일 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실장(정상급)은 권 시장과 만나 협력방안을 집중논의했다. 투자청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권 시장이 올 8월 아부다비를 방문하면 구체적인 물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대구시는 하메드 실장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상당한 재력가인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하메드 실장은 에티하드 항공사의 회장이자, 세계에서 둘째로 큰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청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국부펀드의 자산 규모는 무려 7천730억달러에 이른다. 2012년 글로벌 경제지 ‘블룸버그 마켓’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2위에 꼽히기도 했다.

대구시는 이들 국가 외에도 중동지역 오일머니를 물 산업으로 끌어올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이에 확실한 투자담보를 찾는다는 차원에서 정부의 중동지역 투자유치 프로젝트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일단 카타르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카타르를 방문해 투자 유치를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의 자산규모는 2천560억달러다. 주로 해외 부동산, 리조트 개발, SOC에 쏠린 이들 중동 국부펀드의 투자방향을 물 산업으로 돌리는 일도 관건이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정부가 물 포럼 이후 중동지역 물 관련 유망 투자유치 프로젝트에 어떤 것을 구상하고 있는지 파악한 뒤 그에 맞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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