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文庫서 징비록 보고 탄성 연발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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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15 07:24  |  수정 2015-04-15 07:24  |  발행일 2015-04-15 제4면
“치맥축제 진짜 공짜냐” 질문하기도
■ 외국인 대구관광 스케치
인수文庫서 징비록 보고 탄성 연발
프랑스에서 온 모니카 모렐씨(오른쪽) 일행이 13일 남평문씨 세거지인 인흥마을의 인수문고에서 문희목 총무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 세계 물 포럼에 참가한 외국인 가족 10명이 대구시내를 투어하는 ‘대구의 어제와 오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구의 옛길을 걸으면서 지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대구를 관광한다는 기대감에 즐거워했다. 버스 출발과 함께 영어 가이드 강은주씨(43)의 설명이 시작되자 모두 숨을 죽이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강씨가 삼성그룹의 시작점과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 모두 대구라는 사실을 말하자 모두 놀라워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온 루오 키팡씨(23)는 ‘치맥 페스티벌’에 관심이 많았다. 루오씨는 강씨에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때문에 ‘치맥’을 알게 됐고, 기회가 되면 반드시 축제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한 뒤 “축제에서 치맥을 정말 공짜로 먹을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도동서원 걷기 체험을 마치고 1시간 동안 점심시간이 주어졌다. 그중 유독 음식 선택에 신중했던 디마스씨(30·인도)와 파라히야씨(21·인도)가 고른 메뉴는 닭볶음탕. 평소에도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디마스씨는 식사를 마치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인기 아이돌그룹 EXO 때문에 한국을 더 좋아한다는 파라히야씨는 “인도의 보걸 농업학교에서 물에 관한 전반적인 공부를 하고 있다”며 “이번 물 포럼 참여가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에 남평문씨 세거지인 인흥마을과 수목원, 약령시장을 방문한 관광단은 전통 한옥과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흥마을에서는 평소 일반인에게 잘 공개되지 않았던 인수문고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마을을 관리하는 문희목 총무가 특별히 물 포럼 관계자를 위해 인수문고를 공개한 것. 인수문고는 지리, 역사, 문화에 관련된 고서들이 보관돼 있는 장소다. 문 총무는 최근 TV 드라마로 인해 화제가 되고 있는 징비록도 특별히 공개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프랑스에서 온 모니카 모렐씨(71)는 “예전에 공공도서관에서 일할 만큼 책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고서들을 직접 볼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라며 장소를 공개한 문 총무에게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티 투어가 끝날 때쯤 대구에 대해 느낌을 물었다. 첫마디는 도시가 깨끗하다는 것이었다. 수에즈 환경(프랑스)에서 일하는 남편을 따라 물 포럼에 참석한 트레이시씨(남아프리카공화국)는 “대구의 모든 도로는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깨끗하다”며 “그래서 도로에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힘든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영어 안내간판이 부족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파라히야씨는 “혼자서 도심을 둘러보고 싶지만 영어 안내 간판이 부족해 길을 잃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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