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망해봐야” “이제 끝났네” 전국위 무산되자 곳곳서 탄식

  • 정재훈
  • |
  • 입력 2016-05-18   |  발행일 2016-05-18 제4면   |  수정 2016-05-18
■ 새누리 전국위 회의장 분위기

“이러니까 (선거에서) 패하지!” “정말 망해야 정신 차릴라고 하는 건가.” “새누리당은 이제 끝났네!”

17일 오후 2시40분쯤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무산 직후 국회 의원회관 2층 회의장 입구에서 들려온 당직자들의 탄식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1시20분부터 제8차 상임전국위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난 뒤에도 회의가 개최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2시30분쯤 정두언 의원이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회의가 무산됐음을 알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상임전국위 무산 직후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상임전국위 회의장 안에서 “내가 이걸(비대위원장직) 던져 버려야 하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 개최 예정이었던 제4차 전국위원회도 무산됐다. 전국위원회 정원(850명) 중 과반이 참석해야 회의가 열릴 수 있지만, 이날은 정족수에 70여명이 부족해 열리지 못했다. 회의 무산이 결정되자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은 연단으로 올라가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성원이 되지 않아 회의가 이뤄지지 못한 이 참담한 현실을 당원들과 전국위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일부 의원과 당직자들은 기자들의 인터뷰에 대답하기도 했지만, 모두 충격을 받은 듯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던 이혜훈 당선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가 계파갈등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당이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절망스러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오후 3시에는 김용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내정자가 국회 정론관으로 자리를 옮겨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비박(非박근혜)계 김성태·김학용 의원은 회견장 복도로 뛰어들어와 김 의원을 만류하며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김용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 꿇을 수 없다. 국민과 당원께 은혜를 갚고 죄를 씻기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