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확장해도 2046년 이전에 포화…추가 활주로 짧아 ‘골치’

  • 최수경
  • |
  • 입력 2016-06-22 07:09  |  수정 2016-06-22 07:11  |  발행일 2016-06-22 제3면
[대구·경북 신공항의 미래 .1] 김해공항 확장 무엇이 문제인가
20160622

정부가 21일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의 대안이자 영남권의 거점공항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역 공항 전문가들은 단기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200m짜리 1본 추가 계획 난관
중장거리 노선 대형기엔 부적합

TK는 대구공항 확장 카드 불구
K2 이전과 맞물려 쉽지 않을 듯
특별법 조항 등 개정해야 ‘가능’



이날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에 활주로 3천200m짜리 1본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럴 경우 유럽과 북미 등 중장기 노선에 필요한 대형 항공기를 띄울 수 없다. 이들 중장기 노선에 투입될 비행기는 활주로가 3천800m 이상이 돼야 한다. 최근에는 여객기도 대형화 추세다. 대형 여객기인 A380, B747-400 기종은 800~1천명이 탑승할 수 있고 수송할 화물도 많다. 그러려면 3천200m 활주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영남권 4개 시·도는 밀양에 활주로 2본 중 하나를 3천800m로 건설하겠다고 국토부에 제시했다.

입지선정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연간 항공수요처리 인원이 3천80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했다.

하지만 앞서 2014년 ADPi의 모기업인 ADP는 영남권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을 발표하면서 2030년쯤 국내·국제선의 수요를 3천500만명까지 내다봤다. 이후 ADPi는 지난 5월 ‘2046년쯤 영남지역 항공수요’를 4천만명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에 비춰 그때가 되면 또다시 김해공항은 포화상태를 겪을 수밖에 없다. 다시 활주로를 추가한다는 것은 공항 주변 여건상 불가능에 가깝다. 영남권 항공수요는 저비용항공 취항이 활성화되면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국토연구원은 동남권 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조사연구 결과 2020년에 김해공항 국제선 연간 이용객을 최대 565만1천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작년에 이미 국제선 이용객이 595만명까지 늘었다.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의 수용능력(540만명)을 이미 초과한 것이다. 2014년 ADP조사 땐 “2023년쯤엔 활주로 혼잡이 예상된다”고 했다. 윤대식 영남대 교수는 “앞으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사업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단기 미봉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에 결과적으로 제3의 안을 택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부산에 유리하게 작용됐다는 여론이 많다. 부산은 2002년(한국교통연구원), 2007년(국토연구원) 조사때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면서도 2009년 다시 국토부에 김해공항 확장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현실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느닷없이 정부가 이 안을 수용했다. 이번 유치전에 김해공항(부산 강서구 대서동)을 존치한 상태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한 부산은 표면적으론 유치에 실패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익을 챙기게 된 것이다.

이에 대구시 안팎에서는 대구·경북지역에 필요한 공항확보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대구공항 확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넘어야 할 파고가 있다. 군공항이전 특별법에 따르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군사기지인 K2를 이전하는 방안과 맞물려 있다. K2를 개발해 민간에 팔고 그 비용으로 경북지역에 이전지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구공항을 폐쇄해야 한다. 얼핏 K2가 빠져나가면 대구공항을 ‘민간전용공항’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구공항은 민항 부문이 K2기지를 빌려쓰고 있는 상황이다. 주인이 가면 같이 따라가야 한다.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대구공항 민항 부문을 남길 수 있도록 현재의 군공항이전 특별법 조항을 개정하든지 아니면 인천공항의 국제선 이용수요가 영남권에서 가장 많은 대구·경북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신공항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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