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도 병원도 사라지는 시대, 노인은 더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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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11 18:20  |  발행일 2026-10-12

사회 인프라의 대도시 집중과 국가 인구감소가 겹치면서 노령인구층의 소외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인구소멸'이란 다소 섬찟한 개념으로 지칭되는 농어촌의 노령층은 경제사회 활동의 필수 요소인 은행, 병원 이용에서부터 사실상 차별을 받고 있다. 이대로 두면 사회 인프라의 감소와 고령화가 겹치면서 인구가 진짜 사라질 지역이 속출할 것이란 암울한 진단마저 나온다.


은행은 경제활동의 핵심적 창구이다. 오프라인 은행 지점들은 금융기관의 경영효율화 속에 지속적으로 폐쇄되고 있다. 전국적 현상이지만 농어촌 지역에 특히 두드러진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경북도내 은행 점포는 올 6월 현재 229곳에 불과하다. 2016년 286곳에서 20% 가까이 감소했다. 점포가 아예 없는 지역도 수두룩하다. 경북도 321개 읍·면·동 중 은행 점포가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은 240곳(74.8%)에 달한다. 전남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이는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이동 취약계층인 노령층의 불편과 경제적 소외감을 가중시킨다. 은행이 경제활동의 접전지라면 병원은 건강을 지키는 보루이다. 병원 인프라와 의료인 부족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고착화되고 있다. 경북도의 인구 10만명당 의사수는 138명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은 220명, 대구 266명, 서울은 364명이다. 상대적으로 의사를 대면하기가 어렵다. 특히 경북은 광활한 면적으로 인구가 흩어져 있어 거리와 오지를 감안한 의료 접근성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린다. 사망률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병원과 금융기관 접근성이 열악하다는 점은 '노령층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이다. 경북 22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15개 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인구소멸) 지역이다. 대구경북 신공항 유치 지역인 의성군만 해도 농업이 경제의 중추이던 1960년대 20만명을 넘었으나, 현재 4만7천여명으로 급감했다. 농어촌 인구의 절대 다수는 노령화되고 있다. 경북의 65세 이상 비율은 28.3%, 4명 중 1명꼴이다. 병원, 은행의 감소와 폐쇄는 이들 노령층마저 떠나게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인구소멸, 인구사막화를 멀지 않은 미래에 목도할지 모른다. 병원, 금융기관, 혹은 이를 대체할 사회적 인프라의 구축은 국가적 재정을 필요로 한다. 국민 세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결국 국민적 공감대로 최대 공약수를 찾아야 한다. 농어촌 인구 감소는 대도시의 기초마저 무너뜨리고, 나아가 국가적 위기 상황을 몰고 올 수 있다. '노인이 서럽지 않은 사회'는 복지 국가의 큰 축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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