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박윤경 구미시의원, 아나운서에서 시민의 대변자로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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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17 17:51  |  발행일 2026-10-17
초다자녀 285가구 차등지원 제안…“시민의 불편 끝까지 해결하는 의원 되고 싶어”
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 수석대변인 선출
박윤경 구미시의원이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박윤경 구미시의원이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다 이제 그 이야기를 듣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박윤경 구미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에게 정치는 처음부터 계획된 길이 아니었다.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나설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 현장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에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13일 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 시의원은 "아나운서로 활동할 때는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으로 정치에 관심은 있었지만 직접 나서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정치 현장을 경험하면서 여성과 청년들의 참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2022년 지방선거 비례대표 후보로 활동하고 이후 국회의원 선임비서관으로 근무한 경험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실제 참여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러다 막상 의회에 들어와 보니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시민들은 당장 변화를 바라지만 행정에는 절차가 있고, 작은 민원 하나를 해결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시민의 답답함과 행정의 현실 사이에서 그 간격을 좁히는 것이 지방의원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박 시의원은 "주민들은 빠른 변화를 바라지만 행정절차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일이 많다"며 "가능하면 시민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 목소리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의원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그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불편이다. 최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네 자녀 이상을 키우는 '초다자녀 가정'에 대한 차등지원을 제안한 것도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박 시의원 역시 두 자녀를 키우는 엄마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인 두 아이는 나이 차가 크다. 같은 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지만 학년에 따라 필요한 교육과 돌봄이 다르고,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느끼는 부담인데, 네 명이나 다섯 명의 자녀를 둔 가정은 어떨까 생각했다.


주변의 다자녀 부모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생각보다 현실적이었다. 가족여행을 가려고 해도 숙박시설의 정원 때문에 방을 두 개 잡아야 하는 경우가 있고, 온 가족이 택시 한 대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외출이나 여행이 자녀가 많은 가정에는 비용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박윤경 구미시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구미시의회 제공

박윤경 구미시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구미시의회 제공

그는 이런 부담을 각 가정이 알아서 감당해야 할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저출생이 국가적 과제가 된 시대에 여러 자녀를 낳아 키우는 가정의 어려움을 사회가 얼마나 살피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구미에 네 자녀 이상을 둔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다. 올해 6월 기준 285가구였다. 전체 다자녀 가구의 약 1.2%에 불과했다. 박 시의원은 이들 가정에 대한 지원을 조금 더 두텁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2027년부터 4자녀 이상 가구에 연 100만원 수준의 지역화폐 또는 교육·체험 바우처를 지급하는 시범사업이다. 5자녀 이상 가구에는 미성년 자녀 수에 따라 추가 지원하는 방식도 제안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예산부터 늘리자는 것은 아니다. 박 시의원은 현재 시행 중인 다자녀 지원사업이 실제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이 되는 정책은 살리고, 홍보 부족으로 이용하지 못하거나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의 문제 제기는 빠르게 달라지는 우리 사회의 가족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2000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는 4인 가구였다. 2010년에는 2인 가구가 가장 많아졌고, 2015년 이후에는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4인 가구 비중은 12.1%까지 떨어졌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정도 줄고 있다. 2025년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는 442만2천 가구로, 이 가운데 3자녀 이상은 38만6천 가구(8.7%)에 그쳤다. 2020년 51만1천 가구에서 5년 만에 24.5% 감소했다. 특히 4자녀 가구는 2만8천571가구, 5자녀 이상은 4천53가구로 모두 합해 3만2천624가구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전체 가구의 0.74%에 불과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초다자녀 가구에 대한 별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2024년 네 자녀 이상을 '초다자녀 가정'으로 정의하고 추가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충북도는 올해부터 4자녀 가구 지원을 도내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경북도의회 역시 4자녀 이상 가구를 별도로 규정하고 추가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했다.


박 시의원은 "두 자녀까지 다자녀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은 그만큼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기존 지원은 유지하되 네 자녀 이상 가정에는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바라보는 구미의 미래도 이와 다르지 않다. 최근 기업 투자와 산업 발전으로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도시의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일자리를 찾아온 청년들이 구미에 뿌리내리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자리가 늘면 젊은 청년들이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구미에 정착하고 자녀를 낳고, 그 아이들이 성장해 다시 구미에서 일자리를 갖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의원은 당선 후 아동친화도시 조성 관련 조례 개정안을 통해 아동의 교육·여가·문화생활에 관한 사항을 보완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활동 무대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제1차 국민의힘 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 총회에서 수석대변인으로 선출됐다. 오는 30일 임명장을 받을 예정으로, 앞으로 지역 의회를 넘어 전국 청년 지방의원들과 소통하며 중앙 정치 무대에서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시민에게 어떤 시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좋은 정책을 제안했다는 평가보다 그 제안을 끝까지 책임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례를 발의하더니 제대로 시행되는지 살피더라, 문제를 제기하더니 끝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하더라, 민원을 받으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발로 뛰더라. 그런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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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경북부에서 구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묻고, 진실하게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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