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날 기획] 형사사법체계 개편 속 주목받는 ‘법률 전문가’…‘변호사’ 표찰 달고, 현장 뛰는 대구 경찰들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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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19 20:47  |  수정 2026-10-19 21:09  |  발행일 2026-10-19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법률 전문 경찰관 역할 부각
초기 수사 적법성·증거 확보가 재판 결과에도 영향
“수사 책임 커지면서 경찰 어깨 한층 무거워져”
“교육·제도 정비 강화…믿고 지켜봐 달라”

지난 2일 검찰청 폐지 후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형사 사법 체계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 등 수사기관의 책임과 역할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법리 판단과 적법한 증거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법률 전문성을 갖춘 경찰관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유용해진 상황이다.


19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 6천여명 중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인력은 총 10명이다. 이 중 4명은 변호사 특별채용을 통해 입직했고, 나머지 6명은 경찰 재직 중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법률 검토와 증거 분석, 수사 절차상 적법성 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현 수사·기소 분리 체계 속에서 경찰 수사의 완결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박동균 대구한의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법률 지식이 부족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재판에서 효력을 잃을 수도 있다. 또 검찰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때 경찰의 법률 전문성이 부족하면 수사 장기화로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고통을 겪을 수 있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모든 경찰 수사관들의 법률 지식과 실무 역량이 향상된다면, 사건 처리의 완결성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영남일보가 오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 재직 중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거나, 변호사로 활동하다 경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을 직접 만나 봤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법률 전문성이 실제 수사 현장에서 어떻게 발휘되는지,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경찰 재직 중 로스쿨 자격증 취득한 중부경찰서 송원섭 여성청소년수사팀장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송원섭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이 경찰관이자 변호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밝히고 있다. 이윤호 기자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송원섭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이 경찰관이자 변호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밝히고 있다. 이윤호 기자

대구 중부경찰서 송원섭(35·경찰대 30기) 여성청소년수사팀장(경감)은 2014년 경찰에 입직했다.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과 공익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이 맞닿아 경찰의 길을 선택했다. 경찰로 일한 지 8년차 때 그가 변호사 자격 취득을 결심한 것은 수사 현장에서 느낀 부족함 때문이었다. 송 팀장은 "필수 순환보직을 제외하고 줄곧 수사 업무를 해왔다.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짧다 보니 여러모로 부족함을 느껴 법률 지식을 더 쌓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이왕 공부할 거라면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2021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한 그는 경찰 업무와 학업을 병행한 끝에 2024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지구대에서 교대근무를 하던 그는 근무 일정과 수업이 겹치면 연차휴가를 사용했고, 야간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쯤 귀가한 날에도 새벽 1시까지 공부에 매달렸다. 송 팀장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학업 때문에 다른 동료들보다 연차를 많이 사용해야 했는데도 불편한 내색 없이 응원해 준 동료들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에도 그는 경찰 제복을 벗지 않았다. 그는 "범인을 검거하는 일을 해온 만큼, 때로는 범죄 혐의를 받는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변호사로 전향해야겠다는 생각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성을 갖춘 이후 수사 현장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송 팀장은 "변호사 자격이 있다고 모든 수사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 쟁점을 검토하거나 민사 문제와 얽힌 사건을 다룰 때 이전보다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지난해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근무할 당시 민사소송까지 얽힌 복잡한 사건이 많았다. 동료가 담당한 사건 중 민사소송과 민사집행이 얽힌 사례가 있었는데 관련 법률 용어나 절차를 설명하는 등 이런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진 만큼 경찰관 개개인이 법률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 팀장은 "민사관계가 얽힌 사건은 재산의 소유관계나 실제 권리자가 누구인지 등 복잡한 법률적 쟁점이 많다"며 "고소장이 접수되더라도 관련 법률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해야 수사가 가능한 만큼 경찰관들의 법률 지식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수청이 신설됐지만 대부분의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게 되는 만큼 경찰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며 "경찰의 수사 역량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경찰청 차원에서도 법률 전문인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신임 수사관부터 팀장·과장급 관리자까지 교육을 체계화하는 등 수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장 수사관들도 책임감을 갖고 수사에 임하려는 의지가 큰 만큼 응원의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에서 경찰로 제2의 인생, 대구경찰청 조경진 국제범죄수사계장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조경진 국제범죄수사계장(경정)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 계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경찰 경감 특별채용을 통해 입직했다. 이현덕 기자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조경진 국제범죄수사계장(경정)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 계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경찰 경감 특별채용을 통해 입직했다. 이현덕 기자

대구경찰청 조경진(41) 국제범죄수사계장(경정)은 변호사에서 경찰로 새로운 길을 선택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서 약 1년간 근무했다. 이후 국내 한 대기업에서 2년여간 준법감시와 대관 업무를 담당하다 2017년 경감 특별채용을 통해 경찰에 입직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경찰을 선택한 이유는 공익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조 계장은 "변호사나 기업에서의 업무는 아무래도 사익을 위한 성격이 강했다. 가진 법률 전문성을 활용해 조금 더 공익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경찰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입직한 뒤 변호사로서 쌓은 경험은 수사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수사는 사실관계를 밝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실을 법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과정"이라며 "조사나 증거 수집 과정에서도 법률적 요건을 따져야 하는 만큼 변호사로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료 경찰관들과 법률 전문성을 공유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과거 수사심사관으로 근무할 때는 동료들이 법률적으로 궁금해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알려주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며 "지금도 큰 사건이 발생하면 변호사 자격을 갖춘 경찰관들이 함께 법리 검토를 하며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 계장은 "2017년 경찰에 입직했을 당시만 해도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 경찰이 의견서를 보내는 방식이었다. 이후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됐고, 이제는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수사와 기소 권한이 한곳에 집중되면 서로의 역할이 흐려질 수 있는 만큼 두 기능을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진 만큼 법률 전문인력 확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도 변호사 자격을 갖춘 경찰관들이 본래 업무와 별개로 주요 사건의 법리 검토를 지원하고 있지만, 업무 부담이 적지 않다"며 "법률 전문인력을 더 확충하고 법률 검토를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이 마련된다면 수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찰이 담당하지 않았던 분야까지 맡게 되는 만큼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실제 경찰 조직에서 근무해 보니 수사관들의 역량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 국가수사본부 출범 이후 수사 지침과 교육, 제도 등이 과거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정교해졌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경찰 조직이 새로운 제도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께서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조윤화기자 truehwa@yeongnam.com


사진=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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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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