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우병우 TK 민정라인 주목…전직 대통령 조사한 檢 출신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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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4   |  발행일 2015-01-24 제2면   |  수정 2015-01-24
[총리 교체·靑조직개편 단행] 주목받는 2人
DJ때 검찰총장 이명재 특보…검사들 사이 신망 두터워
‘강직한 성향’ 우병우 수석, 靑 문건유출 사건 엄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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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기강해이를 다잡을 구원투수격으로 영주 출신인 이명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72)가 민정특보를 맡아 전격 투입됐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인 우병우 민정비서관(봉화)이 민정수석으로 수직 승진함에 따라 ‘TK 민정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를 잘 아는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명재 변호사는 검사들로부터 최고의 검사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며 “이명재 특보가 대통령에게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면서 우 민정수석을 잘 리드해 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는 이 전 총장을 “역대 검찰총장 중 가장 신망받은 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0년 제1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검 중수3·2과장, 서울지검 특수1부장,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검 중수부 과장으로 있으면서 ‘이철희·장영자 어음 사기사건’ ‘명성그룹 사건’ ‘5공 비리 사건’등 80년대 초반 세간을 시끄럽게 한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2001년 김대중 정권 당시 서울고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가 이른바 ‘진경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로 검찰이 위기에 몰렸을 때 ‘소방수’로 31대 검찰총장에 발탁됐다. 그는 이후 신승남 전 총장과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을 기소하고, 현직 대통령 자제들인 홍업·홍걸씨를 구속시켰다. 정권의 외압을 버티던 그는 엉뚱하게도 서울지검에서 벌어진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이 일어나자 바로 책임을 지고 취임 9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5남1녀 중 셋째이며 그의 가족은 영주에서 ‘천재 가족’으로 불렸다. 금융결제원장과 중소기업은행장, KB금융이사회 의장을 지낸 이경재씨가 그의 형이다. 동생 이정재씨는 옛 재정경제부 차관과 금융감독원장을 지냈다.

신임 우병우 민정수석도 영주와 인연이 깊다. 봉화 출신인 우 수석은 영주고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법대 3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해 동기들 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어리다. 현재 15∼17기가 포진한 검찰청 고검장급 인사보다도 기수가 낮아 그동안의 청와대 인사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인사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 신임 수석은 검찰 내에서 각종 비리 사정에 혁혁한 공을 세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타협이 없는 성향 탓에 일각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수사가 ‘가이드라인’ 논란을 떠안고 진행됐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조응천 전 비서관 등 전직 민정수석실 소속 인사들이 당사자인 사건이었는데도 엄정하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우 수석의 수사 경력이 논란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우 수석은 대검 중수1과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검사였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끝난 이 사건은 수사의 내용이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 등이 그 여파로 사퇴하는 등 검찰에도 상당한 후폭풍을 안겼다. 우 수석이 화려한 수사 경력에도 검사장 승진에서 고배를 마시고 변호사로 개업한 것은 이 사건의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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