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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호기자의 LP로드] LP라이브클럽 ‘엠티비스타’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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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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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 공존…라이브무대 열광 단골은 ‘삶의 진통제’

한국외국어대 음악동아리 ‘NSM’에서 기타와 색소폰을 연주하며 뮤지션을 꿈 꾸다가 어느 날 영어강사로 변신한 김성민 MTV STAR 대표. 그는 요즘 매월 한 팀의 역량있는 밴드 음악을 단골에게 선사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감성을 동시에 주무르면서 지역발 대형 뮤지션이 탄생하기를 학수고대하며 산다.
가게 정면에 김성민 대표의 정신의 지주이기도 한 지미 헨드릭스 얼굴이 걸려 있다. 젊은 층과 그들의 아버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LP, CD, 그리고 인터넷 스티리밍 뮤직을 번갈아 틀어준다.
개성있는 미국과 독일 맥주들. 그 중에서 김 대표가 가장 자랑하는 건 ‘헨드릭스 진 44’.
이곳만의 별미 안주는 ‘국물떡볶이’.
지난 4월 초청 밴드는 지역 거주 외국인 밴드인 ‘스타킬러’.
대구 수성구 방천시장 서편에 위치한 LP라이브클럽 MTV STAR 김성민 대표(45).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얗다. 아직 어른으로 건너오지 못한, 뭐랄까, 할리우드키드 같은 감정어린 표정의 김 대표. 그는 챙이 좁은 검정 중절모를 쓰고 있다. 그는 LP·카세트테이프·CD·MP3 공존 시절을 살았다. 낮에는 디지털, 밤에는 아날로그에 젖는다. 클럽 주인은 지하공간의 음습한 공기와 동고동락을 해야 한다. 건강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연주를 듣고 순간 단골들은 고단한 일상에서 멀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연주가 끝나면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그 아쉬움이 던져주는 묘한 허탈함, 그리고 허탈함을 지우려는 술잔 부딪히는 소리까지 모두 그가 끌어안는다. “술과 음악을 팔지 않고 오직 만인의 고독과 함께 할 따름”이라고 독백한다.

LP·카세트테이프·CD·MP3·스트리밍…
퀸·지미 헨드릭스·산타나 등 음악의 진원
대구 최장수 라이브재즈클럽 연대기 체험
재즈·밴드 멤버로 활동…영어강사 변신도

방천시장 LP라이브 클럽
생명수 같은 뮤직…사명감이자 삶의 의미
포크·세미 재즈·모던록 다양한 무대 마련
7080·젊은층 선곡…카톡 신청곡도 받아
미국·하와이·독일産 개성있는 맥주 3인방
먹태구이·국물떡볶이·통살새우볼 특미안주


공연자들이 주고 간 CD.
◆세명의 누나가 내 음악의 진원

세 명의 누나가 있었다. 그들 덕분에 일찍부터 라디오를 듣고 팝송을 좋아하게 된다. 1993년이 그에겐 참 의미로운 해였다. 경북고, 오성고, 경신고, 청구고 등으로 뿔뿔이 흩어진 중학교 동창끼리 모여 록그룹 ‘Nothing’을 결성한다. 94년에는 지역에선 나름 의미로운 록 관련 무크지 ‘메탈존’이란 잡지를 창간하기도 한다. 그해 2월 대구대 스쿨밴드 ‘Eddy’ 형님들의 도움으로 대구대 대명동 캠퍼스 강당에서 ‘Nothing & Eddy’ 잼공연을 갖는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퀸(QUEEN) 음악에 꽂힌다. 그리고 록역사상 가장 유명한 요절가수 ‘3J’(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는 영웅이자 교주였다. 스물일곱 살에 나란히 세상을 떠난 비운의 천재들. 다들 1942~43년에 태어나 약속이나 한 것처럼 1970~71년에 사망한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지미 헨드릭스’가 최고라고 믿었다. 그의 가게 정면 벽에 바로 그의 우상이 된 지미 헨드릭스가 걸려 있다. 그밖에 산타나, 핑크 플로이드, 이글스, U2, 다이어 스트레이트 등도 그의 음악에 영향을 준다.

◆외국어대 음악동아리의 히어로

청구고를 나와 한국외국어대 환경공학과에 들어간다. 재빨리 음악동아리 ‘NSM’에 가입한다. 거기는 클래식도 포크도 아니고 재즈가 물씬 풍기는 모임이었다. 나중에 유명 가수가 된 이승환도 거기 출신이다.

그는 만화가의 유전자도 다분했지만 그래도 음악에 올인했다. 하지만 한계가 보였다. 괴물 같은 실력을 앞세운 후배들이 그를 팍팍 밀면서 다가섰다. 2년마다 리틀엔젤스 회관에서 열리는 외대 주최 세계민속음악축전의 중앙 반주단, 2000년에는 연세대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일 록콘서트에 ‘Blues Pak’이란 밴드로 출전해 색소폰을 연주한다. 그 콘서트 직후 그는 감당할 수 없는 참담함을 절감한다. 이제 음악은 접자! 그냥 즐기자. 좋은 뮤지션을 발굴해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좋은 연주 가능한 무대를 깔아주면서 사는 게 훨씬 한국음악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동시에 대학에 대한 환상, 출세에 대한 환상도 접게 된다.

대구로 내려왔다. 좋은 재즈를 듣고 싶어 관련 클럽을 수소문했다. 88년 어름 중앙로 옛 해동라사 건물에 있었던 ‘아카데미음악감상실’을 모태로 태어난 ‘All the new’, 그걸 발판으로 태어난 ‘All that jazz’, 거기서 파생되어 나와 현재 대구의 최장수 라이브재즈클럽이 된 ‘All the blue’의 연대기를 몸소 체험한다. 틈틈이 관계자와 손을 잡고 그 공간에 자기 열정을 집어넣어주었다. 그는 이미 고교 때 올댓재즈의 단골이었다. 기타는 물론 색소폰 연주에도 감각이 남다르다. 95년 휴학 후 All that jazz에서 매니저로 근무할 때 1세대 재즈밴드 ‘야누스’에서 활동했던 색소포니스트 김인규를 사사한다.

그 무렵 만난 친구가 요즘 하몬드 전문 연주자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성기문. 그가 알바를 위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초창기 재즈클럽은 완전한 라이브가 아니었다. 재즈음악 감상에 더 치중했다. 나중에 성기문 등이 나서면서 성기문와 그의 듀엣 무대가 파생된다. 그는 그때 세상에서 가장 리얼한 음악이 바로 ‘라이브’라는 걸 깨닫는다. 주2회 성기문과 호흡을 맞추며 둘만의 필을 무대에 들이부었다. 일반 연주가 아니라 재즈라이브였다. 당시만 해도 시내에는 이렇다 할 만한 재즈전문학원이 없던 시절이다. 재즈라 하지만 실은 ‘짝퉁’이었다. 그는 자신은 전문연주자로는 언감생심, 그래서 성기문을 밀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군에 들어가기 전 포항시민회관에서 친구들과 만든 퓨전재즈그룹 ‘Juke Box’를 앞세워 올댓재즈 무대에도 섰다. 군에서는 ‘혼수상태’란 그룹사운드를 결성해 기타와 색소폰을 연주했다. 이밖에 경산시민회관, 수성대 앞 재즈클럽‘ Jazz-in’ 등에서 ‘Coma Band’란 밴드 멤버로 공연을 이어갔다.

◆영어학원 강사로 변신

졸업과 동시에 음악은 취미로 남겨두었다. 군대 제대 후 복학해 만났던 후배 김기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친구는 MBC 오디션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불렀던 ‘여러분’을 편곡한 실력파. 그의 가당찮은 내공을 보면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아야겠다’고 확신하게 된다.

부전공이던 영어를 기반으로 초등학교 방과 후 지도교사가 된다. 이어 2016년까지 영어강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1주일에 절반은 수성구 매호동에서 원장, 나머지 절반은 달서구 진천동에서 부원장으로 살았다. 쉼표 없는 나날이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기력은 최악이었다. 나중에는 책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뇌 안에 종양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날아든 한 통의 비보, 청천벽력 같은 절친의 자살소식.

실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던 어느 날, 시내 교동시장 전자상가를 걷다가 우연히 예전 재즈카페에서 ‘천사’를 만난다. 매일같이 만지던 추억의 앰프와 스피커를 운명적으로 조우한 것. 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운명의 초침은 라이브LP바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2017년 1월1일 MTV STAR를 오픈한다. 가게 콘셉트도 직접 디자인했다.

이제 이 가게는 그의 꿈인 동시에 약이었다. 자기처럼 영혼의 진기가 다 빠져나간 이들에게 생명수 같은 뮤직을 전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겨났다. 그게 삶의 의미였다. 기본 분위기를 설정했다. 재즈클럽 특유의 어두운 조도, 수성못 옆 LP바 스쿨의 메인 건축재료인 원목, 북성로 빈티지 라이브뮤직카페인 ‘소금창고’의 편안한 인테리어, 그리고 동성로 추억의 음악감상실의 뮤직 리퀘스트, 거기에 서울 홍대앞 라이브클럽의 쿨한 요소를 반죽했다. 마지막에 음악라인을 위해 JBL 4312C 스피커, 앰프로는 매킨토시 MA6200을 올렸다.

◆MTV 메뉴와 라이브 엿보기

일단 주1회 라이브무대를 열었다. 라이브는 꽃이었다. 하지만 헤비네, 레드제플린 등처럼 강렬한 록뮤직에서는 조금 벗어나고 싶었다. 핑거스타일 포크, 세미재즈, 모던록 등을 앞세웠다. 무대도 열고 그들의 음반도 팔아주었다. 그동안 성기문이 포진한 김명환 재즈밴드, 블루스 기타리스트 김종락, 블루스 밴드 호우와 친구들, 정통 포크를 그려나가는 김강주, 지역 1세대 버스커 기대주 마쌀리나, 그리고 라이브오와 빅타이거그룹 등이 지나갔다. MBC FM ‘정오의 희망곡’ 팀과 공동으로 문혜원, 정밀아, 김목인, 윈터플레이 등 서울에서 섭외한 가수의 공연도 기획했다. 최근에는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 인디밴드 ‘스타킬러’가 가면을 쓰고 찐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열광하는 단골을 보면서 그게 자기 ‘삶의 진통제’라 여긴다. 매주 1회 라이브는 무리였다. 적자로 이어졌다. 그래서 지금은 월 1회로 줄였다. 그는 모든 단골의 18번 리스트를 파일업시켜 놓았다. 그 단골이 오면 그 음반을 끄집어낸다. 뒤에 만난 그의 음악적 나침반이랄 수 있는 가요평론가 권오성과 TBN 대구교통방송 김윤동 DJ도 이 가게의 최대 위안 중 하나다.

여기 3인방 맥주는 미국산 ‘스컬핀 IPA’, 하와이산 ‘빅 웨이브’, 독일산 ‘에딩거 둔켈’, 그리고 그가 가장 아끼는 건 ‘헨드릭스 진 44’ . 특미 안주는 먹태구이, 국물떡볶이, 그리고 통살새우볼과 치즈스틱.

이젠 곡 갖고 까탈스럽게 굴지 않는다. 웬만하면 틀어준다. 7080세대에겐 ‘신촌블루스’, 성악 마니아를 위해 홍난파의 ‘사랑’, 그리고 젊은 층에겐 장범준의 ‘벚꽃엔딩’, 영화광에겐 ‘사운드트랙’도 막간에 꽂아준다. 카톡으로도 신청곡을 받는다. 퀀의 명곡은 여전히 뜨겁다. 여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될 게 있다. 주인장 내공 부족(?)으로 인해 트로트는 사양. 오후 6시 오픈,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영업. 쉬는 날은 없다. 중구 달구벌대로 446길 8-6. (053)257-1151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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