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코로나19 ‘15분 내 진단 기술’ 개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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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9 13:00  |  수정 2020-03-19 13:08  |  발행일 2020-03-20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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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짧은 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한 포스텍 장승기 교수와 연구팀원들.<포스텍 제공>

【포항】국내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여부를 짧은 시간 안에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은 19일 생명과학과 장승기 교수, 권준영 박사, 나라얀 박사 연구팀이 (주)압타사이언스팀와 함께 ‘분자 집게(molecular capture’의 일종일 압타머(핵산물질)을 이용해 15분만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물론이고 신종 바이러스에 모두 활용할 수 있어 검진과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학술지인 ‘저널 오브 바이오메디컬 나노테크놀로지’와 ‘영국 왈립화학회지’에 실렸다.


바이러스 진단 검사법에는 분자진단법, 항원·항체법, 세포배양법이 있는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법은 분자진단법이다. 이 진단법은 민감도가 높지만 검체 전문문 분석기관이 분석해야 하며, 6시간 이상의 분석시간이 걸리며 비용도 비싸다. 세포배양법은 대용량 검사에 적절치 않으며, 항원·항체법은 코로나19 진단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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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바이러스와 재조합 단백질을 이용한 positive selection과 다른 단백질과 baculovirus를 이용한 negative selection 과정을 통하여 표적 단백질에만 강하게 결합하는 압타머들을 선별하는 과정임.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압타머에 착안했다. 압타머는 DNA나 RNA로 이루어진 핵산물질이다. 간단한 저분자 화합물에서 단백질 같은 고분자 물질에 이르는 다양한 표적에 대해 높은 특이도(specificity)와 결합력(affinity)으로 결합하는 분자 집게의 일종이다. 


DNA 압타머는 안정성이 높아 운반과 보관이 쉽다. 염기서열만 알면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다. 압타머는 단백질 표적 분자에 높은 친화력으로 결합할 수 있는 기능성 핵산을 얻는 기법인 셀렉스(SELEX) 과정을 통해 발굴된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경우 표적으로 사용되는 외피 단백질이 막단백질(membrane protein)이기 때문에 기존의 셀렉스 방법으로는 압타머 발굴이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막단백질을 따로 분리 정제하는 대신에 배큘로 바이러스(baculovirus)를 재조합해 이 바이러스의 외피에 표적 단백질을 걎도록 만들었다. 배큘로 바이러스는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데 흔히 이용되는 바이러스다.


이렇게 재조합된 바이러스를 분리 정제해 셀렉스에 사용하는 ‘바이로-셀렉스(viro-SELEX)’방법을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HA)에 작용하는 새로운 압타머를 발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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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진단 키트의 모식도(왼쪽)와 Test 선의 색깔 변화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존재를 보여주는 사진(오른쪽). Control 선은 진단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Test 선은 바이러스가 존재할 때에만 보임. 매우 적은 양의 바이러스(0.1 HA 단위)를 샘플pad에 처리했을 때에도 테스트 선의 색 변화를 볼 수 있음.
또한 표적 단백질(HA)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압타머 쌍을 이용해 임신 진단 키트처럼 색깔의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장승기 교수는 “새로 개발한 viro-SELEX 방법을 이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피 단백질(spike protein)에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을 가진 압타머를 발굴할 수 있다”며 “이 압타머들을 이용해 신속진단 키트를 곧바로 만들 수 있으며, 발굴한 압타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결합하면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압타머를 이용하면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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