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넘기는 수면질환, 협심증·뇌졸중 부를 수도"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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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4 07:21  |  수정 2022-06-14 07:23  |  발행일 2022-06-14 제17면
김광훈 맥수면 이비인후과 원장이 말하는 수면의 중요성
학업부진·성격장애·조기 치매발병 연관 등 수면질환 합병증 다양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낮 졸음 심하다면 반드시 수면검사 받아야
퇴근 이후 하룻밤 시간 투자로 수면문제 정확히 찾고 삶의 질 개선
月 커피 4잔 값 '양압기' 치료만으로도 코골이·무호흡증 100%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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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수면 이비인후과 김광훈 원장이 잠으로 인해 생기는 병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지만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수면 자체, 그리고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있다는 생각이 들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맥수면 이비인후과 제공〉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49만5천여 명이던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2020년 67만1천여 명으로 35%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외국에 비해 수면 검사를 받거나 더 나아가 수면 장애 치료에 나서는 경우는 지극히 적은 편이라고 전문의들은 전한다.

맥수면 이비인후과 김광훈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수면 검사율은 아주 저조하다.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저변도 문제가 있고 심지어는 많은 의료 분야 종사자도 수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런 부분 외에도 처치, 수술, 약 등에 대해서만 보험을 적용하는 현 의료 현실도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 원장을 만나 수면의 중요성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수면 검사를 받아야 할 정도는.

"주변에서 코골이 소음 때문에 한 방에서 같이 잠자기 불편하거나, 무호흡 증상이 심하여 주변에서 걱정이 돼서 흔들어 깨운다든지, 야간에 충분한 시간을 자고 난 후에도 피곤하고 낮 졸음이 심한 경우는 반드시 야간 수면검사를 통해 문제 확인 후 치료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개인이 판단해 볼 수 있는 자료가 있다. △앉아서 독서할 때 △TV 볼 때 △공공장소에서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앉아 있을 때 △한 시간 이상 운행 중 차 안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승객으로) △오후에 쉬면서 혼자 누워 있을 때 △앉아서 상대와 대화할 때 △술을 마시지 않고 점심 식사 후 조용히 앉아 있을 때 △차에 타고 수 분 동안 신호 대기 중일 때 이렇게 8가지 항목에서 최소 4항목 이상 '그렇다'고 대답하면 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치료를 받으면 개선되는가.

"외래에서 코, 목 내시경 및 사진으로 상기도 폐쇄 부위는 없는지 확인 후 야간 수면검사를 진행, 전체적으로 환자 몸 컨디션과 심한 정도를 파악한다. 결과가 경증이거나 코나 목 쪽의 해부학적 문제 또는 질환이 있는 경우는 수술로 호전될 수 있지만, 과체중, 고령, 중증으로 심한 경우는 수술보다는 보존적인 치료법인 양압기를 사용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되는 코골이, 무호흡증을 100%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차 생길 수 있는 뇌혈관,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체중 감량, 운동의 일상화 등을 통해 증상이 개선될 때까지는 수면 중 양압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단순히 잠을 잘 자면 다음 날 컨디션이 좋아진다는 것 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생길 수 있는 질환, 그 질환이 일으킬 수 있는 일상 속 문제 등을 중심으로 잠은 단순히 육체적, 정신적 피로만 회복하는 휴식기가 아니라, 자는 동안 뇌 세포 안에 축적되어있는 많은 정보들을 정리하고 중요 순대로 강화시키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런 만큼 깊은 수면(렘수면)을 박탈당하면 성장기의 청소년들은 단순 학업 부진뿐 아니라 성격장애, 정신 질환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성인의 경우 직장 내 업무 효율이 떨어지거나, 낮 졸음으로 교통사고 위험도 7배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여기에 중장년층은 뇌세포 노화로 인한 뇌졸중이나 치매의 발생도 현저히 높아진다. 그런 만큼 수면장애 치료는 이런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수면검사를 위해 휴가를 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주말 검사는 물론 주중에도 검사가 가능하고, 별도로 휴가를 낼 필요 없이 퇴근 이후 저녁에 병원 검사실로 와서 하룻밤만 자면 다음 날 아침 샤워실 이용 후 곧바로 출근할 수 있다. 낯선 공간이라 잠이 제대로 안 올 수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방음과 수면에 최적화된 전문 수면실은 물론 검사 장비 선으로 인한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무선 검사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잠을 자고 있는 상황을 8명의 수면기사가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해 가장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용이 부담스럽지는 않는가.

"예전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 7월부터 수면검사 의료보험, 양압기 처방이 급여화됐다. 덕분에 임대해 사용하는 양압기 월 임대료는 스타벅스 '카페 아메리카노' 4잔 값도 안 되는 정도다. 수면검사비용은 10만원 초반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치료 후 개선될 삶의 질과 비교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최근 수면 관련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효능은.

"코골이 방지 테이프, 스프레이, 코집게, 경추 베개, 코골이 방지용 조끼등 국내외 수많은 보조 장치들이 범람 중이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된 제품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제품은 병원에서 의사가 추천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코골이 증상 완화뿐 아니라 정상적인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치료가 선행이 되어야 이후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수면질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면질환이라면 코골이, 무호흡증을 떠올리지만 잠으로 인해 생기는 병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많다. 또 야간에 은밀히 진행되는 탓에 초기에는 심각성과 원인을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기면증(과수면증)은 제대로 진단되지 않으면 낮잠을 많이 자고 매일 지각하는 게으른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고, 협심증이나 뇌졸중은 단순히 혈압이 높거나 가족력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임상 사례에서 무호흡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생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심지어는 의사들도 드물다. 코골이가 심한 노인분들이 나이보다 훨씬 일찍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잘 자는 것이 중요한 만큼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전문가의 도움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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