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대구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1층 에스컬레이터 부근에서 이지현(흰 옷 입은 여성)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교수가 쓰러진 남성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정경순씨 제공>
지난달 17일 오후 7시 10분쯤 대구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1층 에스컬레이터 부근에서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46세 남성 A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 옆에 있던 A씨의 부인은 "살려달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당시 남성은 눈이 뒤집히고 복부가 급격히 팽창하는 등 위중한 상태였다.
이때 현장을 지나던 이지현(37)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교수는 이 상황을 목격했다. 당시 4살 자녀의 문화센터 수업을 마치고 친정어머니와 함께 이동 중이었다. 이 교수는 곧바로 아이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가방을 내려놓은 채 환자에게 달려가 119 신고와 동시에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한 차례 호흡이 돌아오는 듯했지만 다시 의식을 잃어가는 긴박한 순간, 현장에 있던 남성 직원 두 명이 합류해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이 교수는 119와 통화를 지속하며 환자 상태를 전달했고,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환자는 다시 호흡이 돌아온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지난달 29일 다시 백화점을 찾았던 이 교수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백화점 측이 동선을 확인해 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당시 심폐소생술을 받았던 남성이 건강하게 퇴원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이 교수의 어머니 정경순(65·대구 북구)씨는 "위급한 순간에 망설임 없이 달려가는 딸을 보며 너무 놀랐다"며 "빼빼마른 연약한 딸이 에스컬레이터를 뛰어내려가는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 사람의 빠른 판단과 용기, 그리고 가족의 헌신이 어우러져 소중한 생명을 살린 이번 사례는 위급 상황에서의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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