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0주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위문방문 기념으로 만든 떡케이크 앞에서 정미자씨가 만세를 부르고 있다. <정미자씨 제공>
"아이고 이게 전부 꽃인 줄 알았더니 먹는 떡이라고요? 세상에 아까워서 이걸 어떻게 먹어요."
지난 6월 김모(78) 할머니는 진짜 꽃보다 더 화사하게 피어난 앙금 꽃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세상에서 잊혀져간다고 느꼈던 날, 화사하게 피어난 떡 꽃을 보며 어르신의 마음에는 오랫동안 잊고 지낸 따스함과 감동이 밀려온다. 누군가 나를 잊지 않고 챙겨준다는 사실만으로도 묵직했던 외로움이 녹아내리고 감사함을 느낀다.
정미자(67·대구 동구)씨는 재능기부로 앙금플라워 떡 케이크를 손수 만들어 지역의 독거 어르신과 다문화 가정, 경로당 등에 전달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정씨가 앙금플라워 떡을 시작한 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이다. 평소 앙금 플라워에 관심을 가지고 2019년부터 학원에서 수업을 들어왔다. 당시 네일아트봉사단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정씨는 네일아트는 대면으로 하는 봉사라 봉사를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앙금플라워를 이왕 시작했으니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보다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졌고, 앙금플라워를 이용해 비대면으로도 봉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정미자(오른쪽 첫째)씨가 독거 어르신께 생일상을 전달하고 봉사자들과 함께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미자씨 제공>
정씨는 '2020년 대구 동구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프로그램 공모사업'에 독거 어르신 생신 상차리기가 선정돼 동구 동촌동 일대 5개동의 홀몸어르신 총 20여명에게 손수 만든 떡 케이크를 전달해 왔다. 2023년 5월부터 '대구동촌신협두손모아봉사단' 단장으로 매월 5명의 독거어르신을 선정해 생신상 차려드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홀몸어르신 떡케이크, 추석맞이 명절 떡 전달과 동촌동 8개 경로당에 말복 맞이 떡 케이크 전달,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 특별한 떡 케이크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불린 쌀을 빻아 만든 떡시트 위에 달콤한 앙금으로 만든 장미를 섬세하게 올려놓는 그녀의 손길은 바쁘게 움직인다. 자녀도 없이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생일은 오히려 쓸쓸한 날 중에 하루지만 특별한 생일상으로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는 정씨. 달콤한 앙금과 고소한 떡의 조화는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완성하는 손길에는 소중한 순간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담겼다. 그는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대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손쉬운 생활떡 만들기' 강사로도 활동하며 우리 떡 알리기와 후학 양성에도 힘을 보탠다.
정씨는 "받는 이의 미소와 감동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생신날만이라도 독거어르신의 딸이 되어 평생 기억에 남는 시간을 선물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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