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이 바꾼 청송의 첫 추석

  •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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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5 12:37  |  발행일 2026-09-25
진보·청송전통시장서 기본소득으로 명절 장보기
주민은 지출 부담 덜고 상인은 매출 증가 체감
추석을 앞둔 23일 청송 진보전통시장이 명절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과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참가자들로 붐비고 있다. 정운홍 기자

추석을 앞둔 23일 청송 진보전통시장이 명절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과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참가자들로 붐비고 있다. 정운홍 기자

지난 23일 오전 경북 청송 진보전통시장. 추석을 앞두고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로 시장 통로가 일찍부터 붐볐다. 상인들은 손님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주민들은 가게를 옮겨 다니며 명절에 필요한 물건을 골랐다. 여러 가게의 계산대에서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충전된 청송사랑카드로 물건값을 치르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청송군이 기본소득을 지급한 뒤 처음 맞는 추석 대목이었다.


이날 시장을 찾은 김금석(59)씨도 기본소득으로 명절 장을 봤다. 김씨는 추석이나 설에 장을 볼 때마다 30만~40만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지급받은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어 "한결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두고 한꺼번에 써야 하는 돈의 일부를 기본소득으로 충당한 것이다.


추석을 앞둔 24일 청송 진보전통시장 스마일 명품찹쌀 꽈배기 매장 앞에서 손님들이 꽈배기를 구매하고 있다. 정운홍 기자

추석을 앞둔 24일 청송 진보전통시장 '스마일 명품찹쌀 꽈배기' 매장 앞에서 손님들이 꽈배기를 구매하고 있다. 정운홍 기자

상인들에게는 카드로 계산하는 손님이 많아진 것이 변화로 다가왔다. 시장 입구에서 '스마일 명품찹쌀 꽈배기'를 운영하는 심상조(62)씨는 가게 손님 대부분이 기본소득으로 결제한다고 설명했다. 심씨는 기본소득 지급 이후 매출이 평소보다 하루에 7만~8만원 늘었다고 했다.


진보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 대부분은 기본소득 가맹점으로 등록해 손님을 받고 있었다. 다른 상인들도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제도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추석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이 지급받은 기본소득을 시장에서 쓰면서, 상인들은 결제 횟수와 매출에서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청송전통시장에서도 명절 장보기에 기본소득을 쓰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진보와 청송, 두 전통시장 모두 주민들이 추석에 필요한 물건을 고르고 카드로 계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첫 지급 이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추석 대목이 찾아오면서 기본소득이 명절 소비에도 쓰인 셈이다.


23일 청송 진보전통시장에서 윤경희 청송군수와 박형수 국회의원이 추석맞이 장보기 행사에 참여해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정운홍 기자

23일 청송 진보전통시장에서 윤경희 청송군수와 박형수 국회의원이 추석맞이 장보기 행사에 참여해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정운홍 기자

소비는 시장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청송지역 음식점에서는 기본소득으로 식사비를 내는 손님이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른 생활 업종에서도 기본소득 사용에 따른 매출 증가를 체감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주민들이 장을 본 뒤 식사를 하거나 평소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도 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송군은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된 뒤 기본 지급액에 군비 5만원을 보태 1인당 월 지급액을 20만원으로 정했다. 지난달 말 첫 지급 때 기존 거주자는 7월분을 소급해 40만원을 받았다. 이후에는 매달 20만원이 청송사랑카드에 충전된다. 카드 발급이 어려운 주민에게는 선불카드가 제공된다.


기본소득은 거주지별로 정해진 생활권의 가맹점에서 사용한다. 청송읍 주민은 군 전역의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고, 진보면을 비롯한 면 지역 주민은 면 지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주민들이 지역 안에서 장을 보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사용 범위를 나눈 것이다.


23일 청송 진보전통시장을 찾은 윤경희 청송군수가 생선 가게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추석 장을 보고 있다. 정운홍 기자

23일 청송 진보전통시장을 찾은 윤경희 청송군수가 생선 가게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추석 장을 보고 있다. 정운홍 기자

추석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시장에 손님을 보탰다. 청송군은 지난 19일 청송전통시장을 시작으로 23일 진보전통시장까지 행사를 진행했다. 이 기간 공무원과 지역 기관·단체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시장을 찾았다. 윤경희 청송군수와 박형수 국회의원도 진보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했다.


행사에 참여한 공무원 중에는 기본소득으로 장을 본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명절에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지급받은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어 부담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행사 참가자와 일반 주민 모두 손님이었고, 가맹점 상인들은 이들을 맞았다.


김씨에게 기본소득은 명절 장보기 부담을 덜어준 돈이었다. 심씨에게는 손님들이 자주 사용하는 결제수단이자 늘어난 매출이었다. 추석을 앞둔 진보전통시장에서는 주민이 받은 기본소득이 동네 가게에서 쓰이고, 그 결제가 상인의 수입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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