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공장”…대구경북 제조업 판 바뀌나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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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1 23:25  |  발행일 2026-10-21
원프레딕트, FIX서 ‘AI 네이티브 팩토리’ 공개
AI가 생산·품질·정비 지원, 230개 공장 도입
제조 데이터 관건…중소기업 비용 부담은 과제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FIX 2026 현장에서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원프레딕트 대표)가 자사의 AI 네이티브 팩토리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FIX 2026 현장에서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원프레딕트 대표)가 자사의 'AI 네이티브 팩토리'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공장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대가 열린다. 인공지능(AI)이 생산설비의 고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정비 시점과 대응 방안까지 제시할 정도로 고도화되고 있다. 숙련공의 경험과 직감에 의존하던 공장 운영에 AI의 분석과 판단이 더해지면서 제조업도 지능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부품과 기계·금속가공 등 제조업 집적지 대구경북에서도 생산성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제조 AI 전문기업 <주>원프레딕트는 21일 엑스코에서 개막한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에서 미래 공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원프레딕트의 'AI 네이티브 팩토리(AI Native Factory)' 전략은 AI를 공장 운영 중심에 두는 제조 방식이다.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우'처럼 AI가 공장 전체의 운영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기존 스마트팩토리가 생산설비 자동화와 데이터 수집에 초점을 맞췄다면, AI 네이티브 팩토리는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공장 운영에 필요한 판단과 조치까지 지원하는 의미가 있다.


이 같은 혁신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술은 제조 AI 데이터 플랫폼 '사이클론(Cyclone)'과 공장 운영 플랫폼 'PDX'다. 사이클론은 설비와 생산라인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수집·정리하고, PDX는 이를 바탕으로 설비·공정 정보를 통합 관리하며 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제조 AI 솔루션 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이 10~20% 향상되고, 불량률은 5~1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게 원프레딕트 측 설명이다.


현재 원프레딕트의 제조 AI 솔루션을 도입한 공장은 전국 230여 개소다. 2030년까지 1천 개소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원프레딕트 대표)는 "원프레딕트는 예지보전부터 제조 데이터 통합과 품질관리, 공정 최적화를 아우르는 제조 AX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해 제조 분야 '오픈AI'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FIX 2026에 참가한 <주>원프레딕트 부스. AI 네이티브 팩토리 전략을 옮겨놓은 모형도가 눈길을 끈다. 이승엽기자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FIX 2026에 참가한 <주>원프레딕트 부스. AI 네이티브 팩토리 전략을 옮겨놓은 모형도가 눈길을 끈다. 이승엽기자

이런 솔루션은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 산업계에도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산업 주축인 자동차부품과 기계·금속가공 분야는 설비 가동률과 불량률이 생산성과 직결된다. AI를 통해 설비 고장에 따른 가동 중단을 줄이고 품질 이상에 선제 대응하면 제조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 기업과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 주요 협력사인 에스엘과 화신을 비롯해 일부 영남권 제조현장에 관련 제조 AI 솔루션이 도입된 상태다.


관건은 제조 데이터다. 대구경북 제조현장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만,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래된 설비는 데이터 수집 자체가 어렵고, 생산관리 시스템과 설비 데이터가 분리된 경우도 상당수다. AI 도입에 앞서 데이터 수집·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윤 대표는 "가령 설비에서 '73.5'라는 측정값이 나왔다고 해도 이 숫자만으로는 온도인지, 압력인지, 진동인지조차 알 수 없다. AI가 활용하기에는 불완전한 데이터"라며 "측정 시간과 설비, 생산 조건 등 관련 정보를 연결해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맥락을 부여한 'AI 레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지역 중소기업이 이러한 미래 공장을 구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장 환경과 적용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개별 제조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4억~5억원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표는 "현재 대기업이나 자동차부품 1차 협력사 등 중견기업은 도입을 서두르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2·3차 협력사까지 기술 확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 제조기업은 도입 비용이 낮아질 때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장의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면 AI 도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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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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