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에서 FIX 2026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23일 지역 차부품기업인 에스엘 부스에서 휴머노이드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을 똑 닮은 로봇이 공장을 누비고, 자동차부품 기술은 하늘로 뻗어나갔다.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는 대구 기업들의 기술력과 미래 경쟁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무대였다. 지역 자동차부품사 '빅3'부터 로봇·인공지능(AI) 전문기업까지 기존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기술을 선보이며 '대구산(産) 신기술'의 저력을 과시했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FIX 2026에 참가한 지역기업은 192개사다. 전체 참가기업 588개사의 32.7%를 차지했다. 모빌리티 44개사, ICT 70개사, 로봇 19개사, 스타트업 59개사 등 참여 분야도 다양해 지역 산업계의 변화상을 반영했다. 특히 에스엘과 PHC, 삼보모터스 등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변신이 두드러졌다. 자동차산업에서 축적한 정밀제조와 전자제어 기술을 로봇, 미래항공모빌리티 등 신산업 분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에스엘은 이번 박람회에서 실제 스마트공장을 옮겨놓은 듯한 로봇 시연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생산·물류 공정을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미래 제조 현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에스엘이 자체 개발한 저상형 자율이동로봇 'SL AMR'은 높이 250㎜의 초슬림 구조로, 기존 생산설비를 변경하지 않고도 좁은 공간에서 부품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D 라이다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을 융합해 복잡한 산업 현장에서도 장애물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족 보행 로봇과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등을 선보인 PHC 부스. 이승엽기자
PHC는 전기차 배터리와 열관리 시스템,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더해 로봇용 배터리와 무선충전 시스템, 휴머노이드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액추에이터 등을 선보였다. 기존 자동차부품 기술을 로봇 구동과 에너지 관리 분야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읽혔다. 삼보모터스그룹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기체 모형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부품의 경량화와 정밀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여객·화물 운송과 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항공 플랫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역 로봇 전문기업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엔디로보틱스는 별도의 외부 공압 공급 없이 DC 24V 전원만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한 디지털 공압 그리퍼 'D-Air' 제품군을 공개했다. 로봇이 물체를 집고 다루는 핵심 기술을 앞세워 제조공정 자동화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철수 유엔디로보틱스 대표는 "이번 FIX에서 자율주행 로봇과 4족 보행 로봇 등 다양한 미래형 로봇에 최적화된 로봇 툴을 선보였다"며 "이 기술은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첨단 로봇산업의 핵심 요소로, 현재 글로벌 대기업들과 공동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로봇과 4족 보행 로봇들을 대거 전시한 유엔디로보틱스 부스. 이승엽기자
ICT 분야에서는 AI 기술의 실용성이 돋보였다. 파미티는 기존 CCTV 영상을 활용해 작업자와 지게차의 충돌 위험을 감지하는 산업안전 솔루션과 레이더를 통해 고령자·환자의 낙상 등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돌봄 시스템을 소개했다. 신라시스템은 X-ray 영상에서 척추의 휨 정도를 자동 계측하고, MRI 영상을 분석해 뇌종양 진단을 보조하는 AI 의료 소프트웨어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번 FIX는 대구 제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자리였다.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과 항공모빌리티 등 신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지역 기술기업들은 AI를 산업현장과 일상에 접목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특히 첨단기술이 단순한 전시를 넘어 실제 생산공정에 적용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대구 산업의 체질 변화가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시 김신영 미래모빌리티과장은 "이번 FIX에서는 에스엘과 삼보모터스, PHC 등 지역 중견기업의 제조 AI 대전환과 미래 신산업 진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기업들이 FIX를 통해 기술혁신 성과를 알리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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