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센터 돈만 대면 실패”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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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8 07:19  |  수정 2014-12-18 07:23  |  발행일 2014-12-18 제1면
자금 문턱만 낮췄을 뿐…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나
전국 아우를 로드맵 없어

대구에 이어 구미와 포항에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서면서 지역 벤처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 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장기 로드맵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벤처기업협회가 17일 벤처기업과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5%가 “센터가 벤처·창업기업의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기대감이 높다는 얘기다.

지역에서도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사>대구경북첨단벤처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서면서 지역의 5년 이내 벤처기업 및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서는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우선 벤처캐피털 지원이 이뤄진 점이 고무적이다. 지역 벤처업계가 자금지원을 받기 위한 문턱이 높았으나 센터 설립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나 자금문턱이 낮아진 것 이외에는 아직까지 미래를 담보할 만한 지원책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모 벤처기업 대표는 “현재 센터의 기능은 초기 테크노파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차별점이 있다면 자금 지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라며 “전국에서 계속해서 센터는 늘어날 것인데, 이에 대비해 각 센터에서 차별화된 벤처·예비창업자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밝힌 인프라 확충보다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는 요구다. 실제로 전경련조사에서도 센터가 담당해야 할 역할로 지역 전략산업 발굴·육성·지원(36.4%)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차별화된 지원과 함께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로드맵도 필요하다. 센터가 기존 기업지원기관이 담당했던 것을 조금 강화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기대하는 글로벌 업체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 지원기관의 관계자도 “센터가 지역에 들어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역에 국한돼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는 결국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지역 창업자들도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내기 위해선 결국은 지역이 아니라 전국의 벤처기업과 예비창업자들이 목표로 하는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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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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