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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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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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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 3가구 중 1가구는 '나 혼자 산다'…남구는 절반 넘어 52%
대구 남구지역 1인 가구 수가 전체 절반을 넘은 5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전체로 봐도 3가구 중 1가구 꼴로 1인 가구였다. 1인 가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기야 남구는 1인 가구를 자자체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지원하는 조례까지 만들었다. 2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2023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대구 남구는 전체 7만6천438 가구 중 52.2%인 3만9천918가구가 혼자 사는 세대였다. 2가구 중 1가구는 '나 홀로 세대'인 것이다.중구도 전체 49.7%가 1인 가구로 절반가량 차지했다. 이어 서구(46.1%), 동구(40.6%), 북구(38%), 달서구(36%), 달성군(34.3%), 수성구(32.1%) 등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전체로는 107만1천182가구 중 41만4천428가구가 혼자 살아 38.7%를 차지했다.2021년 남구의 1인 가구 중에는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청년층의 비중이 36%(1만1천540가구)나 차지했다. 홀몸 어르신인 60~70대도 30.9%(9천893가구)에 달했다.발등에 불이 떨어진 남구의회는 지난달 28일 제28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1인 가구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다. 지난해 11월 서구에 이어 대구에선 두번째다.남구의 지원 조례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주거와 건강, 여가생활을 돕고 위기 상황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 구축 등을 골자로 한다. 남구청은 앞으로 세부적인 지원안을 만들 계획이다.조례를 대표 발의한 강민욱 남구의원은 "65세 이상의 홀몸 어르신, 40대부터 65세 이전까지의 중장년층, 20대부터 39세까지 청년층이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사정은 저마다 다르다. 이를 잘 파악해서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세부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영남일보 DB
[모집합니다] 대구 중구청 정책아이디어 공모
대구 중구청이 오는 31일까지 '2023년도 희망중구 정책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한다. 구정에 관심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제안된 안건은 4월 한 달간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1명(100만원), 우수상 2명(각 50만원), 장려상 3명(각 30만원)을 선정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31일까지 국민신문고를 통해 응모하거나 e메일(dse04055@korea.kr), 구글폼(https://forms.gle/5PqS9iyze9srnpdw6) 등으로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구청 홈페이지 공지 사항에서 확인하거나 홍보소통실(053-661-2464)로 문의하면 된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빗장 풀린 '노 저팬'…日 항공편 만석
3·1절 연휴에 일본행 항공편이 동났다. 작년 10월부터 일본 무비자 입국으로 빗장이 풀린 데다 최근 엔저 현상까지 더해 '노 재팬'은 사라진 모양새다. 1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1일부터 5일까지 한국발 일본행 항공기 예약률은 평균 93%를 웃돌았다. 1일 대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발하는 항공편(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예약률도 90%를 웃돌았다. 이날 나리타행 180석(총 189석), 오사카행 187석, 후쿠오카행 169석이 각각 예매됐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149만7천여명 중 한국인이 56만5천명으로 전체 37.7%를 차지했다. 일본행 관광객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엔저 현상'에 기인한다 . 3년 전 1천140원이던 엔화 가치는 현재 973원으로 15% 떨어졌다. 저가 항공 등을 이용할 경우 국내(제주)보다 훨씬 저렴하게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대구공항 출발 제주행 항공권(일반석 기준)이 10만원 정도인데, 일본(후쿠오카행) 항공권은 최저 6만원에 불과하다. 며칠 전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직장인 이모(33)씨는 "제주도 물가 역시 비싸기는 매한가지다. 여행 경비가 별반 차이 없어 제주도 대신 이국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일본을 택했다"고 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직장인은 공휴일인 3·1절을 전후해 연차를 쓰면 주말까지 최대 5일 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일본은 거리도 가까워 수요가 높다"며 "노재팬 운동과 코로나19 등으로 지난 몇 년 간 일본 여행 수요가 바닥을 쳤으나 지금은 항공편 대부분 만석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관광업계뿐 아니라 일본 콘텐츠와 상품 등도 인기다. 지난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누적 관객 수 364만명을 넘어서 역대 국내 일본 애니메이션 관객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일본산 위스키 수입액은 2019년 136만4천달러(약 18억원)에서 지난해 414만8천달러(약 55억원)으로 200% 이상 급신장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치·외교적으론 일본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지만, 민간 차원의 문화적 소비에서는 반일감정이 희미해지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대기석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로 지정 5년째…시민들 아직 몰라
제63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일인 지난 28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2·28 기념일을 알리는 플래카드나 팻말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김모(35)씨는 "2·28 민주운동 자체를 사실 잘 모르고 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고 해도 '공휴일'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공원 한 가운데 있는 2·28 찬가 노래비를 무심히 지나던 박모(80)씨는 "2·28민주운동은 알고 있지만 국가기념일인지는 몰랐다. 따로 홍보하는 것도 본 적 없다"고 했다.2·28 민주 운동은 정부 수립 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 3·15 의거,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 운동, 6·10 민주항쟁 등과 함께 민주화운동으로는 5번째로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인식은 저조하다.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 기념일인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대구시민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기념·선양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백재호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기획홍보국장은 "2·28 민주운동은 역사적 가치에 비해 아직 시민들의 인식이 저조한 건 사실"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역사·사회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2·28 민주운동을 알리는 한편, 연구성과 등도 축적해 2·28 정신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2·28기념중앙공원 입구.28일 오후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모집합니다] 대구 중구 청년커뮤니티 활동 지원…4인 이상 청년동아리 9개 팀 선발
대구 중구청(구청장 류규하)이 지역 청년의 사회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2년 연속 '대구 중구 청년커뮤니티 활동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대구 중구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중구에서 활동 중인 4인 이상으로 구성된 청년 동아리로, 청년 비율이 60% 이상이어야 한다. 연령은 만 19세부터 39세 이하로 제한한다. 오는 7일까지 총 9개 팀을 모집하며, 분야는 문화예술·봉사활동 등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중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추가 문의사항은 중구청 홍보소통실 정책협력팀(053-661-2463)으로 문의하면 된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단독] 대구 미군기지 캠프헨리 영내 '3.1운동 기념비' 가 있다
대구시 남구 미군부대 영내에 3·1 독립운동을 기리는 기념비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는 일제 강점기 일왕의 '군인칙유'(포고문)를 새긴 탑이었으나, 해방 이후 국군이 포고문 글귀를 지운 뒤, '국군 3대 선서'를 새겨넣고 '3·1 운동 30주년 기념비'로 재활용한 탑인 것으로 파악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대구 남구 미군기지 캠프헨리에는 탑 형태의 기념비가 있다. 바로 앞 표지판에는 영문과 함께 한글로 '삼일운동 삼십일 주년 기념비'라고 적혀있다.사각형 모양의 탑 양 옆엔 성화 모양의 돌기둥 2개가 붙어있고, 뒷면 상단에는 일본 육군을 상징하는 별 모양이 부착돼 있다. 특히 앞면 상단에는 '삼일운동 31주년 기념'이라는 한자 글귀가, 바로 아래 면에는 '국군 3대 선서'가 또렷이 새겨져 있다. 표지판엔 '일제에 항거하는 3·1운동 삼십일주년을 기념하여 육군 중령 오덕준에 의하여 1949년에 세워졌다'고 적혀있다.당시 오 중령은 육군 보병 3여단 제6연대장이었던 것으로 광복회 대구지부는 파악했다. 1949년이면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난 지 3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31주년은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광복회 대구지부에 따르면 대구 남구 이천동 캠프헨리 지역은 1916년부터 일본군 보병 80연대가 들어선 곳이다. 이 부대가 1932년 4월 일왕 메이지가 '군인칙유'를 반포(1882년)한 지 50주년을 맞아 세운 '칙유기념탑'이 바로 이 기념비다.칙유기념탑은 1945년 광복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일본의 잔재로 남아있었다. 이후 우리 육군 보병 6연대가 이곳으로 주둔했고, 이 탑을 본 오 연대장이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1949년 3월 탑에 새긴 일왕 칙유를 지우고, 국군 3대 선서를 새겼다. 일본군이 만든 일왕 칙유 기념탑을 국군이 재활용해 '국군 3대 선서탑'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국군 3대 선서 중엔 '우리는 선열의 혈적에 따라 죽음으로써 민족 국가를 지키자'는 맹세도 담겨있다. 당시엔 공산당을 향한 적개심도 있었지만,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는 문구로 손색이 없다.오상균 광복회 대구지부장은 "오 연대장은 단죄의 선봉에 서서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자 했다. 그의 의연한 행동에서 상당한 군인 정신과 애국심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역사적 사실과 나라 사랑 정신을 많은 시민이 알고 배울 수 있으면 좋겠건만, 현재 기념비는 미군기지에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한편,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조국 독립·국가 수호 등을 위해 공헌한 사람을 추모하고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는 현충시설은 현재 대구 46곳, 경북 306곳 등 지역에서만 모두 352곳이 있다.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대구 남구 이천동 미군부대 캠프헨리 영내에 들어서 있는 '3·1운동 31주년 기념비'. 이 기념비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일왕의 '군인칙유'가 새겨져 있었으나 해방 후 주둔한 국군 6연대의 연대장이 '국군 3대 선서'를 바꿔 새겼다. 블로그 캡쳐
대구 중구서 3.1만세운동 재현행사
대구 중구청은 대구지역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장소인 청라언덕과 만세운동길에서 학생·지역주민·공무원 등 1천여명이 모여 3.1만세운동의 참 뜻을 되새기고자 '3.1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연다.제104주년 3.1절을 맞이하여 3월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구민과 학생이 직접 만세운동을 재현해 성장하는 세대의 역사의식을 제고하고 지역의 근대역사를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식전 공연 후 지역주민 대표 33인의 독립선언문 낭독 퍼포먼스·전문 극단의 뮤지컬 공연·삼일절 노래 제창과 만세삼창을 진행하고 3.1만세운동길을 따라 만세운동을 재현한다.행진이 끝나는 지점인 서상돈 고택 앞에서는 성악 공연을 진행하며, 바람개비 태극기 만들기와 독립선언서 탁본 등 체험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류규하 중구청장은 "이번 104주년 3.1만세운동 재현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지역 근대역사의 숭고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지역에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지난해 중구에서 열린 3.1만세운동 기념 공연 중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대학 새내기 꿈 이룬 '무국적 소녀'
대구에서 '무국적자'로 지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소녀가 주변의 도움으로 희망을 되찾았다. 지역의 한 대학에 입학을 앞둔 A(20) 씨. 그는 의무 교육인 고교까지는 졸업했으나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A씨의 사연은 이렇다. 미혼모인 어머니가 중국에서 낳은 A씨는 5살 때 한국에 들어왔다. 출생부터 서류상 존재하지 않았던 A씨. 어머니와 대구에서 만난 한국인 '아버지'는 A씨에게 중국 국적이나 국내 체류 자격을 얻어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다.대구에서 자라고 성장한 A씨지만 보통의 '대구 사람'과는 달랐다. 본인 명의 통장과 휴대전화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병원비는 남들보다 두 세배는 더 많이 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아버지마저 다친 뒤엔 생활고가 가중됐다. 아르바이트를 해 생계에 보탬을 주고 싶었지만, 무국적의 벽은 높았다.고교 졸업을 앞둔 지난해 봄부터 A씨는 고민이 적지 않았다. 취업·대학 진학에 기대하는 친구들과 달리 A씨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상담교사를 통해 '미래가 살고 싶지 않다'는 고민도 털어놨다. 학교는 A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수소문 끝에 박정선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협의회 부회장과 연락이 닿았다.박 부회장은 그때부터 A씨에게 '꿈'을 선물할 수 있는 방법 찾기에 나섰다. 쉽지는 않았다. 사실상 불가능했다. 서류상 중국에서도 출생 등록이 돼 있지 않아서다. 수차례 체류 자격을 얻으려고 노력했던 과거에도 같은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박 부회장은 "'무국적자'로 계속 남는다면, A씨는 인권유린, 임금 체불 등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A씨가 적법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걸 용인할 수 없어 할 수 있는 건 다해봤다"고 회상했다.다행히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등에서도 A씨의 딱한 사정에 힘을 보탰다. 1년 가까운 노력 끝에 A씨는 최근 'D-4-3 체류자격'(유학비자)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A씨는 상황별 체류 비자를 발급받으며, 추후엔 대한민국 국적도 취득할 계획이다. 현행법엔 외국인 등록을 마치고 5년 간 국내에 주소를 두는 등 요건을 갖추면 일반 귀화가 가능하다.국적이 없어 학창 시절 제주도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었던 A씨는 대학 '새내기'로 희망을 품고 있다. A씨는 "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전공도 그 쪽으로 정했다. 앞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일하고 싶다"며 "큰 고민을 해결했으니, 대학에 가 친구들도 사귀며 한국에서 즐겁게 살고 싶다"며 웃었다.박 부회장은 "시대가 변했다. 국내 이민자 수도 늘었고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삶이 강조되는 한편, 이민정책 방향도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A씨 같은 사례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법·제도적으로 무국적자를 발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회통합 차원에서 구제방안 모색에도 나서야 한다"고 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무국적자로 살아오다 최근 체류자격을 얻게된 A씨가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A씨 본인 제공
20만 자족도시 남구 옛 명성 찾을 수 있을까?
지난달 말 기준 대구 남구의 인구는 14만1천547명이다. 1992년엔 25만 명이 넘었지만,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 2019년 15만 명 선이 무너졌다. 정부는 2021년 남구를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했다.1980년부터 1990년대 초반 대구를 대표하는 부촌으로 꼽혔던 남구가 인구 소멸에 허덕이고 있다. 그 시절 앞산 아래 2층 양옥집은 부유층의 상징이었고 대구에서 돈푼깨나 있다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곳으로 몰렸다.하지만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 200만 호 개발' 바람을 타고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문화로 떠오르면서 2층 양옥집은 된서리를 맞게 된다. 앞산 아래 터를 잡았던 부자들은 당시만 해도 신흥 개발지인 수성구로 아파트를 찾아 옮겨가면서 남구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남구는 인구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하다. 남구는 MZ세대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명품남구 혁신 TF'를 구성하고 구정발전을 위한 자율 연구 추진했으며, 앞산 문화·관광 일자리 플랫폼 구축 외 6개 사업에 대해 지방소멸 대응기금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또 청년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 △창업청년 사업패키지 △사회적기업 청년고용 창출 지원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구 유입책이 지지부진하면서 실질적 성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다만, 남구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총 3천339세대 아파트 준공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당장은 과거의 명성으로 돌아가기엔 턱 없이 부족하지만 아파트 준공 이후 실제 입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변 시가지 경관 개선 등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또 구청 차원에서 인적자원·생활인구 활성화 방안을 담은 '명품이웃 36.5℃' 프로젝트를 인구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남구 내 문화생산·창업활동 등에 강점이 있는 주민들을 선발해 생활(관계) 인구를 늘리는 사업이다.남구청 관계자는 "지역의 명품 이웃을 찾아내고 소개해 생활 인구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지역 내 부동산 개발이나 공공시설 건립 등 상황에 맞게 다변화한 인구 유입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대구 남구청사 입구. 남구청 제공
월세·관리비도 올랐다…대학생들 주머니 위협하는 '고물가'
"통학에 40분 걸려도 집에서 다녀야 돈을 아낄 수 있어요." 경북대학생 김모(23)씨는 최근 오른 물가에 부담을 느껴 학교 근처 원룸에서 다시 본가로 돌아갔다. 김씨는 "부모님께서 월세를 지원해 주시는데,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통학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끝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로 '청춘'인 대학생의 주머니 사정도 위협받고 있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월세·보증금, 공과금 등이 1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23일 찾은 대구 북구 복현동 경북대 북문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인 정모씨는 "지난해부터 근처 원룸 월세가 올랐다. 기존 30만원에서 32만원, 40만만원이면 45만원 정도 수준"이라고 했다. 또 "200만원이던 보증금은 300만원, 500만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최근 전세사기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월세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청춘들은 스스로 '포기'를 선택하고 있다. 본가가 대구에 위치하지 않을 경우엔 기숙사 입소를, 반대의 경우엔 통학을 결정하는 것.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이들은 최대한 저렴한 원룸을 구해 '생계 전선'에 뛰어들기도 한다. 실제로, 올 1학기 경북대학교 기숙사 지원자 수는 정원(4천574명)보다 600여명 많은 5천247명을 기록했다. 대학원생 박모(29)씨는 "그나마 저렴한 기숙사를 택했다. 2인1실이기 때문에 불편은 있지만 감수할 수 있다"며 "기숙사에 살면 따로 식사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돼 실리적 선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원생 최모(27)씨는 "찾아본 원룸 중 가장 저렴한 월세 28만원 원룸에 살고 있다. 알바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최근 고물가로 공과금이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이 크다"며 "학교 주변이 아닌 외곽지로 이사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선 최근엔 월세와 비슷한 가격에 식사도 제공하는 '하숙집'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찾은 대학가 인근 하숙집 3곳은 총 84실에 모두 입주해 '만실'이었다. 경북대 북문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부모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오르다 보니 학생들 스스로가 싼 방을 먼저 찾고 있다"며 "고물가로 청년들이 고통받는 게 안타깝다.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글·사진=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23일 경북대 북문 한 원룸 밀집지역에 원룸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모집합니다] 대구 남구청 주민제안사업 공모
대구 남구청이 4월3일까지 2024년 주민참여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제안사업을 공모 접수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사업을 주민이 직접 제안하고 심사·선정하는 제도다.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공모사업과 통합 접수해 일정을 간편화했다. 공모는 주민참여예산 홈페이지(https://jumin.daegu.go.kr), e메일(dgyessan@korea.kr), 방문·우편(대구 남구청 기획조정실) 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대구 남구청은 사업부서 검토와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의, 주민투표를 거쳐 최종 사업을 선정한 뒤 12월 의회 예산심의를 통해 내년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를 발굴해 주민에게 가장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말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2·28민주운동 보도한 英타임즈 신문 실물 공개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된 대구 2·28민주운동을 세계에 알린 영국 신문이 최초로 공개됐다.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민주운동 63주년을 맞아 21일부터 내달 5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하는 2·28민주운동 특별사진전을 통해서다.런던 'The Times'지의 동경 특파원이었던 찰스 하그로브 기자가 2·28 민주운동이 일어난 직후 경북고를 방문해 취재한 내용이다. 이는 1960년 3월 15일 자 9면에 '남한 야당은 최악의 선거 결과를 염려'라는 제목으로 Times 지에 보도됐다.번역과 분석을 맡은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이 기사에 대해 "대구와 2·28민주운동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3·15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승만 정부가 시민들에게 조성한 위협과 선거 부정의 조짐을 세상에 폭로한 것이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김 교수는 하그로브 기자가 대구로 취재 온 이유로 2·28민주운동의 시기와 규모를 꼽았다. 대구의 2·28민주운동은 시기적으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운동이었고 규모도 가장 컸다. 대구지역 8개 고등학교 2천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2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연행됨으로써 미국·영국 등 여러 국가들의 주목을 받은 사건이었다. 결국 2·28민주운동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표 격인 4·19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진다.기사는 2022년 대구MBC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제작진이 발견해 2·28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백재호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기획홍보국장은 "최근 발견된 귀중한 자료들은 시민들에게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런던 The Times지 3월 15일자 9면.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제공
텅텅 빈 점포엔 '임대문의' 딱지만…쇠락하는 동성로, 예전 명성 어디갔나
"평생 동성로를 다녔지만 지금처럼 가게가 많이 빠진 건 처음 봐요." '대구의 최대 번화가'라는 동성로가 속절없이 쇠락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불어닥친 불황을 견디지 못한 점포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동성로는 이제 '아사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 22일 오후 1시 대구 동성로 거리. 상가 곳곳에 '임대 문의'라는 딱지가 붙어있었다. 그나마 영업 중인 음식점을 비롯한 점포에도 손님은 찾아볼 수 없고 주인만 덩그러니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이모(25)씨는 "너무 안타깝다. 좋아하던 가게가 코로나 전에는 장사가 잘됐는데 이후로 문을 닫았다.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모두 힘든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동성로는 2030세대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데, 대구에 일자리가 없다 보니 그 세대가 지역 밖으로 대거 유출되면서 상권이 저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들 사이에서 한때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던 옛 중앙파출소에서 대구역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동성로를 대표적인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텅 빈 상가들이 줄지어 있다. 지난 2021년 대구백화점 본점 폐점은 동성로 쇠락에 쐐기를 박았다. 대백 본점이 방치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도 뜸해 졌고, 각종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동성로에서 철수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상가 전체가 비어있는 모습도 보였다. 대형 상가에선 이른바 '노른자위'라는 1층의 공실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황모(55) 씨는 "옆 건물이 비면서 이쪽 가게로 오는 손님의 발걸음도 뚝 끊어져 버렸다"며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다길래 혹시나 기대했지만 변한 건 없다"고 토로했다. 두 달 전 음식점을 인수했다는 김모(32) 씨는 "업주끼리 모이면 '죽겠다'는 소리밖에 안 나온다.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동성로 맛집'으로 소문나 10년 이상 영업을 이어 온 베테랑 음식점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입은 모은다. 업주 이모(66) 씨는 "다른 가게와 다르게 우리 집은 꽤 손님이 많은 편이었지만 요즘 수입은 코로나 이전 4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평일에는 아예 개미 새끼 한 마라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대백이 문을 닫은 후 더 심해진 것 같다. 동성로를 찾는 사람들의 동선 자체가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심기인 동성로 상인회 사무국장은 "동성로로 고객을 유인할 유명 프랜차이즈가 대거 빠져나간 상태"라며 "지금은 문을 여는 상가보다 문 닫는 상가가 더 많다. 시민들이 다시 동성로를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글·사진=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2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 골목의 상가들이 텅 빈채로 을씨년스럽게 남아있다.
대구 중구 신축아파트 공사장서 50대 노동자 추락사
대구 도심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에서 50대 남성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이 현장에서는 1년 전에도 추락사고로 작업자가 숨지는 일이 있었다.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인동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 7층 20m 높이에서 낙하물 방지 장치를 설치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A(51)씨가 아래로 떨어졌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외상성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 공사장에서는 지난해 2월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H빔 해체 작업을 하던 B(66) 씨가 H빔이 떨어지면서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으나 사고 7개월이 지나 숨을 거뒀다.사고 현장은 공사 금액이 50억원을 넘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이다.지난해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이행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중점 조사할 계획"이라며 "사고가 발생한 작업 공정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경찰도 안전조치 미흡 또는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대구 중부경찰서 전경. 중부경찰서 제공
황구수 중구 주민자치연합회장, 대구시주민자치연합회장 취임
황구수 대구 중구 주민자치연합회장이 최근 대구시 주민자치연합회장에 취임했다. 황 신임 회장은 "연합회의 상생과 화합에 일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진정한 주민자치를 위해 적극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1천500명 이상 전망…국립대 '감축'·사립대 '원안 유지' '고민'
출구 못 찾는 의대 증원 갈등, 결국 4월 넘기나…의료계 일각 "증원 백지화 없이는 협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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