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여제단·절터…역사를 품은 구수산공원

  • 글·사진 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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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7 21:56  |  발행일 2025-06-17
대구 북구 칠곡지역 역사유적 품어
역사유적 학습 및 체험 공간으로 활용되길
대구 북구 읍내동 구수산공원 쉼터에서 북구문화관광해설사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 둘째가 북구문화관광해설사회 신은희 회장.

대구 북구 읍내동 구수산공원 쉼터에서 북구문화관광해설사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 둘째가 북구문화관광해설사회 신은희 회장.

"최근 대구 북구에 구수산공원이 문을 열었어요. 아직 시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관광해설사로서 구수산공원 홍보 및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곳에서 자주 모임을 갖고 있어요"


지난 12일 구수산공원에서 만난 신은희 북구문화관광해설사회 회장의 말이다. 올해 4월 개원한 구수산공원은 대구 북구 읍내동에 있는 구수산을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구수산은 북구 칠곡 지역 중심에 자리한 산으로 해발 고도 75.6m에 불과한 작은 야산이다. 구수산이란 이름은 산 모양이 거북(龜)이 머리(首)를 내밀고 있는 모습을 닮은 것에서 유래됐다. 과거 구수산은 넓은 팔거들 한가운데 있으면서, 동쪽으로 팔거천을 끼고 있어 경치가 좋았다. 구수산 북쪽에는 아름다운 풍광에서 유래된 '궁숭암·궁성정·궁숭듬'이라 불리는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다.


구수산공원 조성 전 발굴조사에서 유적·유물이 많이 출토됐다.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절터와 암자터 그리고 조선시대 칠곡도호부 여제단(厲祭壇) 터가 대표적이다. 절터에서는 건물터, 축대, 담장, 배수로, 석축 등과 함께 기와, 청자, 전돌 등이 출토됐다. 특히 '정흥대사(正興大寺)'란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함께 출토돼 이 절이 정흥대사라 불린 큰 절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절터에는 발굴된 주춧돌을 땅 위에 노출시켜 옛 건물지를 복원했으며, 출토된 다량의 기와 조각도 한자리에 모아두었다. 여제단 터에서는 제단과 담장의 기초시설과 기와 등이 출토됐다. 여제단도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본래 위치에 옛 모습으로 복원했다. 여제단 복원으로서는 우리나라 최초 사례다. 이 외에도 아파트 건설로 사라질 위기에 있었던 구수산 남동쪽 원모재를 공원 내로 옮겨 정자 형태로 다시 세웠으며, 원모재 입구에 있었던 수령 500년 팽나무도 다행히 아파트 입구에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구수산 북서쪽 끝자락에는 1960년대 조성된 궁숭암 관개수로 일부 구간이 옛 모습대로 남아 있다.


신은희 회장은 "구수산공원은 구암동고분군, 팔거산성과 함께 북구 칠곡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역사유적을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구수산 발굴 책임자였던 가야문물연구원 박승규 조사단장도 "구수산공원 부지에서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출토된 만큼 역사유적공원으로 지정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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