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전의 그 날, 참전용사에게 듣는 이야기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추위가 엄습한 한겨울 벌판에서 손으로 땅을 파고 지푸라기를 덮고 밤새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게 전쟁이었어요."
6·25전쟁 당시 백마고지와 안강·기계전투에 참전한 이동근(95)씨는 대구상업고 재학 중 학도병으로 자원 입대했다. 그는 포병 관측반으로 낙동강 방어선, 인천상륙작전, 금화·철원 일대 전투를 거쳤다.
참전 당시 대구상고 3학년이었다고 밝힌 그는 "포병은 어느 정도 학력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었는데, 자격이 되니 당연히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가야지'하는 일념으로 교복을 입은 채 그대로 훈련소로 향했다"라며 자원입대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가 겪은 백마고지 전투에 대해 "산 전체가 불바다였다. 밤엔 인민군이 공격하고 낮엔 국군이 공격했고 말그대로 난리통"이라며 격렬함과 혹한 속 전장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일, 젊은 세대들이 전쟁의 비참함을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며 전쟁의 교훈이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해지길 소망했다.
이동근 용사의 더 많은 이야기는 영남일보tv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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