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행정통합의 최대 난관이 중앙정부의 반대일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다. 예상대로 정부는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이 발의한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안에 담긴 상당수 특례에 대해 '불수용' 입장을 공식화했다. 335개 조항 가운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국제학교 설립 권한, 국립의대 신설 등 137건에 대해 수용 불가 판단을 내린 것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역시 386개 조문 중 재생에너지 발전사업권 등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권한과 직결된 119개 특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대전·충남의 경우는 복잡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발의한 특별법의 특례 범위가 크게 달라, 정부 입장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행정통합의 성패는 중앙정부가 독점해 온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에 달려 있고, 특별법의 특례로 구체화된다. 만약 통합특별시의 권한과 직결된 핵심 특례들이 대거 배제된다면 행정통합은 출범부터 추진 동력을 상실한다. 행정통합이 아니라 알맹이 없는 행정개편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 내 반대 여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지역은 중앙정부의 재정·권한 이양 반대라는 동일한 장벽 앞에 서 있다. 이 상황에서 각 지역이 개별적으로 정부를 상대한다면 협상력은 분산되고 설득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략적 공조를 통해 행정통합의 당위성을 공동 의제로 격상시켜야 한다. 행정통합은 특정 지역의 이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국가 운영체계를 재설계하는 중요한 도전이다. 행정통합 추진 지역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정부를 설득하는 것,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책이다.
김진욱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