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공장이 극장이 되다- 화원에 피어난 무용의 무대, 달성예술극장

  • 김동 시민기자 kbosc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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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17 21:12  |  수정 2026-03-18 06:52  |  발행일 2026-03-17
지난 3월 8일 열린 제7회 전국안무드래프트전  출연진과 심사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봉 대표 제공>

지난 3월 8일 열린 '제7회 전국안무드래프트전' 출연진과 심사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봉 대표 제공>

기계 소리 대신 음악이 흐르고, 작업대가 있던 자리에는 무용수들의 발걸음이 남는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의 한 공장이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공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름은 달성예술극장. 그 변화를 이끈 사람은 이재봉 대표다.


달성예술극장의 시작은 대구 서구 비산동의 '퍼팩토리소극장'이었다. 이재봉 대표는 이곳에서 수년 동안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왔다. 실험적 작품과 다양한 장르가 시도되던 공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춤이 충분히 숨 쉴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의 고민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구조의 변화'였다. 공연을 올리는 공간을 넘어 창작이 자라는 토양이 필요했다. 협동조합 대구문화창작소와 뜻을 모은 그는 오중섭 이사장과 함께 새로운 공연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이재봉 달성예술극장 대표

이재봉 달성예술극장 대표

그가 선택한 곳은 화원읍의 한 빈 공장이었다. "공간이 바뀌면 예술도 바뀐다"는 믿음이었다. 넓은 무대와 높은 천장을 갖춘 공장은 대구 민간소극장 중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탈바꿈했고, 그 구조는 자연스럽게 무용 공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냈다.


달성예술극장은 그렇게 '무용 친화적 소극장'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됐다.


2025년 한 해 동안 달성예술극장은 지역 무용계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대표 프로그램인 '전국안무드래프트전'은 21개 참가작품 중 12개 작품이 수도권에서 참가하는 등 전국의 젊은 창작인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 대한민국안무대전, 인코리아국제무용제, 달스타창작춤MZ, 한춤페스티벌, 한국춤유산제전-전통춤맥 등 다양한 기획공연으로 지역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인 무대를 제공하였다.


이 대표는 달성예술극장의 역할을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창작 거점'으로 바라본다. "극장은 결국 사람입니다. 창작자가 다시 찾고, 주민들이 편하게 드나드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는 공연 장르의 폭은 넓히되, 중심에는 '몸과 움직임'이라는 무용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저녁이 되면 화원읍 골목 한편에서 극장의 불이 다시 켜진다. 공연을 마친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내려오고, 객석에서는 조용한 박수가 이어진다. 공장이 극장이 되었듯, 달성예술극장은 지금도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분명한 것은, '지역 예술 생태계'라는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원읍의 밤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예술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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