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식씨의 숏폼 캡처. 최영식씨 제공
위암 환자와 그를 치료한 의사가 나눈 덕담이 담긴 1분짜리 숏폼(영상) 하나가 수많은 암환우와 그 가족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위암 3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중인 환자 최영식씨(65·대구 달서구)가 진료실에 찾아가 "병원장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구자일 병원장(대구 구병원)은 "제가 수많은 환자를 봤지만 우리 최영식씨처럼 밝고 긍정적인 환자를 처음 봤다. 아프신 분들은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낫는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함께 웃었다.
별다른 연출도 없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이 영상은 순식간에 조회수 5만을 넘어섰다. 댓글 창엔 "병원장님, 감사합니다", "우리 아버지 생명의 은인"이라는 글부터 최씨의 무사 쾌유를 비는 동병상련 암환우들의 응원이 줄을 이었다. 뜻밖의 반향에 구 병원장은 "의사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환자의 쾌유를 비는 수많은 댓글을 읽으며 오히려 더 큰 위안을 얻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대구 달서구 두류2동 한 주택가 골목 끝에 있는 최씨의 가방 공장을 찾았다. 한 칸짜리 허름한 방에서 아내와 마주 앉아 어린이집 가방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어린이 등판만 한 연두색 원단에 재봉틀로 박음질을 했고, 아내는 손수 손잡이를 만들었다.
아들의 권유로 우연히 시작한 SNS는 삶의 새로운 통로가 됐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암투병기를 전하는 영상들이 쏟아진다. 조회수가 25만회를 넘긴 것도 있다. 그는 "응원 댓글을 읽고, 빠짐없이 답장하면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했다.
최씨의 얼굴엔 그늘이 없었다. 작업실 벽면엔 굵은 펜으로 꾹꾹 눌러쓴 '암을 잘 이겨내자',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전국의 암 환우들이여 힘내자' 같은 문구들이 걸려 있었다.
그는 "수술이 잘돼서 위장 청소가 깨끗하게 됐다"며 기뻐했지만,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구의 한 영아원 출신으로 노숙과 동냥살이 등 혹독한 유년 시절을 견뎌냈다는 그는 "아내를 만나 30년을 살면서 한 번도 울지 않았는데, 암에 걸리고 난 뒤에는 고마운 분들의 전화만 받아도 자꾸 눈물이 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는 주변 사람들 덕에 살아갈 힘을 얻는다. 수술 후에도 인근 의원 의료진의 배려 속에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등을 이어가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지역 의료진에 대한 깊은 신뢰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굳이 멀리 서울 안 가도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난 덕분에 병도 낫고 SNS 스타까지 됐다"며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두 번째 봄이 찾아왔다. 남은 삶도 웃으며 살겠다"고 했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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