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과 제1야당이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민심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5%로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0%대 늪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민심을 잃는 사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은 30%를 넘어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당층의 급증은 상대의 실책에 반사이익을 누리던 양당 체제의 고질적인 폐단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자초한 결과다. 김민석 대표는 '취임 100일 내 지지율 10%포인트 제고'를 공언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후유증과 계파 갈등, 지도부의 메시지 과다를 원인으로 꼽지만, 진짜 본질은 따로 있다. 거대 의석을 무기로 한 '입법 폭주'가 민심 이탈을 불렀다. 검찰 개혁 등 정치적 대립이 강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며 협치를 외면한 오만함이 중도층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민생을 팽개친 채 정치적 대립에만 몰두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손뼉을 칠 국민은 없다.
국민의힘 상황도 참담하다. 여권의 연이은 악재와 국정감사라는 호재 속에서도 반사이익을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장동혁 지도부의 강성 우파 행보와 장외 투쟁 선호가 합리적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갉아먹은 탓이다. 내부 주도권 싸움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정치권의 무기력증은 더 심각하다. 당의 중심을 잡아야 할 TK 의원들은 존재감을 상실했다. 당이 위기에 빠져도 몸을 사리며 당권파의 눈치만 보거나 지역구 관리에만 연연할 뿐, 국정 난맥상을 뚫어낼 비전이나 리더십은 찾아볼 수 없다. TK 정치권의 무능이 국민의힘 전체의 체질 개선을 막는 걸림돌이란 인상마저 준다.
여야 모두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민주당은 입법 독주와 세 대결이 민심의 거부감을 부른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의힘 또한 강성 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민생 대안 세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의 실책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당근위원회'나 청년 정책 같은 민생 이슈를 국회 상임위 입법 활동 및 예산안 심사와 연계해 실질적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상대의 무능에 기대어 연명하는 적대적 공생 수준의 정치로는 국민의 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 민심은 이제 '누가 덜 나쁜가'를 묻지 않고 정치권 전체를 향해 심판을 내리고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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