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총살형 생중계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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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12 16:30  |  발행일 2026-10-13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미국 국방부가 오는 12월 3일 사형수에 대한 '총살형'을 집행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실시간 생중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가 실시간 연결되는 오늘날, 중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사형 집행 공개 결정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사형수는 미 육군 소령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니달 하산. 2009년 텍사스주(州) 포트후드 육군기지 메디컬센터에서 총기 난사로 13명을 살해했고, 2013년 사형선고를 받았다. 미국 내 사형 대중 공개는 1937년 이후 처음이며, 인터넷 생중계도 물론 처음이다. UN 인권위원회는 '국가가 주도하는 잔혹한 고문 행위'라며 철회를 요구했고, 교황도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인간 생명을 박탈하는 국가의 권력 자체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것이 '공공의 알 권리'나 '범죄예방 효과'라는 포장 속에 미디어의 화면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엄청난 볼거리'로만 전락할 것이다. 사형수의 마지막 숨결과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을 지켜보는 대중은 과연 정의의 실현을 느낄까. 아니면 일그러진 관음증적 쾌락만 소비하게 될 것인가.


로마시대 콜로세움의 환호성이 현대의 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로 부활하는 셈이다. 로마시대와는 너무나 다른, 문명이 천지개벽한 현대이다.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살인을 대행하는 것도 모자라 이를 생중계한다는 것은 인간 생명의 신성함마저 여지없이 내팽개치는 일이다. 정의는 잔혹함의 과시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김봉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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