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간의 갈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는 헌법과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거듭 공박했다. 특히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손 판사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지역 향판(鄕判·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판사)'이라며 비꼰 사실을 적시하며 "이는 계급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손 판사에 대해 '지역 향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손 판사는 법조계 안팎에서 신망이 높은 것으로 정평 나 있다. 강동명 대구지법원장도 국정감사에서 "훌륭하다고 자타가 공인한다"고 답했다.
대법관 임명 논란의 주 요인은 '청와대가 정치적 코드가 맞는 특정 판사를 원한다'는 게 정설이다. 청와대는 앞서 노태악·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손 부장판사중 김 판사에 대해서만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손 판사를 놓고서는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댔다.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 국회 동의란 전후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여기에는 삼권분립의 팽팽한 상호견제 정신이 녹아 있다. 조 대법원장이 한번 제청한 사안을 무효로 하게 될 재제청을 할 수 없다고 밝힌 배경이다. 손 판사가 그렇게 마땅치 않다면 차라리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회에서 부결하는 방식이 정치적 책임을 지는 차선책이다. 온전한 대법관 후보자를 괜히 향판으로 격하하고, 대구 출신이라 배격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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