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헌적 억지”, “궤변”으로 쏘아붙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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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2 16:19  |  발행일 2026-10-23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국무회의 참석 비판에 대해 "공소청장,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했다. 인공지능(AI)의 답변까지 인용하며 "두 수장의 국무회의 배제론 주장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규정한 행정감독권과 정부 통솔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인식이 안일하기 짝이 없다. 수사와 기소가 갖는 준사법적 특성과 정치적 중립성의 무게를 지나치게 가볍게 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정 전반의 정책적 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행정부 최고 심의기관이다.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다지는 자리라는 점에서 일반 행정 부처 장관들의 참석은 당연하지만 중수청과 공소청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생명인 준사법 기관 수장이 정권의 국정 철학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에 정기적으로 앉는 것 자체만으로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민주주의 선진국들의 시스템을 둘러봐도 수사와 기소 수장을 정책적 결정 기구에 직접 참석시키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의 경우 수사기관인 FBI와 연방검찰이 법무부 소속이지만, FBI 청장이 내각 회의에 정기 참석하지 않는다. 영국의 기소 전담 기구인 왕립검찰청(CPS) 역시 내각 회의와는 철저히 분리된 채 독립 기구로 운영된다. 선진국들이 수사기관 수장의 각료회의 배석을 경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정치 권력과의 거리두기야말로 사법 신뢰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공약이나 국정 과제가 수사 대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국무회의 자리에 수사기관장이 앉아 있다면, 현장 수사관들에게는 정권의 시각과 국정 기류가 은연중에 '가이드라인'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직접적인 외압이 없더라도 수사기관 스스로 정권의 눈치를 보는 '자율적 종속'이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수사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법조계의 경고를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수사 독립성은 구호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해를 살 수 있는 제도적 틈새를 철저히 차단하는 데서 나온다.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수사기관을 국정 협조의 틀에 묶어둘 때가 아니라, 정권의 성향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할 때 확립된다. 수사·기소 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은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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