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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밴드 머저리클럽의 드러머 섭(갈치)과 베이시스트 철(이재호)은 라이브 클럽 오디션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한 두 사람이지만 정작 밴드의 리더인 임재는 말도 없이 사라진 상황. 답답하고 화도 나지만 임재 없이는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줄 수 없기에 무작정 그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블루스 음악을 하고 싶은 덕규(크리스 라이언) 역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랩 피처링 등을 하며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중이다. 그런 그들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홍대의 한 작은 라이브 클럽에 모였다.
'라이브 하드'는 독특하고 개성충만한 음악영화다. 비주류 뮤지션들의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 성장과 고민을 흑백화면에 담아 감수성을 높였다. 그 과정에서 서사보다는 음악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드라마를 위한 보조적인 역할로 음악을 활용하기보다 음악을 중심에 놓고 인물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유추하게 만든다. 철과 섭, 덕규는 자신들의 음악을 완벽하게 채워줄, 그리고 인정해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건 임재의 곁을 맴도는 은정(공민정) 또한 마찬가지다. 음악을 자신의 미래로 설정한 네 청춘들은 그렇게 골목 라이브 클럽을 전전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그들을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건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자신들의 서글픈 현실이다.
영화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의 모습 한편으로 러닝타임 대부분을 라이브 클럽 오디션 현장에 할애한다. 자신의 희망과 미래가 달려있는 만큼 오디션을 앞둔 뮤지션들 사이에선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마치 누가 먼저 총을 빼들지 눈치 보는 서부극의 총잡이들 같다. 영화의 백미는 오디션 무대에서 밴드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다. 신스 록 장르로 경쾌한 음악을 선보이는 4인조 밴드부터 하드코어한 록의 울림과 비트가 심장까지 전해지는 하드 록 밴드, 기타 하나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솔로 아티스트, 그리고 감미로운 재즈 사운드가 돋보이는 피아노 듀오까지 듣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음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리듬에 몸을 맡긴 채 춤을 추는 판타지남(김홍국)의 모습도 인상 깊다.
서사의 단조로움을 채우는 음악과 생동감 넘치는 실제 공연 장면은 시종 색다른 감흥을 전한다. 영화는 이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후시녹음은 거의 하지 않고 최대한 현장에서 녹음한 소리를 믹싱해서 사용했다. "'음악이 진짜 좋은 영화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는 황욱 감독은 "무대에 서기까지, 무대에서 빛을 보기까지 뮤지션들이 참아야 하는 감내의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드는 신박한 음악영화다.(장르:드라마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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