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공존·공생을 꿈꾸는 10대를 위한 책'

  • 김언동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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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0 07:42  |  수정 2022-01-10 07:48  |  발행일 2022-01-10 제12면

김언동
김언동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 교사)

유튜브 오리지널 시리즈인 'The Age of A.I.-한 번에 알고리즘 하나로 세상 구하기'는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통해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보여줍니다. 기술의 도움으로 언젠가는 기근, 동물 멸종,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학년을 마무리하는 수업 시간에 이 영상을 본 학생들은 인공지능 '주세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군요. 주세페는 식재료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대체 재료들을 이용해서 음식을 만들어 동일한 맛과 풍미를 만드는 레시피를 창작합니다. 공장식 축산, 식재료 생산을 위한 무분별한 농약 사용 등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세페가 도움이 될 것이라 합니다. 이 외에도 환경 운동, 적정 기술 등을 다루면서 학기말 독서 수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겨울 방학에 이 주제와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어볼 것을 당부하면서 몇 권의 책을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아무튼, 딱따구리'입니다. 저자는 영국에서 지속가능 디자인 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기후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사를 갈 때마다 우연찮게도 근처 야트막한 산이나 공원에 딱따구리가 살고 있어 언제든 딱따구리 소리를 듣게 되었고, 쌍안경을 들고 나가면 열성적으로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의 모습을 관찰합니다. 딱따구리와 함께하는 일상을 담은 이 에세이에서 저자는 딱따구리가 단순한 일상을 추구하는 길목에서 이웃이 되었다며 반가워합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알게 됩니다.

두 번째는 '호흡공동체'입니다. 카이스트의 인류세연구센터의 연구자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무더위 쉼터까지 공기 재난의 현장을 탐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과 같은 세 가지 공기재난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공공의 과학' 개념 부분을 꼭 읽어보세요. '공공의 과학'은 지금의 문제에 응답하는 '현재의 과학'입니다. 우리가 처한 재난과 곤경에 주목하는 '현재의 과학'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금전적 이득을 안겨주는 과학은 아니지만,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우리 스스로 이를 감당할 힘을 줍니다.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진로 분야의 책으로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다음으로 '2050 거주불능 지구'를 권합니다. 책은 '서문'이 없습니다. 저자는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재난을 언급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또 시장 중심적이고 소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던 여타의 환경 운동을 비판하며 화석 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몇몇 똑똑한 사람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합니다. 이런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서 저자는 '인류 원리'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책을 읽은 학생들끼리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책대화의 좋은 소재가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책은 '두 번째 지구는 없다'입니다. 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는 저자는 현대인이 인간이 만든 시스템을 단단하고 영구적인 것처럼 여기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며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고 지적합니다. 수많은 환경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선택권'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환경을 기준으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환경 부담을 덜기 위해 잉크 사용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택한 만듦새도 인상적입니다. 이 책들을 통해 공존과 공생을 위한 지혜를 찾으며 한 해를 시작해 보시길 기대합니다.

김언동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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