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김재영 교수 참여 국제공동연구진, 사상 최초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포착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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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5   |  발행일 2022-05-17 제0면   |  수정 2022-05-1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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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자리 블랙홀 이미지. 중심의 검은 부분은 블랙홀(사건의 지평선)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이고,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다. 관측자로 향하는 부분이 더 밝게 보인다. < 한국천문연구원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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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경북대 교수.

김재영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가 참여한 EHT 국제공동연구진이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영상을 포착하고, 연구 결과를 천체물리학저널 5월 12일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협력에 기반한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사건지평선망원경(이하 EHT, Event Horizon Telescope)으로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궁수자리A 블랙홀은 M87에 이어 EHT 연구진이 촬영한 두 번째 블랙홀이다.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A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7천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배 크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천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에 비해 1천500배 이상 질량이 작아,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에 비해 관측이 어려웠다.


이 연구를 위해 세계 80개 기관, 300명이 넘는 EHT 연구진들이 참여했다. 특히 대규모 블랙홀 관측자료를 처리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시에 블랙홀에 대한 다량의 영상을 재현해 이를 비교하는 모의실험을 5년간 끊임없이 진행했다.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 끝에 연구진은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인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후속 연구로 EHT 연구진은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부착흐름을 분석하는 이론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의 정밀한 검증 등 새로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세라 마르코프(Sera Markoff) EHT과학이사회 공동위원장은 "궁수자리A 블랙홀과 M87 블랙홀은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것"이라 언급했다.

기존 M87과 이번 궁수자리A 블랙홀 연구에 참여한 경북대 김재영 교수는 "이전 M87 블랙홀과 비교해 궁수자리A 블랙홀은 제트와 같은 강력한 물질 분출 현상이 없는 블랙홀이다. 이 두 블랙홀의 EHT 영상을 함께 연구함으로써 현대 천체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들 중 하나인 블랙홀 제트의 물리적인 기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궁수자리A 블랙홀의 영상화 과정에 참여한 경북대 출신인 조일제 박사(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 소속 연구원)는 "이번 영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블랙홀의 그림자를 포착하여, 천체가 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촬영하는 기존 전파간섭계 영상화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 EHT(사건지평선망원경, Event Horizon Telescope)= 전 세계에 산재한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협력 프로젝트이자 이 가상 망원경의 이름.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 안팎을 연결하는 지대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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