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3] 청년 정책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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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3 08:16  |  수정 2023-12-12 10:34  |  발행일 2023-11-03 제18면
청년 한달살이 '우리들의 여름방학'…경험하고 정착하게 돕는다
타지역 젊은 세대와 다양한 교류
청년 4인 의기투합 '협동조합'운영
주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
로컬 브랜딩 통해 가치 창출 계획
청년 눈높이 맞춘 다양한 사업
소통·교류 문화공간 '들락날락'
청년 드림하우스 조성사업 추진
주거 임차비·창업·구직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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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이인삼각 협동조합이 진행한 '인지상주'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상주에서 직접 농촌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이인삼각 협동조합은 타지역 청년들의 상주 유입과 정착을 돕는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인삼각 협동조합 제공>


청년이 귀한 시대다. 100만명이 넘던 한 해 출생자 수가 지난해 기준 24만명까지 떨어졌다. 출생률 저하로 갈수록 청년의 수는 적어질 전망이다. 특히 비수도권은 청년들의 이탈까지 가속화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각 기초자치단체의 청년 정책 수립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사안이 됐다. 경북 상주도 예외는 아니다. 상주시는 지역 청년들의 유출을 막으면서 다른 지역 청년들의 유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주거와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하며 상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무한 상상과 도전 정신으로 시대를 주도하는 상주' 3편에서는 상주시의 청년 정책과 지역 청년들이 운영하는 협동조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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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상부상주'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 상주에 정착하는 청년들

서민수(45)씨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전공을 살려 서울에서 브랜딩(Branding) 디자이너로 18년 동안 일했다. 브랜딩이란 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 등을 부여하는 이름, 로고, 슬로건 등을 만드는 일이다. 서울에서 자리를 잡은 그가 지난 2월, 갑자기 연고도 없는 상주로 내려왔다. 친구의 권유가 계기였다. 평소 조용하고 느린 것을 좋아하던 그는 상주가 마음에 들었다. 지난 8월에는 상주에서 살기로 작정하고 자신이 거주할 작은 집을 하나를 구했다.

그는 현재 다른 청년 3명과 함께 이인삼각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이인삼각 협동조합은 2021년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후 지역민과 청년이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고, 청년들의 지역 유입과 정착 등을 지원하는 등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인삼각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우리들의 여름방학'이다. 다른 지역 청년들을 모아 상주에서 한달살이를 하며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상주 곳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체험을 하고 상주 청년들과도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인삼각 협동조합은 2박 3일 단기 상주 체험 프로그램인 '인지상주'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이인삼각 협동조합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청년들이 아이들과 함께 상주 거리를 벽화로 꾸미는 '상부상주', 주민들과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활동인 '줍줍 올림픽', 주말 상주에 놀러 온 청년들에게 숙소를 무료로 빌려주는 '상주스테이' 등이 있다.

이인삼각 협동조합은 오는 5일 상주시 가족센터와 함께 상주시민운동장 구관에서 '다문화 가을 운동회'도 열 예정이다. 이어 오는 10~12일 청춘 남녀들이 만나 함께 상주를 경험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프로그램인 '나만솔로'도 개최할 계획이다.

서민수 이인삼각 협동조합 대표는 "다른 지역 청년들이 상주를 경험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하려고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내년에는 지역의 가치와 매력을 전문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로컬 브랜딩'을 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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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보육원 주변 벽화 그리기를 하고 있는 이인삼각 협동조합원들.

◆ 정책 수립은 청년의 눈높이에서

상주는 전국에서 귀농·귀촌인이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최근 5년간(2017~2021) 8천596명이 상주에 귀농·귀촌했다. 귀농·귀촌인들의 연령대를 보면, 30대 이하가 2천689명(31%)으로 가장 많다. 40대도 1천323명으로 15%를 차지한다. 귀농인은 농업을 하며 지역에 정착한 사람을, 귀촌인은 농업을 하지 않으며 지역에 정착한 사람을 뜻한다.

귀농·귀촌하려는 청년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주거와 일자리 문제다. 특히 소도시나 농촌 지역은 신규 건축이 이뤄지지 않아 새집을 구하기가 어렵고 빈집은 방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 주거상태도 열악한 편이다. 인구가 적고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일자리 역시 부족하다. 귀촌한 청년들이 주로 농사를 짓는 이유다. 또 기존 주민과의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에 상주시는 청년들을 유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나 거주시설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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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수 이인삼각 협동조합 대표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상주시는 지난해 3월 성하동 '상주시 청년센터 들락날락' 운영에 들어갔다. 청년들이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화공간으로 지하 1층~지상 3층, 총면적 438.76㎡ 규모다. 이곳은 오픈라운지, 소모임실, 공유주방, 쉼터 등을 갖추고 있다. 대형 TV와 화이트보드, 인터넷 등을 갖춘 소모임실(2~8명)은 대관이 가능하다.

상주시는 89억원을 들여 무양동에 '청년 드림하우스(청춘상주 모락모락)'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역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나 청년 창업 지원사업 참여자, 정착 희망 외지 청년에게 단기 거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다. 전체 4층, 총면적 1천500㎡ 규모로 지어진다. 1층은 공유주방, 미팅룸, 운동실, 라운지 등이, 2~4층은 25실의 주거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부지 매입이 끝나면 내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가 2025년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상주시는 이곳에서 각종 지역체험 프로그램과 청년 프리마켓, 청년주간 행사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상주시도 중앙부처나 경북도의 청년 주거 및 창업 지원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청년창업 지역정착 지원사업' '청년월세 특별지원사업' '생애최초 청년창업 희망키움사업' 등이다. 이와 별도로 상주시는 자체 예산을 편성해 독자적인 청년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청년 주거 임차비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만 19~45세인 지역 정착 청년 15명을 선정해 10개월 동안 매달 30만원씩 거주지 임차비를 지원해 준다.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상주시가 마련한 지원사업으로 지역 정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을 우대한다. 5명 이상으로 구성된 청년 동아리에 모임활동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있다. '청년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매년 10개 팀을 뽑아 문화예술, 자원봉사, 진로 탐색, 자기 계발, 공익적 활동 등에 120만원씩을 지원한다. 영어회화 공부나 각종 스포츠, 글쓰기와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아리들이 선정돼 혜택을 받았다.

이외에 '청년 상생 협업 지원사업'과 '청년 구직자 자격증 취득 지원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 협업 지원사업은 청년과 지역 주민의 화합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중앙시장상인회와 함께 노점상 어르신에게 의자를 제작한 팀과 노년층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태양광 조명 캔버스 키트를 개발한 팀 등이 대상자로 선정됐다.

차형원 상주시 미래정책실장은 "지방시대를 맞아 상주시는 청년 창업과 농촌 창업, 취업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지방소멸 대응기금·국비·시비 등 85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5년까지 교육, 주거, 체험, 문화 등 청년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도에는 지역 활력타운사업에 공모할 예정이며, 이런 사업들을 통해 청년 정책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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