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10시29분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중 김 모(67)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20분 후 구급차가 도착했고, 119 헬기에 실려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처치를 받은 후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대표는 '내경정맥'이 1.4CM 훼손되는 상처를 입었다.
사건 발생 현장에는 취재진과 지지자, 당원, 경찰이 뒤섞여 큰 혼잡을 빚었다. 피습범 김 씨는 ‘내가 이재명’ 글이 쓰인 왕관을 쓰고, 지지자인 것처럼 이 대표에게 접근하며 사인을 요구하다가 갑자기 흉기로 급습했다.
김 씨는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서와 수사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살인미수 범죄의 중대성,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가 인정돼 부산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은 3일 오후 7시 35분 부산지검에 살인미수 혐의로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3시간 30분여 만인 오후 11시 8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범행 동기 등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김 씨와 동명이면서 생년월일이 같은 인물이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당적을 보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경찰 진술을 통해 ‘이 대표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 2022년 4월 민주당에 입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서울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했고, 퇴직 후 약 2년 전부터 아산 배방읍에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차리고 영업을 해왔다.
건물주는 김 씨가 평소 다른 사람과 크게 마찰을 일으킬 사람은 아니라며 매달 월세를 50만 원씩 받고 있는데 7개월 정도 밀려 있다”고 전했다.
김 씨가 이 대표를 습격할 때 총길이 18㎝, 날 길이 13㎝인 자루를 빼고 테이프를 감아 손잡이를 만드는 방법으로 개조된 등산용 칼을 사용했다. 경찰 감정 결과 칼에 묻은 혈흔이 이 대표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 씨가 상의 재킷 주머니에 숨겼다가 공격한 점으로 미뤄 보아 범행에 용이하게 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1일 오전 KTX를 이용해 충남 아산에서 부산으로, 같은 날 다시 부산역에서 KTX를 타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과 가까운 울산역에 갔다가, 부산으로 돌아와 이튿날인 2일 이 대표를 만나러 가덕도로 향했다.
김 씨의 인근 상인은 “ 보수적인 성향이며 조용하며 은둔형 성향을 보여서 사람들하고 가까이 지내지는 않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보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씨는 정치 유튜브를 자주 보고, 술을 마시면 민주당을 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씨는 4일 오후 부산 연제 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부산지검 호송 출장소 앞에 도착해취재진의 "이 대표를 왜 공격했나"라는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으니, 그걸 참고해 주시면 된다."라고 답했다.
김 모 씨(66·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시작한 지 20분 만인 오후 2시 20분쯤 종료됐다.
한유정기자 kkama@yeongnam.com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