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아니 왜?" #홍준표
대한민국 보수 정치에서 '홍준표'라는 이름은 늘 복합적이었다. 거친 입담, 불편한 직언, 그러나 뒤집으면 가장 선명한 메시지. 그는 언제나 정치의 비주류를 자처했지만, 대중은 그를 잊은 적이 없었다. '홍카콜라'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톡 쏘는 직설에 열광하는 팬덤은 홍준표의 정치적 생명력을 지켜왔다.
그런 그가 다시 대선이라는 중심 무대에 섰다.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와 pk를 기반으로 한 조직력, 그리고 현장 민심을 꿰뚫는 풍자적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다. 국회의원 대구시장과 경남지사를 거친 풍부한 행정 경력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홍준표는 이번에도 여의도의 주류 코드를 거부한다. '윤심'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보수 적자론'을 내세운다. 그는 말한다. “당이 정체성과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검찰 출신을 용병처럼 데려와 대권에 내세운 결과가 지금의 혼란이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전 장관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다.
이러한 비판은 윤핵관의 정치 스타일에 대한 불만과 보수의 본류를 회복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실제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당으로 끌어들였던 2021년 당시에도 “이건 정치가 아니라 영입쇼"라고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홍준표는 단지 비판만 하는 정치인은 아니다. 그는 당근과 채찍을 효율성 있게 사용하며, 조직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선거캠프 개소식에는 무려 17명의 친윤계 포함 국민의힘 국회 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는 과거 대선 경선 당시 그를 지원한 의원이 10명도 채 되지 않았던 것과는 뚜렷한 차이다. 이탈자 없이 윤심에 줄서는 이들이 즐비한 정치 지형에서, 홍준표를 향해 몸을 돌리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변화다.
홍준표의 정치 스타일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를 연상케 한다. 스스로도 트럼프를 상대할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때로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 지지층을 향한 직접 소통, 거침없는 적시타. 그는 미디어보다 유튜브를, 정제된 인터뷰보다 직설적 SNS 글을 선호한다. 팬덤은 그를 '홍카콜라'라 부른다. “톡 쏘는 직설, 진짜 보수의 청량함"이라는 뜻이다.
그의 발언과 글은 늘 뉴스가 된다. 경쟁자 이재명 후보를 향해 “양XX다"라며 돌직구를 날리고, 한동훈 전 대표를 두고는 “나르시시스트"라고 평가했다. 김문수 전 장관에게는 “영혼이 탁해졌다"고 했다. 이처럼 당내외를 가리지 않고 '말폭탄'을 터뜨리는 그만의 화법은 중도층엔 부담일 수 있지만, 팬덤에겐 짜릿한 통쾌함으로 통한다.
최근 국민의힘 1차 경선 미디어데이에서는 시간 제한을 둔 룰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간이 지났다고 감점할 것이냐", “자유롭게 하게 내비두지" 등의 발언으로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예능 SNL코리아의 '지점장이 간다' 코너에선 편의점 아르바이트 면접자로 등장해 '홍카콜라'답게 “담배 끊어요" “궁금한 거 없어요" 등 눈치 보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위트로 또다시 화제가 됐다. 쇼맨십과 진정성,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정치인은 드물다.
과거 그는 늘 당의 변방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조직도, 지지세도, 이슈 장악력도 한층 무거워졌다. 그의 사이다 발언이 일회성 트윗이 아니라,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정치는 생존의 싸움이자 이미지의 전쟁이다. 그가 가진 것은 살아남은 자의 경험이고, 들끓는 대중을 향한 언어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보수의 '홍카콜라', 이번 대선에서 과연 한국 정치를 뒤흔들 수 있을까. 만약 그가 대통령에 오른다면, 그의 톡 쏘는 정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