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니깐....한동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 토론회가 열린 지난 20일, 정제된 토론의 무대는 순식간에 한 편의 풍자극으로 돌변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처럼, '홍카콜라' 홍준표 후보가 있었다.
“키도 큰데 왜 키높이를 신느냐?"이 한 마디에 토론장을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어 “머리가 생머리인지, 보정속옷을 입는지는 내가 유치해서 묻지 않겠다"는 홍 후보의 거침없는 입담에 현장은 들썩였고, 상대 후보 한동훈은 짧게 “유치하시네요"라고 받아치며 말을 끊었다.
홍준표다운 장면이었다. 평소 그의 언변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단어와 거리를 둔 지 오래다. 이데올로기의 깃발 뒤에 숨지 않고, 정제된 수사를 경유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는 직진한다. 돌을 던지되, 물수제비처럼 튀어 오르게 만든다. 날선 질문에 위트 한 스푼을 얹는 그의 방식은 언제나 호불호가 갈린다.
홍 후보는 이번 경선 내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는 보수 진영의 암운 속에서도, 특유의 날카로운 입담과 개성으로 흥행을 이끌고 있다. '홍카콜라',그를 상징하는 이 별명은 톡 쏘는 사이다 같은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독특한 정치 화법에서 비롯됐다.
물론 “대선 후보가 던지기엔 너무 수준 낮은 질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 또한 홍준표 스타일의 일부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되 대중은 웃게 만든다. 질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 질문보다 '유치하지 않다'고 선언하는 그의 언어는, 정치와 예능 사이, 풍자와 현실 사이를 기민하게 오간다.
“역시 홍준표는 홍준표다."지지자건 반대자건, 이 말 앞에선 누구도 고개를 돌릴 수 없다. 그는 늘 똑같고, 그래서 누구보다 다르다.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