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미국의 '데스밸리'는 '죽음의 계곡'이란 뜻이다. 이 지명은 1849-1850년 겨울 캘리포니아 금광으로 가던 개척자들이 이 골짜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한 명이 죽자 그곳을 자기들 '무덤 터'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 여름의 이곳은 사하라 사막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이 된다. 1913년 7월 10일 이곳 퍼니스크릭이 섭씨 56.7°C를 기록했는데, 역사상 최고 대기 온도다. 7, 8월의 평균 기온은 40°C, 연평균 강수량은 49~56mm, 1929년, 1953년, 1989년에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폭염에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런 불모의 땅에 지천으로 꽃이 피었다면 '마법'이라고 할 것이다. 올해는 지난 10년 동안에 가장 화려한 꽃 풍년이 들었다. 산록이 온통 노란색 물결이다. 작년 9월과 11월 사이에 비가 연평균보다 많은 61mm가 내린 덕택이다. 볶아놓은 모래 속에도 아주 작은 꽃씨들이 숨어 있다가 몇 년 후라도 물을 만나면 꽃을 피운다. 물론 꽃 한 송이 없는 꽃 '제로 해'도 많다. 골짜기에 물이 도니 도마뱀이 기어 나오고 방울뱀이 뜨거운 바위 위에서 봄볕을 즐기고 호랑나비가 나풀거리고 어슬렁어슬렁 큰뿔양이 돌아온다. 다들 그런 호강이 없다. 이 꽃 풍년을 '수퍼블룸'이라고 떠들면서 한인사회는 꽃맞이 관광객 모집을 한다.
보랏빛 산을 배경으로 미나리아재비 같은 노란 꽃의 물결. 그 주인공은 '데저트 골드'라는 노란 꽃이다. '그레블 고스트'라는 하얀 꽃은 줄기가 하도 가늘어 잘 보이지 않는다. 꽃이 떠다니는 것 같아 '자갈 유령'이란 의미를 띤다. 진한 자주색 꽃인데 잎과 줄기에 솜털이 나 있으면 조심해라. 독초다. 닿으면 발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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