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전쟁과 정치 : 콤플렉스와 권력과 오만

  •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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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7 13:22  |  발행일 2026-04-08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아테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통해 전쟁의 원인과 과정을 기술했다. 2천 500년 전 그의 통찰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인간 본성은 변하지 않고 전쟁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과 권력욕, 불안감과 공포심, 그리고 명예욕 추구는 전쟁과 정치 이면의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그의 경구대로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참혹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자 수단'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경구가 새삼 떠오른다. 러시아의 푸틴과 미국의 트럼프 그리고 이스라엘의 네탄야후가 벌이는 전쟁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전쟁이라는 국제정치를 통해서 발현되는 인간 본성은 국내 정치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의 여파 속에서 지방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선거에 출마하고 정치를 하려는 것일까? 첫째는 자기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정치학자 해롤드 라스웰은 권력을 추구하는 근본적인 동기는 '자아의 낮은 평가에 대한 보상'으로 보았다. 어린 시절이나 과거에 겪었던 무력감, 박탈감, 열등감, 비교의식 등 부정적인 경험이 반작용하여 권력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 권력 추구는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둘째 콤플렉스의 또 다른 차원은 타인을 지배하거나 혹은 우월한 위치에 서려는 본능적 의지의 발현이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사회적 지위와 인정 욕구를 정치인의 본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쉽게 말해 정치를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 인식한다. 이들은 대중의 환호와 박수를 즐기며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받으려 한다. 정치인으로서 각종 특권과 특혜,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성공으로 여긴다. 대중의 욕망에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팬덤 정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파퓰리즘 정치도 이 부류이다.


마지막으로 열등감을 극복하고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 과정으로 인식한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 차별적 소외를 개혁의 동력으로 삼는다.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대한 소명의식, 공동체에 대한 사명감, 일의 성취를 통한 정치적 효능감으로 발전된다. 자기 콤플렉스를 개인적 권력의 추구를 넘어서서 '공공선'(common good)을 이루는 차원으로 승화된다. 다만 이 수준에 이르는 정치인은 드물다. 대개는 권력의 자리에 오르면서 뇌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휴브리스 증후군(hubris syndrome)이 나타난다. 성공의 과도한 자신감에 빠져 오만과 독선의 메커니즘에 빠진다. 타인과 공감 능력은 마비되고, 오직 자신만이 정의라는 함정에 빠진다. 절대 권력이 부패하는 이유이다. 결론은 정치적 파멸이다.


오만과 독선은 민주주의의 가장 치명적인 적이다. 제임스 매디슨이 이런 문제를 일찍 간파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상호 견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입법·사법·행정의 분리, 감사와 수사기관의 정치적 독립, 제4의 권력인 언론의 비판적 역할 등이 필요하다. 국민소환제, 중간평가제, 승자독식 선거구제의 보완 등 실질적 수단이 요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깨어난 의식이 중요하다. 오만과 독선의 정치인을 선택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헛된 공약, 반짝 이벤트, 화려한 경력, 정당에 속지 말고 참된 대표이자 대리인을 뽑자.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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