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혼자만의 공간이 좋아요”…사우나·세신샵에 흠뻑 빠진 대구 2030세대

  • 홍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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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07 19:22  |  수정 2026-10-07 19:38  |  발행일 2026-10-07
대형 사우나·1인 세신샵 등 목욕공간 2030 인기
서문시장 등 목욕·사우나 용품 판매점도 성행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한 1인 세신샵. 욕조와 세신침대가 나란히 놓여있다. 해당 업체 제공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한 1인 세신샵. 욕조와 세신침대가 나란히 놓여있다. 해당 업체 제공

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한 복합 건물. 식당, 미용실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선 이 건물에서 승강기가 유독 한 곳에 자주 멈췄다. 바로 4층에 위치한 대형 사우나였다. 평일임에도 이곳은 많은 이들이 드나들었다. 주 연령층은 2030세대 청년들. 취재진이 1시간 동안 이곳 손님 유형을 파악한 결과, 절반 이상이 20~30대였다. 특히,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우나 시설이 최근 젊은 층이 찾는 새로운 휴식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만난 이정민(여·31·남구 이천동)씨는 주거지와 다소 멀어도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는 "한 달에 2~3번 시설이 좋은 사우나를 찾는다. 혼자는 물론 친구들과 새로운 놀거리 차원에서 자주 찾는다"며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사우나 직원 A씨는 "예전과 달리 친구들과 오거나 혼자 방문하는 젊은 층이 확실히 늘었다. 주말엔 더 많이 몰린다"고 했다.


같은 날 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1인 세신샵을 찾았다. 독립된 공간에서 1대 1로 세신·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는 1인 세신샵은 대구에 총 4곳이 있다. 모두 여성 전용이다. 매장 내부는 일반 목욕탕과 달리 욕조와 세신 침대가 각각 놓인 개별 공간으로 분리돼 있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따뜻하게 데운 물에 20분 정도 몸을 풀다 보면, 세신사가 들어온다. 때밀이뿐 아니라 마스크팩, 마사지, 머리 감기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사우나 시설 업주 B씨는 "1인당 이용 시간은 1~2시간이다. 벌써 일주일 예약이 다 찼다"며 "40~50대 여성이 주고객층이었는데, 최근엔 20~30대로 연령층이 확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날 세신샵을 찾은 윤은비(여·31·수성구 범어동)씨는 "탈의실부터 파우더룸까지 혼자 사용한다는 게 좋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위생적으로도 안심이 된다"며 "비용을 떠나 각종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대구 서문시장 한 목욕용품점에서 젊은이들이 목욕바구니를 구경하고 있다. 홍예원 수습기자

대구 서문시장 한 목욕용품점에서 젊은이들이 목욕바구니를 구경하고 있다. 홍예원 수습기자

사우나·1인 세신샵에 대한 2030세대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목욕용품점도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목욕용품 판매점들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이들이 새 고객층으로 자리 잡은 것. 서문시장에서 목욕용품을 판매하는 노영철(47)씨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보고 많이 찾아온다. 목욕용품에 대해 문의하는 젊은이들도 부쩍 늘었다"며 "40~50대가 일반적인 목욕용품을 구매했다면, 젊은 층은 캐릭터나 독특한 디자인 제품을 선호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온전한 실내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젊은이들의 욕구가 '사우나' 문화와 맞물리면서, 2030세대의 새 여가 트렌드가 됐다고 여긴다. 인하대 이은희 교수(소비자학과)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피로를 느낀 젊은 세대가 자기만의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는 정적인 활동을 찾고 있다"며 "땀을 빼며 얻는 개운함에 레트로적 감성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층의 발길이 사우나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홍예원 수습기자 llo1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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