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리본 달고 외부인 차단…“5만 군민 생존권 문제 일방 추진 말라”

  • 김상현,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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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2 07:18  |  수정 2016-07-22 09:37  |  발행일 2016-07-22 제2면
■ 평화적으로 치른 상경집회
“일본은 15차례 주민설명회…우리정부는 무엇하는 건가”
철회요구 의미로 5분 침묵
20160722
2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상경 집회’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왼쪽)와 배재만 군의회 의장이 외신 등 수많은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성주군 10개 읍·면 주민 2천여명은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예정된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관광버스 52대를 동원해 서울로 올라왔다. 일렬로 줄을 지어 집회장으로 들어온 성주군민들은 대다수가 50대 이상으로 보였다.

이날 집회는 파란색 일색이었다. 한 손에는 태극기가, 다른 한 손에는 ‘사드배치 결사반대’가 적힌 파란색 손 피켓이 들려 있었다. 목에는 성주군 마크가 그려진 이름표가 걸려 있었고 머리에는 ‘사드 배치 결사반대’라고 적힌 파란색 머리띠가 묶여 있었다. 가슴에도 파란색 리본을 달았다.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는 평화집회를 방해하는 ‘외부인’ 개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평화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월호 노란 리본처럼 국민 모두가 달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결의를 담아 삭발을 단행하고 사드배치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약 5분간 집회 참가자 전원이 침묵시위를 하기도 했다.

외신의 관심은 한반도 사드 배치가 특정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중국과 일본에서 온 여러 외신들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날 삭발에 앞서 투쟁사를 읽어내려간 김항곤 성주군수는 “우리의 생존과 사활이 걸린 성주 사드배치 철회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기관 국방부는 단 한 번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사전협의 없이 우리 군이 사드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지 3일 만에 최종 부지로 발표했다”고 질타했다.

또 “일방통행식 정책을 용납하지 못한다. 성주군 대표인 제가 대통령님을 한번만 만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5만 군민의 애절한 마음으로 간절히 부탁 올린다”고 호소했다.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를 대표해 투쟁사를 낭독한 김한수 공동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여러 가지 평가를 하고 15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치고 마지막으로 시의회 동의까지 얻어서 결정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무엇하는 건가”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 위원장은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를 지켜보던 한 서울시민은 “성주 사드 배치 발표 후 정부의 정책에 동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오늘 시위를 보니 한반도 사드 배치를 심각하게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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