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성주, 남은 사람들은 묵묵히 ‘후방지원’

  • 김기태
  • |
  • 입력 2016-07-22 07:25  |  수정 2016-07-22 07:25  |  발행일 2016-07-22 제4면
■ 성주군민 사드 철회 상경집회
일부 남아서 반대 서명 접수받아

성주군민의 상경집회가 진행되던 21일 오후 성주읍. 이날 성주읍 2길에서 성주군청으로 이어지는 도로 주변 상당수 상점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인기척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사드배치 철회를 위해 서울로 떠난 주민들의 빈 자리 탓인지 도시는 말 그대로 시간이 멈춰진 듯 했다.

◆성주에 남아서 할 일 해야죠

이날 오후 2시 성주 읍내를 한참을 걷다 성주군청 부근에서 그나마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사드배치반대 서명 접수처에서 만난 한 주민은 “평소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오늘 대부분의 주민이 사드배치철회 결의대회에 참여하면서 한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할 일(반대 서명 접수)이 남아 어쩔 수 없이 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일마저 던지고 온 주민들…성주 생존권이 먼저

비슷한 시각. 군청 앞에 마련된 사드 한국배치 결정 철회 청원 운동본부 부스에서는 회사원 이모씨(여·33·성주읍) 등 10여명의 여성이 ‘사드 OUT’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등의 문구를 티셔츠와 부채에 쓰고 있었다.

일부 수도권 언론의 과도한 여론몰이로 지역언론에까지 경계심을 보이던 이씨는 “후대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성주가 될 때 직장도 있을 수 있다며 사장님이 하루 휴가를 주셨다”면서 “성주군민들의 의견이 정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있던 K씨 역시 “폭염 속에서 서울 결의대회에 참여한 주민과 마음이라도 함께하기 위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고 들려줬다.

◆관공서 민원실, 인근 상점 한산

이어 발길을 옮긴 곳은 성주군청 민원실. 5~6명의 주민이 각종 서류를 떼고 있었다. 한 공무원은 “주민들이 상경하는 바람에 민원인이 30~40% 준 것 같다”고 했다. 군청 인근에 밀집된 상가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약국으로 들어서자, 약사는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뺐다. 상경한 주민들의 현장 모습을 SNS 중계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 약사는 “주민들이 하루 빨리 생업에 복귀해 예전처럼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