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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광도시에서 벗어나 관광과 체육도시로 변신 중인 문경시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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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석탄산업합리화사업이라는 폐광의 쓰나미를 맞은 이후 문경은 백두대간의 자연경관을 자산으로 관광산업에 눈을 돌렸다. 문경은 국내 100대 명산인 주흘산과 대야산, 황장산, 희양산 등 4개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산이 많고, 산세가 빼어난 곳이다. 영남과 기호지방을 가로막는 험준했던 산줄기는 예전에는 문경을 두메산골로 만들었으나, 이제는 문경관광의 보고로 여겨진다.
폐광 이후 문경의 민선 시장들은 농업이나 체육 분야 육성에도 힘을 쏟았지만 이보다는 관광에 더 공을 들였다. 지난해 네티즌이 뽑은 가고싶은 관광지 1위에 문경새재가 랭크되면서 그동안 관광분야에 노력을 기울인 결실을 거뒀다.
지금도 문경시의 정책은 관광과 체육, 농업 등 세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체육은 경기도 성남의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으로 옮겨오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는 분야가 됐다.
농업분야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그동안 탄광산업에 의존한 덕분에 농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사과와 오미자 등 특산물과 문경시 고유의 농업정책인 농업현대화 사업 덕분에 남부럽지 않은 농업인이 많이 생겨났다.
이런 문경의 변천과정은 다른 자치단체보다 역동적인 면을 보인 점도 있고 아직 더 개척해야 할 분야도 많다는 지적이 일반적ㅇ다. 문경이 고향이거나 문경을 사랑하는 원로들에게 앞으로 문경이 어떻게 발전전략을 세워야 할지 길을 물어 보았다.
투자 1세대 자부심, 박인원 "힐링도시-웰다잉도시로 발전”
문경 발전 아이디어 뱅크, 김안제 "제조·서비스업 균형성장 필요”
내 주말은 모두 문경의 것, 홍철"지리적 이점 살리고 농업육성”
박인원 전 문경시장(79)은 폐광 이후 문경이 관광으로 발전전략을 구사했을 때 문경관광호텔과 문경종합온천장 건립 등 가장 먼저 문경에 투자를 한 주인공이다.
2002년부터 4년간 민선 문경시장을 지냈고 소촌장학회 이사장으로, 서울의 문경학사와 문경시 마성면의 소촌애경원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의 부담없이 온전히 자신의 돈을 들여 운영하는 문경학사에서는 미래 인재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으며, 민자투자와 복지시설 운영은 문경에 대한 그의 사랑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 전 시장은 “문경은 지리적 위치로 보아 국제회의 전문도시, 힐링도시, 웰다잉도시로 발전해야 한다”며 “예천비행장을 활용하고 문경온천수를 이용한 허브타운 건설 등과 연계한 국제회의도시 건설이 바람직한 문경의 발전방안”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농민조합 형태의 허브타운 건설은 수교국의 대표공원을 테마로 꾸미고 온천수가 허브타운을 굽이쳐 흐르게 만들면 농가소득과 관광객 증가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경이라는 말이 생겨난 문희경서(聞喜慶瑞)는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말로 문경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고장이 문경”이라며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에 맞춘 먹거리산업의 개발도 문경의 나아갈 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의 고속도로를 나서면 문경 톨게이트까지 1시간30분이면 도착하므로 ‘수도권’이라고 강조한 박 전 시장은 “수도권 사람이 문경의 친환경적인 자연과 오미자 등 장래성이 충분한 작목과 문경의 명산에서 나오는 산나물을 금방 구해 먹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에 맞는 농업과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광지역은 모두 산골로 거의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문경은 철로자전거 등 우리나라 다른 폐광지역에 영향을 줄 만큼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박 전 시장은 문경의 관광산업도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후에는 문경에 가서 살다가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실버타운이나 성인병 전용 고급병원 등의 유치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안제 한국자치발전연구원장(78)은 문경이 고향으로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좌교수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후학을 가르쳤으며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하는 등 우리나라 지방자치 발전과 연구에 지대한 공헌과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민주평통 상임위원인 김 원장은 문경시정책자문단 고문으로 지금도 문경의 발전을 위해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산자수명한 자연 자원이 풍부하고 인프라도 계속 구축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문경시가 추구하고 있는 관광·체육도시로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체육도시로의 성장은 입지적 여건과 시설 부족, 문경영향권의 적은 인구 등으로 상당한 제약과 한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문경이 경기변동에 대응하고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의 다양화와 지연산업(地緣産業) 등 적정 규모의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지연산업은 지역의 소득과 복지를 증진시키면서 지역내 자원을 개발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선도적인 산업을 말한다.
“서울과 대구에서의 접근성, 경북신도청과 세종시에서의 근접성,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 입지, 천부적 청정지역의 자연환경은 미래 문경을 이끌어갈 중요한 동인이자 기반”이라는 김 원장은 “지방자치의 건전성과 높은 생산성, 경제발전의 촉진과 시민복지증진, 교육과 문화 기반의 공고화, 정의와 질서가 확립된 사회풍토 등이 앞으로 문경이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70)은 문경출신은 아니지만 문경이 좋아 주말이면 문경에서 지낸다.
국토개발연구원장, 대구경북연구원장,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과 인천대 총장 등을 지낸 홍 총장은 국토개발의 권위자이면서 미래의 문경사람이기도 하다.
홍 총장은 “문경의 여러 가지 조건을 살펴보면 제조업은 다소 유치가 어렵다”면서 “문경(문경의 북부지역에 위치한 문경읍을 지칭)은 서울과 대구에서 1시간30분이면 올 수 있는 지리적 이점과 문경새재라는 엄청난 자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으로 옮긴 것은 공무원들의 노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접근성과 자연환경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홍 총장은 “스포츠 관련 산업의 유치와 전지훈련장으로서의 체육부대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경 산업의 뿌리인 농업도 발전시켜야 하며 논 농사보다는 밭이나 산을 활용한 작목개발에 힘써야 한다”며 “스포츠와 관광, 산을 융합시킨 산업에서 문경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총장은 “문경을 대도시와 연결하는 중부내륙고속도로는 교통량의 증가로 조만간 확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영남과 기호지방을 잇는 관문으로서의 문경의 역할은 지금도 여전히 중요하고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경이 길의 도시, 탄광도시로 발전하면서 주민들이 개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이 큰 자산”이라는 홍 총장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발전의 원동력”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치와 경제 등 모든 것이 서울 중심인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바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문경발전의 길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글·사진=문경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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