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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경 |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옥이 선정되었다. 2010년 현상설계 공모 당시 45층 타워 등 고층 랜드마크 계획안도 있었지만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제안한 22층의 단순하고 강한 덩어리감이 있는 계획안이 당선되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백색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가진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외부에서 보면 순백색의 입방체로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고 있다. 건물 1층은 높은 원형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회랑으로 조성되어 있어 위계가 없다. 모두에게 열려 주변 환경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고 있어 건축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보인다. 내부로 들어가면 18m 층고의 노출콘크리트가 만들어 낸 거대한 공간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특히 천창을 통해 내려오는 자연 빛으로 인해 마치 다른 시간대의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 도시에 있는 대부분 공간은 자본의 힘에 의해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 건물은 중심을 비우고 5층, 7층, 17층에 옥상정원을 만들어서 건물 내부에는 채광과 환기를 가능하게 하고 외부의 풍경을 안으로 가져오는 새로운 풍경의 틀을 만들어 낸다. 건축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설계자의 주장을 받아들인 건축주가 있어 가능했으리라.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영국에서 공부하고 노만 포스터와 리차드 로저스의 사무실에서 경력을 쌓았다. 런던에서 사무실을 오픈하고 첫 작품으로 이세야 미야케 런던숍 인테리어를 하였다. 그 후 오랫동안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만 1997년 베를린 박물관 섬에 있는 신박물관(Neues museum) 설계경기에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건물의 3분의 2가 파괴된 후 70년 동안 방치된 박물관을 리노베이션하였다. 기존 박물관의 남은 부분을 최대한 살리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만들어 우리는 그곳에서 신고전주의 양식과 미니멀리즘의 조화를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실행에 12년이 걸리고 건물을 설계하는 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 프로젝트로 영국에서 왕립훈장을 받았고, 메르켈 총리는 이 건물이 유럽 문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라고 이야기할 만큼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의 건축 세계는 장소의 감각, 맥락적 시학과 문맥의 중요성과 미니멀리즘에 영향을 받았다. 모더니즘을 역사의 단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현재와 연결시키고 있다. 그래서 그가 설계한 건물에서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경험할 수 있고, 절제된 모더니즘과 미니멀리즘이 느껴진다.
대구에도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 많다. 역사와 장소를 고려하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공간을 조성하여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고 새로운 공간 미학을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건물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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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순백색의 랜드마크](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10/20181029.01024080358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