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노마드와 모나드-현대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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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8  |  수정 2019-07-08 07:48  |  발행일 2019-07-08 제24면
[문화산책] 노마드와 모나드-현대인의 모습
박인성<미술작가>

한국과 몽골 예술계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유목과 정주사이(Between Nomadism and Domicliation, 수성아트피아)’전(展)이 열렸다.

유목 혹은 유목민(Nomad)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에 의해 21세기 철학사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지는데, 유목적 혹은 유목주의(Nomadic or Nomadism)로 분화하여 정치, 사회, 경제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적용 되고 있다.

‘특정한 가치와 형식 그리고 기존의 방식에 집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하려는) 행위와 형식’으로 해석되곤 하는데, 이와 함께 빠지지 않고 중요한 개념으로서 등장하는 단어로 ‘탈영토성’이 있다.

정주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과 형식을 마주해 변화하는(하려는) 삶의 방식, 나는 여기서 국적에 얽매이지 않고 여행하는 현대인을 본다.

들뢰즈의 사상과 묘하게 닮은 듯 차이를 나타내는 개념이 모나드(Monad, 單子)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의 ‘단자론(Mondologia)’의 주요 개념인데, 그는 ‘창(窓)이 없는 단자(單子)’인 모나드를 세계 정신의 실체로 보았으며 ‘모든 개인은 각각의 모나드를 가지지만, 창이 없는 모나드로 인해 타인과 직접 소통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였다. 오직 절대자를 통해서만 소통할 수 있는 존재, 그것이 바로 그가 정의한 개인이다.

나는 그의 주장에서 묘하게 SNS에 열중하는 현대인을 본다.

경계 없이 떠돌며 끊임없이 대상과 접촉하는 노마딕적 현대인, 그리고 경계와 자아를 끊임없이 확인하며 고립하는 모나드적 현대인의 모습. 현대인, 즉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어쩌면 오버랩되는 두가지 모두가 우리의 모습인 것은 아닐까.

탈국가주의와 탈영토주의의 슬로건 속에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가 전세계에 울려 퍼진 것이 벌써 34년 전이다. 친절한 여행자이면서 동시에 방어적인 정주민의 모습까지.

두 극단이 단절된 듯 교류하며 살아가는 현재. 그런 의미에서 2012년부터 7년을 이어져 온 한국과 몽골의 교류전이 내년에 다시 몽골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니, 새삼 세계 속의 한국과 한국 예술은 여행자의 모습일까. 혹은 정주민의 모습일까. 그리고 그 어디쯤에 나는 서 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박인성<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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