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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의 대 한국 경제제재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얼마 전에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G20 정상회의 주최국이었던 일본이 행사가 끝나자마자 촉발시킨 현재 상황은 한일 양국 간의 뿌리 깊은 역사적 갈등을 소환함은 물론, 양국에서 불매운동에 이르기까지 날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관측이 나오지만 일본의 현 집권세력이 21일로 다가온 참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정치 공세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여러 악재와 당내 도전에도 불구하고 이변이 없는 한 2차 대전 후 최장기 총리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극우적 언사를 일삼는 보수정당의 수장이지만 일본 내에선 청년층 지지가 높고 야권 분열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근래 가장 큰 정치적 위기였던 ‘모리토모 학교 비리 사건’ 역시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피해나갔다. 이 스캔들을 파헤친 기자의 일화가 최근 ‘신문기자’란 제목으로 영화화되면서 주연 여배우 캐스팅이 난항을 겪자 한국 배우를 캐스팅한 사실이 근래 상황과 맞물려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인기 비결은 ‘아베노믹스’로 상징되는 양적 완화를 통한 경제적 낙수효과 활성화와 함께, 2010년대 이후 중국에 경제규모가 추월당한 후 불안에 떨던 일본사회에 ‘강한 일본’‘보통국가’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해 제대로 전후 처리 교훈을 갖지 못한 현 세대에게 역사적 사과는 낯설고 불편하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일본 정부의 무역제재는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비정상적이다.
양국은 작금의 비정상적 상황으로 잃을 게 너무 많다. 동아시아의 경제적 공생모델은 반세기 넘게 촘촘하게 굴러가고 있어서 누가 이기고 지는 승부가 될 수 없다. 역사적 갈등을 부추겨 파국으로 향하는 건 두 국민 모두의 실패일 뿐이다. 일본도 문제지만 우리도 당리당략 주판 굴리다 초가삼간 태워먹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정치의 영역은 미래 전망을 설계하고 구현하는데 집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렇기에 아베 총리가 혈안이 된 오는 선거에서, 극우화 개헌을 시도하는 집권여당에 맞서 평화헌법을 수호하려는 ‘호헌’ 진보야당의 선전을 기원하며, 일본 내 양심세력들과의 연대와 교류를 활성화해 우경화를 저지하는데 정부를 넘어선 사회각계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할 때다. 마침 현재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검증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전장’이란 영화가 오는 25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저급한 정치적 술수에 일희일비 말고 공존의 미래를 고민할 때다.
김상목<대구사회복지영화제 프로그래머>
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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